Lucky Charms Rainbow

양의 구원자

2023-07-07

가족을 잃고 은제를 따라 마을에 정착한지 오래입니다. 오늘도 은혜를 갚기 위해 성당의 일을 돕습니다. 그리고 아마 밤이었을 겁니다. 늦은 시각, 예배당 안에서 누군가의 괴로운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

“사제님, 제발 저를 구원해 주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간절한 목소리 뒤로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은제의 목소리입니다. 은제의 목소리가 어두운 예배당 속에서 무겁게 울려 퍼집니다.

“당신은 구원받을 겁니다.”

감독: 연은제

출연: 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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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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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이 가지 않겠습니까.”
 
비가 내리는 폐허 속, 당신은 그를 만났습니다.
 
비교적 창백하리만큼 시린 손을 가진,
 
그럼에도 따뜻하게 느껴져 잡을 수밖에 없었던 그를.
 
그것이 당신과 은제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
 
… 눈을 떠보면 아침입니다.
 
드물게 맑은 하늘이 창문 너머로 보입니다.
 
익숙한 침대에 일어나 낯익은 장소를 잠시 둘러봅니다.
 
역시 방금 본 그리운 화면은 꿈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당신은 은제의 은총으로 이곳에 머물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짧게 아침의 기도를 합니다.
 
나를 위해서,
 
은제를 위해서.
 
오늘 하루도 부디 신의 은혜가 넘치기를.
 
짧게 준비를 마치고 방 밖으로 나오면, 허름한 성당의 복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마을에 자리 잡혀있는 성당인지라 외형도 작고 볼품없으나, 관리만은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 모두 당신처럼 은제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보답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나요.
 
오늘도 역시 성당 일을 돕기 위해 발을 바삐 움직이면, 청소를 하는 성당 사람이 당신을 보고 반깁니다.
 
좋은 아침이라는 둥, 오늘은 드물게 날씨가 좋다는 둥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말이죠.
 
성당 사람:좋은 아침이에요, 자매님. 오늘 해가 맑게 뜬 걸 보셨나요?
 
윤리온:좋은 아침이네요~. (가볍게 따라 인사하며.) 네, 최근 들어서 날이 흐리더니 오랜만에 해가 떴네요. 신의 은총이 깃들었나 봐요~.
 
성당 사람:그러게 말이에요. 열심히 기도한 보람이 있네요~. 매번 이런 날씨였으면 좋았을 텐데.
 
윤리온:그러게나 말이에요. 날씨가 좋아야 다른 사람들도 많이 오고 그래야 청소한 보람 같은 게 있는데~. 그쵸? (가볍게 찡긋해주고는.) 이 날씨가 계속 지속되길 바라야죠.
 
성당 사람:맞아요~ 오늘은 빨래하기에도 좋은 날씨겠네요.
 
짧은 인사 뒤, 성당 사람은 이제 생각났다는 듯 당신에게 말을 전합니다.
 
성당 사람:참, 식자재가 부족해서 그런데 마을로 가서 대신 받아와 줄래요?
 
윤리온:어렵지 않은 일이죠~. 맡겨만 주세요! 어떤 걸 받아오면 되나요?
 
성당 사람:제가 받아와야하는 것들이 적힌 종이랑 약도를 드릴게요. 제가 가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일이 밀려버려서...
 
리온이 알겠다고 하면, 성당 사람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간략한 약도를 건넵니다.
 
성당에서 왔다고 하면 흔쾌히 건넬 거라는 말을 하면서요.
 
성당 사람:자매님은 연은제 사제님이 데려오신 사람이니, 따로 말 안 해도 다들 살갑게 대해주실 거예요.
 
그렇습니다.
 
벌써 이곳에 온 지 몇 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릴 적, 가족을 잃고 폐허가 된 마을에서 혼자가 된 당신을 구해준 사람이 바로 은제였죠.
 
처음엔 경계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어떻게든 그 은혜를 갚고 싶은걸요.
 
그날 은제가 아니었다면 분명 싸늘한 시체가 되고 말았을 테니까요.
 
윤리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직도 그때 일이 선명히 기억납니다. 괴한의 손에 가족들이 죽고 혼자 남은 당신에게 손을 내밀던 은제의 모습을. 맞잡은 손은 분명 지나치게 차가워서 놀랬던 기억이 있었죠. 그날 비가 와서 유독 창백하게 느껴졌던 걸까요.
 
윤리온:(사제님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죽었지. ...) ... 흠흠~. (가볍게 과거 회상하고 마을로 향한다.)
 
약도에 적힌 곳으로 가기 위해 성당 밖으로 나가면 평범한 마을의 모습이 보입니다.
 
비록 작은 마을이나, 모두 무척 친절하고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마을이죠.
 
바깥은 폐허가 넘친다지만, 이곳만큼은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이곳만이 폐허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
 
그건 아마…
 
“사제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사제님이 아니었다면 큰일 났을 거예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보입니다.
 
검은 옷을 입은 사제, 연은제입니다.
 
은제는 다정한 얼굴로 그들에게 미소로 답합니다.
 
마치 이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이죠.
 
그리고 당신과 눈이 마주치는 건 순간이었습니다.
 
은제는 당신을 보자, 작게 미소를 짓습니다.
 
곧 마을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그 자리에서 빠져나와 당신에게 걸어갑니다.
 
은제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엽니다.
 
연은제:좋은 아침입니다, 리온. 심부름인가요?
 
윤리온:좋은 아침이에요 은제 사제님! (환한 얼굴이 되며 따라 걸음을 네게로 옮긴다.) 네, 일이 밀렸다고 해서 대신 나왔어요.
아침부터 부지런하시네요...
 
연은제:좋은 일을 하고 있었네요.(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을 돌볼 수 없을테니까요. 저도 마침 할 일이 다 끝났으니 함께 가도록 하죠.
 
윤리온:이렇게라도 도움이 되면 다행이죠~. 사제님 덕분에 지금의 제가 존재하는 거니까. (약도를 펼쳐서 가볍게 훑고는.) 괜찮으시겠어요? 들어가서 쉬고 계셔도 되는데.
 
연은제:이정도 걷는건 간단한 산책 정도일건데요 뭘. 게다가 분명 짐이 무거울 테니.. 제가 돕는게 나을겁니다.(괜찮다는듯 절레)
 
윤리온:그렇다면야 두 번 거절하는 것도 실례죠. (짧게 웃었다.) 부탁 좀 할게요~? (그대로 옆에 붙었다.) 가요!
 
이렇게 함께 길을 걷다 보면, 은제는 옛 생각이 난 듯 당신을 보며 짧은 웃음을 짓습니다.
 
연은제:당신을 데리고 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네요. 그땐 키가 제 허리만 했던 것 같았는데…
 
윤리온:그러게요... 진짜 따지고 보면 10년이나 지났네요. 시간도 빠르지~... (키 얘기에는 너를 흘긋거린다.) 잘 먹여주고 잘 키워준 덕분에 쑥쑥 자라게 됐죠.
사제님 덕분이에요! (윙크...)
 
연은제:잘 먹여주고 잘 키워준건 성당 사람들이 함께 한건데요 뭘.. 저는 그저 리온을 데려온 것 밖에는 잘한게 없는 것 같은데...(네 대답에 조용히 미소를 짓고는) 지금 생활은 불편한 건 없습니까
 
윤리온:당연히 성당에 계시는 형제자매님들께도 감사하죠. 하지만 일단 저를 주워온 건 사제님이니까? 사제님 아니었다면 정말 거기서 죽었을 거예요. 이건 앞으로도 계속 감사할 일♡ (태연스러운 목소리다.)
불편한 거요? 딱히 없는 거 같은데... 다른 분들도 잘해주시고, 밥도 따박따박 잘 나오고, 규칙적인 생활하고... 생각보다 성당 생활이 잘 맞나봐요 저.
 
연은제:...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옛이야기를 하다 은제는 잠시 가라앉은 목소리로 무거운 한마디를 내뱉습니다.
 
연은제:리온. 혹시 다른 곳으로 떠날 생각은 없습니까?
 
윤리온:(챙겨나온 빈 바구니에 시선 주다가 이어지는 말에는 네게로 다시 시선이 향한다.) 다른 곳이라뇨?
 
순간의 정적이 흐릅니다.
 
그 질문이 무척 무거워서 짓눌릴 정도였습니다.
 
묻는 의도가 대체 무엇일까요?
 
혹시 제 곁을 떠나라고?
 
리온의 반응에 은제는 황급히 말을 돌립니다.
 
연은제:그저 당신이 정말로 이대로 만족하는지 묻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곳은 평화롭지만, 역시 당신은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았으면 하니까요.
 
윤리온:(눈을 가늘게 뜨며 의도를 짐작하려는 듯 한참이나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정말 단순히 그런 의미가 맞아요?
그게 아니면 제가 귀찮아진 거예요? 저는 지금 이 평화가 좋아요.
말했잖아요. 생각보다 성당 생활이 몸에 맞는다니까요~. 사제님도 참! 오늘은 장난치는 날이 아닌데~ 농담도!
 
연은제:귀찮아졌을리가요. 그저 앞날이 창창한 청년을 이런 작은 마을에 묶어두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었을 뿐입니다.
(조용히 네 말을 듣고있다가)
 
대화 도중 은제는 갑작스레 리온의 앞을 막아서며 시선을 맞춥니다.
 
연은제:그럼 제가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 그때도 저를 따라와 주실 수 있습니까?
 
윤리온:응? 무슨 이상한 걱정을 다하네요 사제님~. 요즘 고민 같은 거라도 있으신가? (장난스러운 투로 얘기하다가 가만히 눈 마주했다.)
그럼요! 사제님 따라가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죠. 혼자 가는 것보단 훨씬 낫고요. 왜요? 어디 갈 곳이라도 따로 있어요?
 
연은제:따로 갈 곳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더 큰 곳에 자리 잡아 사람들을 구원하고 싶어서요. 아직 구원의 손길을 바라는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어느 정도 걷다 보면, 햇빛이 쨍하게 비춰서 눈도 제대로 못 뜰 지경입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았던 적이 얼마 만이었을까요.
 
오랜만의 햇빛 때문일까요?
 
윤리온: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햇빛 아래에서 보는 은제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임에도 어딘가 괴로워 보입니다. 혹시 아픈 걸까요? 장시간 동안 마을을 위해 헌신했으니 그럴 만합니다.
 
윤리온:확실히... 그쵸. 세상은 넓고 저처럼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저는 도울 수 있는 건 다 도울게요.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그보다 사제님, 어디 아파요?
힘들면 먼저 들어가서 쉬고 있어도 될 텐데~. 무리하는 건 아니죠?
 
연은제:...그렇게 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리온 역시 세상에 대한 사랑이 많은 사람이군요.(기특하다는듯 머리에 손을 얹어 두어번 쓰다듬어주곤)
아뇨, 그닥 많이 아프진 않습니다. 그냥 날이 너무 더워서 잠깐 정신이 없었을 뿐..
 
윤리온:(세상에 대한 사랑이 많다. ... ... 그 말을 한참이나 속으로 곱씹는다. 그런가... 그냥 배운 걸 그대로 실천할 뿐인데.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는다. 네 손길을 즐길 뿐.) 저는 언제나 사제님 편이니까 걱정 말아요.
그럼 뭐 시원한 거라도 먹으러 가야 될 것 같은데! 식자재 가져오는 김에 음료라도 한 잔 달라고 하죠!
 
연은제:그러도록 합시다. 날이 더워서 목도 타는 것 같으니.(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덧 약도에 적혀있는 장소에 도착합니다.
 
마을 사람은 당신과 은제를 보자 허리를 숙여 과하게 반겨준 뒤,
 
고생하는 분들께 함부로 힘쓰게 할 수 없다며 자신이 직접 책임지고 물건들을 성당으로 들고 가겠다는 말을 합니다.
 
참으로 상냥한 마을 주민이에요.
 
친절한 마을 주민 덕에 돌아가는 길은 순탄했습니다.
 
성당으로 돌아오자 어느덧 점심.
 
돌아오자마자 은제 앞으로 누군가 찾아옵니다.
 
???: 사, 사제님…! 연은제 사제님 맞으시죠…?
 
보아하니 다른 마을에서 온 사람 같습니다.
 
그의 표정은 절박함이 가득해 보는 사람마저 불안해질 정도입니다.
 
설마 주변 마을에 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타 지역에서 온 사람은 무례하게 은제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리며 애원합니다.
 
???: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사제님이라면 분명 어떻게 해준다고 들었어요. 뭐든 할 테니 제발…
 
은제는 잠시 그를 내려다보고는, 탐사자에게 할 일이 생긴 것 같으니 먼저 실례하겠다고 말합니다.
 
별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최근 이렇게 타 지역 사람들이 찾아오는 일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많이 안 좋다는 거겠죠.
 
이렇게 생각해도 달리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조금 답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할까요.
 
늘 하던 일 있잖아요.
 
이곳에 데려온 은제를 위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일 말이죠.
 
.
 
온종일 성당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늦은 밤이 찾아옵니다.
 
그러고 보니, 성당에 돌아온 뒤로 한 번도 은제를 마주친 적이 없네요.
 
매번 먼저 찾아와줬는데 말이죠.
 
많이 바쁜 걸까요?
 
혹은 다른 좋지 못한 일이 생겼다거나…
 
그런 생각도 잠시,
 
어느새 성당의 수녀가 당신에게 다가가 말을 겁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수녀:아, 자매님. 마침 잘 만났네요. 부탁할 게 있었거든요.
 
윤리온:부탁이요? 이 늦은 밤에?
 
수녀:네... 실은 연은제 사제님이 아직도 예배당에서 나오지 않고 계시거든요.
아마 아직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주고 있을 거에요. 리온 자매님께서 데리고 나와주실 수 있을까요?
 
윤리온:늦은 시각까지 하고 계시네요... ... 계속 어디 가셨나 생각 중이었는데 예배당에 계셨다면야...
네! 맡겨만 주세요~♥
 
수녀:감사해요..! 아무리 사제님이라도 쉴 틈 없이 기도하면 몸이 상하실거에요.(네게 연신 꾸벅 인사를 하며)
 
윤리온:별 일도 아닌 걸요? 수녀님은 먼저 들어가서 쉬고 계세요. 사제님 모시고 나올게요~. (따라 가볍게 인사하고 예배당으로 향한다.)
 
정말 신실하신 분이에요, 은제는.
 
확실히 잘 시간이 넘었는데도 아직 기도를 하고 있다니, 은제의 몸이 성치 못할 겁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먼저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초를 들고 은제가 있을 예배당으로 갑니다.
 
-
 
예배당으로 가는 길은 지나치게 어둡고 조용해서 밤이 찾아올 때마다 매번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분명 신을 모시는 장소일 텐데…
 
윤리온: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주 간혹 불길한 느낌을 받곤 했죠. 신성해야 마땅한 곳인데도 말입니다.
 
넋 놓고 걷다 보니, 어느새 예배당 앞에 도착합니다.
 
안에 분명 은제가 있겠죠?
 
문을 조심스레 열면…
 
???: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괴로워요. 눈 뜨는 것조차 제겐 너무 악몽이에요.
이런 삶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낯선 목소리가 들립니다.
 
낯선 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고해'하듯 그의 부질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은제에게 찾아온 손님일까요?
 
함부로 끼어들 수 없는 분위기에 겉을 맴돌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주 간절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 사제님, 제발… 제발… 저를 이 삶에서 구원해 주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간절한 목소리 뒤로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은제의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낯설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은제의 목소리가 어두운 예배당 속에서 무겁게 울려 퍼집니다.
 
“당신은 구원받을 겁니다.”
 
… 당신, 그 뒤에 무엇을 보았나요?
 
그것은 무언가 말릴 틈도 없이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신실한 사제였던 자는 순식간에 악마로 돌변해 눈앞의 사람을 먹어치웁니다.
 
정확히는 그 자의 목을 물어뜯어 그 안에 흘러나오는 혈액을 마시는 것뿐이지만 말이죠.
 
아, 예배당 안에 있는 건 삿된 존재였습니다.
 
맙소사,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무언가 행동하기도 전, 은제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 순간 당신의 손에 들려있던 촛불이 일렁거리다,
 
마침내 꺼지고 암흑이 찾아옵니다.
 
도망갈까?
 
다가가야 하나?
 
은제가 맞는 걸까?
 
저건 대체 누구지?
 
그런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어느새 다가온 은제가 당신의 손목을 잡습니다.
 
연은제:보셨습니까?
 
기이할 정도로 붉은 안광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와 동시에 피의 역한 냄새가 풍겨집니다.
 
당신에게 말을 건 사람은 은제가 맞습니다.
 
은제는 사람을 잡아먹은 악마였던 것이었습니다.
 
윤리온: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연은제:제가 무섭습니까?
 
윤리온:(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무언가를 겨우 삼킨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게 맞나?) ... (잡힌 손목과 네 붉은 눈을 느리게 번갈아 가며 바라본다.)
(침착하자, 윤리온. ...) 인기척을 느껴서 봤냐고 물어보신 거 아닌가요? 아하하... 못 봤다고 해드리고 싶은데...
봤네요... 유감스럽게도. ...
음, ... (저를 잡은 손 위에 잡히지 않은 손을 올려 놓는다.) 약간? 무섭긴 하죠~. (부러 가벼운 투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그런가...
설마하니...사제님이 악마였을 줄이야...
 
당신의 대답에 은제의 표정은 어딘가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마치 당신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킨 것처럼.
 
은제는 도망가지 말라는 듯 리온의 손목을 계속 붙잡고 있습니다.
 
연은제:그래서.. 절 버리실겁니까? 이제.. 제가 싫어지신건가요?
 
윤리온:(딱히 빠져나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힘으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 약간 무섭다고 했지 버리겠다고 한 기억은 없는데~... (그대로 가까이 다가가 눈 마주한다.)
저를 주워온 건 사제님이면서 왜 사제님이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는 은혜를 아는 사람이에요~. 누구보다 사제님이 잘 알면서. 그쵸?
 
연은제:은혜를 안다는 것은.. 그럼 제가 이런 사람.. 아니 괴물이라도 괜찮다는 것입니까?(빤히 리온을 보다가)
묻고 싶은 것들이 많겠죠.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대답해드릴테니 할 말이 있다면 해도 좋습니다.
 
윤리온:괜찮지 않으면 뭐가 달라지나~... 놀랍기는 하네요. (제 머리를 옆으로 쓸어 넘기며 다시 뒤로 물러난다. 올라가는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뭔가 제대로 준비 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어디 안 갈 테니까 손목 놔줘도 돼요.
어디부터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네... 사제님이 말하던 구원이 이런 건가요?
 
연은제:(네 말에 물끄러미 보다가 그제야 손목을 놔주며) ...그렇습니다. 저는 보다싶이 뱀파이어.. 즉 피를 마시고 살아야 하는 괴물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제죠. 저 또한 신의 구언을 바라는 존재이지만.. 다른 이들을 구원으로 이끌기 위해서 그들에게 안식을 하루빨리 가져다드린 거죠.
 
윤리온:(제 손목을 가볍게 문지른다. 자국 남겠네...) 책에서만 보던 존재가 옆에 있었다니... 무서운데 꽤... 신기하네요. (그제서야 한숨을 푹 내쉬며 예배당 의자에 대충 앉았다. 여전히 붉은 눈을 한참이나 들여다본다.)
하지만 그 구원이 정말 안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맞아요? 뱀파이어인 거랑은 별개로... ... 죽음으로 안식을 가져다 준다니... 이상하지 않나요?
 
연은제:...인간은 때로 숨을 쉬는 게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저들이 괴롭고 힘든 이유는 단 하나,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통해서 그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안식을 주는 것이죠.
이런 제가... 혐오스럽습니까?
 
윤리온:살아있기에 괴롭다니... 저는 그걸 15살 때 졸업했는데 말이죠. 사제님이 구원해주신 덕분에... (촛불을 후, 하고 불어서 끈다.) 괴로운 삶을 끊어낼 수 있었거든요. (쌩뚱 맞은 말이 나오다가,)
... ... (눈동자만 짧게 굴렸다.) 혐오...스럽기는 하죠. 어디 가서 사람 잡아 먹는 걸 보겠어요. 근데 그거랑 별개로 사제님이 밉거나 무섭지는 않네요. 생명의 은인이라 그런가~...
저한테 지금까지 한 행동들 중에서 거짓이 없는 건 맞죠?
아! 뱀파이어인 걸 숨긴 건 빼고요!
 
연은제:거짓은 없습니다. .. 전 악마를 배척하는 곳에서 태어나 쫓기듯 지내온 날들을 버텨 전 이곳까지 왔습니다. 세상에서 버림받을 수 밖에 없는 존재로 태어났지만, 신의 이름 아래에 그들과 인간이 되고싶었으니까요.
리온, 제발 당신마저 저를 버리지 마세요.
(네 손을 가볍게 쥐며)
 
윤리온:(이 말이 정말 진실일까? 네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본다. 의중을 가늠하는 듯.) (심리학 판정 해본다면?)
 
음.. 가능합니다!
 
윤리온: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자신을 버릴까 불안해하지만, 그럼에도 떨리는 기색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윤리온:인간이 되고 싶어서 같이 지냈다고 했죠... 좋아요. 거기까지는 이해 가요. 그런데... 왜 저한테만 버리지 말아달라고 하는 거예요?
제가 아니더라도 사제님 옆에 있어줄 사람은 많잖아요. (잡힌 손이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았다. 빗속에서 처음 잡았던 그때만큼이나 차갑다.)
 
연은제:그야..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게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리온은, 리온은 제가 직접 데려온 제 사람이니까.. 믿어주길 바라는 겁니다. 제 곁에 남아주길 바라는거고.
 
윤리온:사제님한테 그런 믿음을 받아서 기뻐해야 할지... 다른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네 손등을 가볍게 토닥인다.)
사제님 옆에서 도망칠 일은 없다. 정도일까요.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곳임에도 네 눈 하나는 선명하게 빛나는 게 보였다.) 이렇게 보여도 성당에 몸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 약간 거리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정상참작은 되겠네요.
음, 또 궁금한 게 있는데 이런 식으로 구원한 게 몇 번이에요?
 
연은제:...그건 아마도 제가 사제일을 시작하고서부터니.. 리온이 좋을대로 생각해주세요. 절 믿어주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곁에 남아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네요.(가볍게 웃고는)
오늘 이곳에서 본 것들은 잊어주세요.
 
윤리온:믿음을 준다면 믿어드리죠... ... 사실 이미 이런 일을 들킨 상태에서 믿음 운운하기도 웃기긴 하지만... (손 한 번 잡았다가 놔준다.)
생각은 해볼게요~. (가볍게 윙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옷 안쪽에서 손수건을 건네며.) 묻은 건 닦고 다니시고요! 돌아가죠!
 
연은제:(네가 건낸 손수건을 받아 입가와 피가 묻은 곳을 닦아내고는) 밤이 늦었네요. 방까지 데려다주겠습니다.(가자는듯 고개를 까닥하곤)
 
어두운 성당의 복도를 지나면 당신의 방에 도착합니다.
 
아마 도중에 초를 키지 않은 이유는 은제가 당신에게 피를 보이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은제는 좋은 밤을 보내라는 말과 함께 방문을 닫아주고 그곳을 떠납니다.
 
어쩐지 마음이 무거운 것 같습니다.
 
보면 안 되는 것을 본 기분이라서.
 
길고도 긴 밤이 흘러갑니다.
 
.
 
…아마 한숨도 못 잔 것 같습니다.
 
눈가의 뻑뻑함과 피곤함은 뒤늦게 찾아옵니다.
 
하지만 다시 잠드는 건 허용하지 않는다는 듯 흐린 아침의 빛이 당신을 재촉하듯 깨웁니다.
 
설령 이곳의 사제가 악마여도 당신에게 주어진 일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침대에서 일어나 준비하고 나오면, 성당의 수녀님이 아침 인사와 함께 반겨줍니다.
 
수녀:안녕하세요, 자매님. 잘 주무셨나요?
 
윤리온:oO(잘 잤겠나요...) 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좋은 아침이네요~. 날씨도 여전히 맑고...
 
수녀:다행이에요~ 연은제 사제님이 자매님의 상태가 걱정된다고 제게 부탁하셨거든요.
어제 많이 놀란 일이 있었다면서요?
 
윤리온:... ...아, ...하. 은제 사제님께서요... (웃고 있던 얼굴이 무너질뻔 했지만 금세 아무렇지 않게 원래 표정으로 돌아온다.) 너무 친절하시다니까... (중얼.)
네, 약간 놀랄 만한 일이 있긴 했는데... ... 별 일은 아니었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수녀:그렇군요? 저도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네 상태를 확인해보며) 그래도 크게 다치거나한 건 없어서 다행이에요~ 눈가가 조금 거뭇하긴 하지만!
 
은제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아마 당신을 볼 면목이 없어서 일까요?
 
역시 그가 악마라도 이런 부분은 변하지 않네요.
 
짧은 대화 뒤 수녀는 당신에게 오늘의 할 일을 전달해줍니다.
 
수녀:참, 오늘은 마을 일을 도와주실래요?
 
윤리온:좀... 악몽을 꿔서 그런가 봐요. 괜찮아요~. (마른 세수 한 번 하며.)
마을 일이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걸까요?
 
수녀:별건 아니고~ 그저 그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대화를 나누기만 하면 돼요.
 
윤리온:그런 거라면 쉽죠~. ... (뻐근한 눈가 꾹꾹 누르다가.) 좋아요!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작해볼까요~. 수녀님도 오늘 하루 힘차고 신의 은총이 넘치게 보내시길!
 
수녀:좋아요~ 리온 자매님은 늘 활기차서 보기가 좋네요^^ 아, 그리고 다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치료도 도와주도록 해요.(챙겨온 붕대와 약을 건내주며)
 
윤리온:(가만히 붕대와 약을 건네 받은 뒤. ...) 어두운 것보단 밝은 게 훨씬 낫기도 하고요! 이따가 봬요! (고개 꾸벅이고 마을로 걸음 옮긴다. 작게 하품하며.) ... (오늘은 일찍 자야겠네~...)
 
리온이 알겠다며 성당 밖으로 나가기 전,
 
수녀는 요새 마을에 불화가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으니 조심하라고 일러줍니다.
 
밖으로 나오면 흐린 하늘 아래 작은 마을 풍경이 보입니다.
 
다만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전부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여기서 탐사자가 둘러볼 수 있는 곳은 【광장】, 【민가】, 【폐허】 정도입니다.
 
윤리온:(아까까지만 해도 밝았던 것 같은데... 내 마음이 우울해서 어두워진 거야 뭐야?) ... (평화롭게 살고 싶었는데 허락을 안 해주네~...) ♪♬ (작게 허밍하며 광장으로 걸음을 먼저 옮긴다.)
 
광장
 
작고 소박한 광장입니다.
 
이곳에 있는 것이라곤 보잘것없는 물건을 파는 가판대가 여러 개 늘어선 것뿐입니다.
 
비록 별 볼일 없어 보이나 상인들은 활기차게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이 또한 은제 덕분이겠죠.
 
윤리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변을 둘러보면 처음 보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보아하니 타지에서 온 상인 같습니다.
 
윤리온:흐음~. (아무렇지 않게 주변 상가를 둘러보는 척 하며 상인이 있는 쪽으로 간다. 부러 가볍게 어깨를 툭, 부딪히며 손에 든 약을 바닥으로 떨어트린다.)
앗, 죄송합니다~. 다친 곳 없으세요?
 
상인:하하, 전 괜찮습니다.(떨어진 약을 주워 건내며)
 
윤리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굳이 이런 작은 마을에 와서 장사라니, 조금 특이하네요.
 
윤리온:oO(그러게나 말이야... 매일 보는 사람들만 있는 고이고 고인 마을인데...-하지만 좋아한다...-) 감사해요!
이 마을에서는 처음 보는 분 같은데... 타지에서 오셨나요?
 
상인:아~ 맞습니다! 저는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고 있거든요~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둘러보고 가세요!
 
어쩌면 이 사람이라면 바깥 상황에 대해 알지도 모르겠네요.
 
윤리온:(떠돌이 상인이라... ...) ... (물건을 구경하는 척 하며 입 열었다.) 떠돌아 다니면서 장사를 하시면 들어오는 정보가 많으시겠네요! 제가 마을 밖으로 안 나간지 오래라 그런데 혹시 바깥에 도는 재밌는 소문 같은 게 있나요?
타지 사람이 이곳에 오는 건 드문 일이라서요! (밝게 웃으며.)
 
상인:아하~ 여기 토박이시구나? 바깥 상황이 많이 안 좋아요~ 저도 가능하면 도시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원인도 모르고 갑자기 여러 마을이 폐허가 되는 일 때문에 도시에서는 외부 사람을 절대 안 받아주더라고~ 그래도 이 마을은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윤리온:네, 어렸을 때부터 계속 여기에서 살았거든요~. (가볍게 웃음 흘리다가 이어지는 말에 가판대를 구경하던 눈이 상인에게로 향한다.) 폐허가 됐다구요? 어, ... ... 아직도 안 밝혀졌나요 원인은?
 
상인:글쎄요.. 원인은 모릅니다 아직은... 사람들은 전부 눈뜬 채 죽어있고, 멀쩡한 건물도 없습니다. 보아하니 성직자 같은데 혹시라도 가지 마십쇼. 시체 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울 테니까요. 분명 기도하기도 전에 쓰러지실 겁니다.
 
윤리온:그거 참... ... 바깥 세상은 흉흉하네요. 아무래도 마을 밖으로 나가는 건 보류해야겠어요. 상인님 아니었으면 위험할 뻔 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가판대에 팔찌 같은 게 있나 살펴본다. 빨간색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
 
가판대에 운 좋게도 빨간색 팔찌가 있네요!
 
상인:그런데 말입니다만.. 그 연은제 사제님에 대해서 뭐 아시는 거 없으십니까?
사실~ 다른 마을에서도 그 사제님을 한 번 뵌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곳에 오니 보이셔서 반갑네요.
 
윤리온:은제 사제님이요? (빨간색 팔찌를 집어 들어 이리저리 비춰보다가.) 잘 알죠~. 우리 마을이 다 사제님 덕분에 이렇게 번영할 수 있었는 걸요.
가끔가다 다른 마을로 불려 나가서 기도해주시고 오는 편이라 그때 보신 게 아닐까 싶네요. (이거 얼마인가요? 들고 있는 팔찌를 보여주며.)
 
상인:맞아요. 다른 마을에서도 기도를 해주는 것 같아 보였어요.(네 말에 고개 끄덕) XX은화입니다.(시세정도하며)
 
윤리온:(은화를 네게 건네고는.) 어때 보였나요. 정말 신실해 보이지 않으셨어요?
 
상인:신실해보이셨죠 당연히~ 이름있는 사제인데.(네게 은화를 건내받고 고맙습니다~하고 말을 덧붙이며)
물론.. 사제님이 다녀가신 이후 그 마을은 폐허로 변해서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버렸지만요.
 
윤리온:아, ...하! 그것 참 아쉬웠겠네요... 사제님도 많이 노력하셨을 텐데. (작게 중얼거리다가.)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많이 버세요! (이번에는 민가로 향한다.)
 
상인:안녕히 가세요~
 
민가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주거 공간입니다.
 
민가의 중심엔 우물이 있으며 그 주변으로 세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서로 저들끼리 이야기하다 당신을 발견했는지 반갑게 맞이해주네요.
 
마을 사람1: 안녕하세요, 리온 수녀님! 오늘은 마을 일을 도와주러 오셨나요?
 
마을 사람들은 경계심 없이 살갑게 대합니다.
 
윤리온:안녕하세요~! (따라 반갑게 인사하며 우물로 걸음을 옮긴다.) 아무래도요? 어제 못 도와드린 것까지 도와드리려고 왔죠. 그리고 기도도 해드릴 겸!
간밤에 다들 평안하셨나요?
 
마을 사람:저희야 신부님, 수녀님들 덕분에 평안하게 보내고 있죠~ 따로 도울 일은 없고 그저 오늘도 무탈한 하루가 될 수 있도록 기도 한 번 해주세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기도만으로도 안심이 된다니까요?
 
윤리온:그거 다행이에요.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바깥이 흉흉하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봐요. 안 그래도 여러가지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여러분은 뭐 들은 거 없으세요?
 
마을 사람:글쎄요... 딱히 들은 건 없는 것 같은데...
 
마을사람2: 맞어요~ 예전에야 마을이 어떻게 되는줄 알았지만, 사제님이 오시고부터 평안해요
 
마을 사람:맞아, 정말 사제님이 아니었으면...
 
보아하니 은제가 오기 전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분명…
 
윤리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옆 마을에서 폭동이 일어나, 이곳도 피해를 봤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위험한 세상이네요.
 
마을 사람:저희는 그분이 신이 보낸 사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을 사람2: 어쩌면 정말, 그분이라면 모든 걸 구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마을 사람들은 신뢰를 넘어 상당히 맹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신의 사자?
 
악마가 신의 사자라니, 사실을 말하면 그들은 분명 돌변하겠죠.
 
하지만 저 맹목적인 모습을 보면 그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윤리온:(이래서 보이는 모습이 중요한 거구나. ...) ... (하긴 사제님이 악마라고 해봤자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내가 오히려 몰리면 몰렸지. ...) ... (짧은 시간동안 머릿속으로 몇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 갔지만 금세 털어버리고 웃었다.)
그렇군요... ... 저도 사제님한테 구해졌으니까요... (그대로 얌전히 눈 감고 손을 모아 기도한다. 마을이 평안하게 해주시고... ... ...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해주세요.)
여러분도 늘 신에게 기도를 올리면서 지내셔야 돼요~.
 
마을 사람:당연하죠~ 이곳은 신으로부터 구원받은 곳인데.. 그분을 저버릴수는 없죠!(리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저희를 위해서 기도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만 바쁘실텐데 가보셔도 좋아요.
 
윤리온:네~. 다음에 또 뵐게요! (고개 가볍게 숙이며 폐허로 향한다.)
 
폐허
 
옆 마을의 폭동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들이 모인 폐허입니다.
 
수리할 자재도 인력도 부족해,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는 곳이죠.
 
지금은 아이들의 놀이 장소가 돼버렸다죠.
 
물론 이런 곳에서 놀면 위험하지만…
 
으아앙!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래도 우려하던 일이 일어난 모양입니다.
 
저 멀리 다친 아이를 중심으로 안절부절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아이의 다리에 큰 상처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빨리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윤리온:이런... ... 괜찮아? (그대로 쪼그려 앉으며.) 우는 걸 보니까 안 괜찮아 보이긴 하는데! 뚝 안 하면 치료 안 해준다~? (장난스레 웃었다.)
 
윤리온: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급하게 가지고 있는 약을 사용합니다. … 완벽한 처치에 다친 아이의 표정이 한결 나아집니다. 주변 아이들도 당신을 존경의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조금 부담스럽네요.
 
윤리온:... 그렇게까지는 안 봐줘도 되는데~. (부담스럽지만 쑥스러움은 없는 표정. 뻔뻔.) 고마우면 다음부터는 위험하게 놀지 마. 알았지?
 
치료를 마치면 아이는 씩씩하게 감사하다며 인사합니다.
 
마침 타이밍 좋게 아이들의 부모가 찾아옵니다.
 
그들은 당신과 아이들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어딘가 놀란 표정을 짓다, 곧 인사를 합니다.
 
부모:안녕하세요, 수녀님. 여긴 무슨 일로…?
 
아이들의 부모는 어딘가 불편한 기색을 보입니다.
 
윤리온:마을 일을 돕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게로 향하는 시선에는 그저 웃어 보이며.) 아이가 다쳤길래 치료했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두 분다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데.
 
부모:어머... 그러셨었구나.. 죄송합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사제님의 관한 소문을 들어서 저도 모르게 경계했네요.
 
윤리온:사제님의 관한 소문이라뇨? 무슨 소문 같은 게 돌아다니나요?
 
부모:..(머뭇..) ..이런 말은 하면 안 되지만… 사실 사제님이 악마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거든요.
 
어느덧 갑자기 마을에 찾아온 이방인 주제에 무슨 술수를 부린 거냐며,
 
다들 겉으론 내색하진 않지만 굉장히 수상하게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부모:여태껏 사제님을 찾은 사람들이 멀쩡하게 나가는 걸 본 적 있나요? 전 제대로 못 봤어요.
어쩌면 그간 타 마을이 괴멸된 것도 사제님이 벌인 짓이 아닐까요?
 
윤리온:(바보는 아니라 이건가...) 하지만 아직 물증 같은 건 없지 않나요? 사제님 탓만 하기에도 좀 그렇죠... (제 뺨에 손을 올리고 걱정스러운 듯 한숨만 내쉰다.) 그래도 여러분의 마음이 이해 안 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하나 장담하자면... 괜찮을 겁니다.
구원은 늘 최악의 상황에서 찾아온다고들 하잖아요? 이 시련만 넘기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너무 은제 사제님을 의심하지는 말아주세요. (이렇게까지 감싸고 돌 필요는 없지만 제 은인이 그냥 죽게 두는 것도 찝찝했으니까.)
 
하지만 리온, 실제로 어제 사람이 죽는 모습을 지켜봤잖아요?
 
저 말이 사실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간 봐오던 은제의 모습은?
 
그 진심도 거짓이었을까요.
 
당신의 말 이후, 갑자기 나타난 마을 사람이 끼어듭니다.
 
보아하니 폐허를 정리하러 온 사람들 같습니다.
 
마을 사람: 그게 무슨 망언이야! 사제님은 우리 마을의 구원자야! 그런 소리 함부로 하면 쓰나!
병든 이들도 치료해 주고 농사도 잘 되라고 매번 기도해 주니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난 거 아니겠어?!
우리 리온 수녀님 말씀이 지당해!
 
갑작스러운 질타를 받은 아이의 부모는 당황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폐허를 정리하러 온 마을 사람은 요새 저런 소문때문에 고생이 많다며 리온을 위로해줍니다.
 
마을 사람 :사제님처럼 신실한 분이 어딨다고 그러는 건지...그런 분이 악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비록 그게 사실이더라도 저는 우리 마을을 위해 힘써준 그분을 저버릴 수 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마을 사람의 눈에는 신뢰로 가득 차있습니다.
 
윤리온:그럼요... 은제 사제님이 얼마나 열심히 하셨는데요. (비록 그게 거짓이라 하더라도... ... 결과는 어찌됐건 풍요를 가져다주지 않았나... ...) ... (아니, 아니지. 다른 마을은 폐허가 됐으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가...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다른 분들도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안 그래도 흉흉한 세상인데 이런 소문까지 도니까요. 다들 너무 걱정 마세요. 다 괜찮아질 거예요. 우리는 우리끼리 힘내봐요!
 
마을 사람 :암~ 그래야죠! 우리는 문제 없을거에요! 이 평화 속에서 다함께 잘 살아가도록 노력해봅시다!
 
-
 
날이 저무는 것이 보입니다.
 
일도 마쳤겠다, 이만 성당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오늘 하루 종일 불온한 바람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는 것 같습니다.
 
성당
 
모든 일을 마치고 성당으로 돌아오면, 칠흑 같은 밤이 이미 찾아온 뒤입니다.
 
이만 당신도 쉬는 게 좋겠죠. 성당 안으로 들어가 당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전…
 
윤리온: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누군가가 무언가를 읊는 것 같은데… 이 시간에 누구죠?
 
아무래도 예배당에서 누가 기도문을 읊는 것 같습니다.
 
윤리온:(늦은 시간인데도 아직도 있네...) ... (사제님인가? 걸음을 예배당으로 옮기며.)
 
홀린 듯이 예배당 안쪽으로 이동하면, 안에는 은제가 제대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경건해서 순간 악마라는 것을 잊을 정도였습니다.
 
은제는 기도문을 다 읊고 나서야 리온이 온 것을 눈치챈 듯 뒤를 돌아봅니다.
 
당신을 발견한 은제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반깁니다.
 
연은제:리온, 오늘 하루 종일 얼굴이 안 보여서 걱정했습니다.
 
당신이 자신을 피했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언뜻 아무렇지도 않게 건넨 말에는 걱정이 묻은 것 같았습니다.
 
윤리온:아, 오늘 내내 마을을 돌아다녀서 그랬나 봐요. 아침부터 부탁 받았거든요~. (피곤한 얼굴을 가볍게 쓸어내리고 네 쪽으로 향한다.)
매일 늦은 시간마다 기도하시는데 안 피곤해요?
 
연은제:아하.. 많이 피곤하시겠군요.(피곤해보이는 네 얼굴에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이 됐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흠 글쎄요. 이게 제 일인데, 당연히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윤리온:잠도 설치기도 했고~. 오늘 하루가 제법 고됐네요. 사제님은 오늘 하루 어디 계셨어요? 매일 먼저 찾아오시더니 오늘은 찾아오지도 않고~. (장난스레 덧붙이다가.)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소문에 신경도 쓰고 그래요. (가까이 다가가 신부복에 있는 영대를 바르게 정리해주며.) 사제님이 악마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까요.
 
연은제:저는.. 오늘 하루는 조금 피곤한 탓에 성당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리온에게는 찾아가봤었는데.. 방에 없길래 나갔구나했죠. 이렇게 늦게 돌아올줄은 몰랐지만..
(뜸을 들이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역시.. 완벽하게 숨기고 지내는 것은 힘든 거였군요. 어쩔 수 없죠..
 
윤리온:여러가지 좀 많이 도와드리다 보니 늦었네요.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나가기도 했고... (그 씁쓸한 웃음을 한참이나 보고 있다가 주머니에서 아까 사둔 팔찌를 꺼냈다.) 세상에 완벽이라는 게 어딨겠어요. 영영 안 들킬 수는 없죠. 더군다나 구원이라는 이름의 안식이면 말이에요. (네 팔목을 잡아 끌어와 손목에 팔찌 채워준다.)
이건 선물~. 예쁘죠?
 
연은제:....아무래도 그런가봅니다. 노력을 많이 했는데.. 노력만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는 법인가봐요.(네가 채워준 팔찌를 바라보다가) 길거리 상인에게서 사온겁니까?(물끄럼..) 예쁘네요. 색은 일부러 빨간색으로 사온건가요.
 
윤리온:당연하죠~. 더군다나 사제님은 혼자서 숨기고 다니셨잖아요? 어쩔 수 없는 일이고요. (어깨만 가볍게 으쓱이며 신부복 이곳저곳을 잡아당겨 주름 펴준 뒤 물러난다.)
어제 봤던 빨간 눈이 잊혀지질 않아서요. 상당히 강렬했거든요. 잘 어울리네요. 제 안목은 정확하니까요~. (만족스러운 표정.) 빼지 말고 다니세요, 알았죠?
 
연은제:잘어울립니까? ... 머리가 초록색이라 이상해보일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절 생각해서 사온거니, 소중히 잘 하고 다닐게요. (네가 잘 어울린다는 말에 그렇겠지 싶어 더이상 말은 덧붙이지 않으며)
그나저나... 저는 이제 곧 이 마을을 떠나려고 합니다.
이곳은 이제 제가 필요해 보이지 않더군요. 계속 남아 있어봤자 분명 폐를 끼치겠죠.
그런 소문까지 돌고있으니까요.
 
윤리온:아뇨, 오히려 초록색이라 훨씬 잘 어울려요. 대비되는 색깔이잖아요? (순순히 납득하는 모습에는 소리 죽여서 웃다가.)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 더 위험할 수도 있겠죠. 그냥 평범하게 가실 예정인 거죠? 마을 안 건드리고.
 
연은제:네. 며칠 뒤 대도시로 갑니다. 운 좋게도 그곳의 사제와 연이 닿아 좋은 기회가 생겼거든요. 그리고.. 리온도 내가 마을을 건드렸다고 생각합니까?(빤히 보다가 시선을 거두고는)
어떻게 생각하든 좋습니다. 리온, 저와 같이 가겠습니까?
 
윤리온:(그 말에는 한참이나 고민하더니.) 반은 그렇게 생각하고 반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일단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심스럽기는한데 지금까지 사제님이 해왔던 행보들을 보면 마을을 폐허로 만드는 게 이상한 거고... ... 아무리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잖아요? 한 마을을 통째로 없앤다는 게 저는 사실 완벽하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요. 사제님이 하는 말을 믿을게요. (네 가슴께 손가락으로 쿡 찌르며.)
같이 가주길 바라요?
 
연은제:전 사제입니다. 게다가 혼자죠. 저 혼자의 힘으로는.. 한 마을을 통째로 괴멸하게 만들긴 어렵죠.(제 가슴께를 찌르는 네 손을 잡으며) 나의 존재가 당신이 신뢰를 잃도록 만들었나보군요. ...그럼에도 여전히 또한 믿어줘서 고맙습니다.(같이 가주길 바라느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당신이 그렇게 믿고싶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저는 기꺼이 그렇게 되어주겠습니다.
그게.. 제가 이렇게 태어난 숙명일지도 모르죠.
 
윤리온:사제님이 그렇다면야... (붉은 눈이 아닌 검은색과 주황색이 섞인 눈. 되려 익숙한 이 눈이 제 시야에 찬다.) 어려운 일도 아니죠. 저를 주워서 키워준 건 당신이고... (잡은 손 위에 제 손 올려 겹쳐 잡는다. 네 손을 감싸쥐는 것처럼.) 구원 받은 값은 해야죠. 말했잖아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니까요? (어제의 참상이 기억에 선명히 남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이미 죽어버린 이를 어떻게 되살릴 수도 없는 일이며. 제게는, ...)
하하하... 이거 다른 사람들한테 들키면 마녀로 몰리겠네~. (그런 말을 한 것 치고는 가벼운 투다.) 같이 가는 게 어려운 건 없으니까 가죠. 옆에서 감시나 해보지 뭐.
 
연은제:그런 선택을 해줘서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 밖에는 해줄 말이 없군요.(잡혔던 손을 내려보다가 그대로 내려주고서 자신도 손을 내려) 이만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방으로 돌아가도록 하죠. 오늘도 제가 바래다드리겠습니다.
 
은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리온을 방까지 바래다주고 푹 쉬라는 말과 함께 문을 닫아줍니다.
 
적막이 찾아오면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 은제가 한 말을 떠오릅니다.
 
이제 곧 이 마을을 떠난다고 했던가요.
 
그럼 은제가 떠난다면…
 
이 마을은 어떻게 되는 걸까.
 
-
 
- 2023.06.27 11:52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어느새 은제가 떠날 날이 점점 다가옵니다.
 
그간 은제가 곧 이 마을을 떠날 거라는 말에 모두가 어떤 반응을 보였던가요.
 
다행히 걱정과는 달리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잠잠하게 있었습니다.
 
물론 몇몇은 가지 말라며 붙잡긴 했지만요.
 
그 외엔 큰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 조용하게, 쓸데없는 이야기는 씹어 삼킨 채 평소처럼.
 
그것이 사실은 눈치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눈감아준 채, 만들어진 평화는 느리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사건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퍽!,
 
오후였을 겁니다.
 
갑자기 누군가 은제에게 돌을 던진 것은.
 
워낙 순간이라 은제는 미처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 이마에서 피가 흐릅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돌을 던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제야 누군가의 한이 서린 얼굴이 보입니다.
 
“악마!”
 
“저건 악마야! 우리 모두 속고 있는 거라고!”
 
돌을 던진 이는 정신 나간 표정으로 은제를 노려보며 소리를 지릅니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에 의해 금방 저지되지만, 여전히 그는 당신들을 죽일 듯이 노려봅니다.
 
광인이 있다면 저런 느낌일까요.
 
윤리온: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은는 다친 와중에도 당신을 보호하듯 감싸 안습니다.
 
은제는 리온에게 괜찮냐면서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정작 다친 건 자신일 텐데 말이죠.
 
연은제:괜찮습니까?
 
윤리온:... 아, ...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가 금세 표정을 갈무리했다.) 저야 괜찮죠. 사제님은 괜찮아요? (주머니에서 손수건 꺼내 피나는 이마에 대주고 있는 중...)
 
연은제:전 괜찮습니다. 종종 두려움에 못 이겨 돌은 던지는 일들은 예전부터 많이 있었으니까요.(가만히 네가 해주는 지혈을 받고 있으며)
 
윤리온:으음, ... 어디서 소문이 퍼져나갔는지 모르겠네요. 전 어디에 말하고 다닌 적은 없는데 말이죠. (네게서 가볍게 떨어지며.) 꽉 지혈하고 있으세요. 돌아가면 치료해드릴게요.
 
연은제:소문은 어떻게든 새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리온이 잘못한건 아닐겁니다. 우연히 그런 모함을 듣고서 그런게 아닌가 하고 다들 선동된 거겠죠.(네게서 손수건을 받아 꾹 누르며)
 
윤리온:사제님 외관 때문인가? (부러 가벼운 투다. 장난스럽게.) 하지만 선동이 제일 무서운 거 아시죠? (여전히 저를 노려보는 시선을 태연하게 무시하며 머리카락을 한 쪽 어깨로 넘긴다.) 알아서 처벌 받을 테니까 저희는 마저 가죠?
 
연은제:하하, 그런가요? 제가 처음 봤을 때 선해보이는 인상은 아니여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가볍게 웃곤) 그러도록 하죠. 오늘은 바깥에 너무 돌아다니면 위험할 것 같으니 성당으로 돌아갑시다.
 
성당으로 가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의 주변으로 몰려옵니다.
 
그들 모두 걱정 어린 표정으로 괜찮냐며 자신들이 다친 마냥 호들갑 떱니다.
 
마을 사람: 요새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마을 사람 :그간 조용히 있던 건 전부 저희 눈을 속이기 위해서가 틀림없습니다!
이제 마을 문제는 저희가 해결할 테니, 사제님은 걱정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그들 모두 한껏 호의를 보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호의가 왜 이리 불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왜 이렇게 기이한지.
 
사실은 저 표정이 단순한 호의가 아닌 것을 눈치채서?
 
윤리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 표정, 저 무언가를 바라는, 무언가에 홀린 저 표정들! 분명 예전에도 어디서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윤리온:(구원을 바라고 홀린 표정들... ...) ... (언제...분명 기시감이 느껴지는데... 가만히 생각하는 듯 사람들의 얼굴을 한참이나 살핀다.) 다들 친절하시네요.
 
연은제:그렇죠? 다들 따뜻하신 분들입니다.(네 말에 동의하곤)
 
윤리온:... 이분들 아니었으면 위험했죠~. (한 박자 늦게 답하다가.) 너무 친절하시긴 하지만... ... 언제 호의에 배신 당할지 모르니까 무섭기도 하고요~. (전혀 아닌 투.)
 
연은제:호의에 배신 당한다라... 그 또한 받아들여야하는게 사제의 도리 아니겠습니까. 그들은 모두 불쌍한 사람들이니까요. 마음이 갈대와 같은건.. 어쩌면 당연한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제가 그만 돌아가자며 당신의 옷깃을 잡습니다.
 
은제는 오늘 새벽에 출발할 테니 가서 리온의 짐을 정리하라고 말해줍니다.
 
불편해진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시 성당으로 돌아갑니다.
 
돌아오면, 은제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먼저 방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비웁니다.
 
그동안 딱히 할 일이 없다면 이곳에 있는 수녀와 작별 인사를 하거나 자신의 방에 가서 짐을 정리할 수도 있겠습니다.
 
윤리온:일단... ...떠나는 건 확정이니까~... (짐 정리 좀 하고 수녀님께 인사 좀 드려볼까~.) ... (걸음을 제 방으로 옮겼다.)
 
얼추 시간을 보내면, 저녁이 찾아옵니다.
 
은제가 출발하는 시간은 새벽이었죠?
 
그렇게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이유는 역시 악마라서일까요?
 
아무튼, 이제 몇 시간 뒤면 출발일 테니 가서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윤리온:(지금 즈음이면 방에 있으려나?) ... (마저 짐 다 싸고 은제 방으로 향해 노크한다. 똑똑똑.) 사제님 계세요?
 
은제의 방 앞으로 가서 노크를 하면, 아무 소리도 반응도 없습니다.
 
방 문 앞에 귀를 대어도 안이 조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아함과 함께 문을 열면 아무도 없는 빈 방이 눈에 들어옵니다.
 
분명히 할 일이 있다며 먼저 방으로 돌아간다고 말했을 텐데… 이미 전부 끝낸 걸까요?
 
그러기엔 정리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보입니다.
 
짐가방도 챙기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윤리온:칠칠 맞긴~. 섬세하지 못하다니까! (한 번 방 안을 둘러본다. 어디가셨담.)
 
안쪽을 둘러보면, 최소한의 가구들만이 놓여있습니다.
 
【침대】와 【옷장】,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종이들로 채워져 있는 【책상】입니다.
 
윤리온:(대신 정리해드리는 수 밖에 없겠네!) ... (일단은 제일 먼저 침대로 향해 간다. 이불이 잘 개어져 있나?)
 
 침대
 
평범한 침대입니다.
 
이 방 안에서 가장 정돈이 잘 되어 있습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윤리온:잠을... ...안, ...자나? (사람 아니라고 너무 티 내는 거 아니야?) ... (태연하게 이불보를 들춰본다. 뭐 다른 거 없나?)
 
깨끗합니다.
 
별로 특이한 건 없어보여요
 
윤리온:재미 없네... (중얼...) ... (옷장으로 가서 옷장 문 열어본다. 활~짝!)
 
 옷장
 
옷장을 열면 은제가 입는 옷들이 보입니다.
 
대부분 사제복이네요.
 
옷도 챙겨놓지 않고 자리를 비운 것 같습니다.
 
윤리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특별할 것 없는 사제복입니다.
 
윤리온:(뒤적뒤적...거리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다시 닫아놓고 책상으로 향한다.)
 
 책상
 
책상 위는 종이들로 가득 찹니다.
 
성경책부터 무언가 메모해 놓은 종이까지 책상 위에 난잡하게 놓여 있습니다.
 
얼핏 살피면 마을에 관한 일들이 적혀 있습니다.
 
사소한 문제들을 정리한 것 같네요.
 
윤리온: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느 책 한 권을 꺼내어 살펴보면 이 근방이 그려져 있는 지도가 툭, 하고 떨어집니다. 몇몇 구간이 크게 표시되어 있거나 지워진 곳이 보입니다.
 
윤리온:응? (지도를 펼쳐서 살펴본다. 이게 뭔 지도지? 무슨 구간들을 이렇게 크게 표시해놓은 거야?)
 
윤리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지도에 표시된 지역을 보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여기가 어디였더라? 썩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윤리온:(바보가 된 기분이다...) ... (일단은 대충 외워두고 마저 방 안을 둘러본다. 더 볼만한 곳은 없나? 사제님은 어디 간 거야? 또 고해성사하러 갔나...)
 
책은 안 살피나요?
 
윤리온:(진짜 바보가 된 기분이다...) ... (99) ... (책도 살펴 봅니다 ㅋㅋ)
 
지도가 나온 책 또한 살피면, 그 안에 무언가 적혀 있음을 발견합니다.
 
대략 마을과 관련된 일들을 기록한 것 같습니다.
 
윤리온:(흥미롭다는 듯이 책을 몇 번이고 읽어본다. 페이지도 넘겨보며. ... ...또 있나 다른 글이?)
 
글은 끝입니다.
 
이건 대체… 무슨 말일까요?
 
여긴 은제의 방일 텐데?
 
그러니깐 이건 분명 은제의 물건이란 말이죠?
 
하지만… 이것을 쓴 것은 누구죠?
 
내가 알고 있던 연은제가 맞나?
 
윤리온: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1D4
 
윤리온:
Rolling 1d4
굴림: 1
 
마지막 기록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비가 내리던 날, 이건 분명 연은제와 당신이 처음 만났던 날이 확실합니다.
 
그럼 그때의 다정함은?
 
그동안 보인 다정함은?
 
설마 다 거짓말이었던 건가요…?
 
정말 여태 혼란을 가져온 이가 연은제, 당신이었단 말인가요?
 
그것도 고작 그 유흥 때문에!
 
… 그럼 연은제는 지금 어디 있는거죠?
 
지독한 예감이 덮쳐옵니다.
 
연은제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찾기 위해 움직이면, 발치에 무언가 걸린 것을 깨닫습니다.
 
바닥 부분이 살짝 올라와 있습니다.
 
잘 보면 열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윤리온:(책을 소리나게 텁. 덮어놓고 다시 책상 위에 올려둔다. 그런 얼굴을 하고 그런 짓을 했단 말이지...) ... (한참 동안이나 눈을 가늘게 뜨고 책을 노려본다.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면 대 면으로 들어야겠다.)
(바닥 부분에 살짝 올라와 있는 부분을 손으로 잡아 열어본다.)
 
바닥 문을 열면, 지독한 냄새가 납니다.
 
무언가 썩은 비린내 같은 것이….
 
바닥 아래에 고개를 내밀어 그 안을 살피면 무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확인하려면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네요.
 
다행히 바닥 아래는 그리 깊지 않지만…
 
안으로 들어가려면 몸을 숙여야 할 것 같은데, 그럴 이유가 있을까요?
 
윤리온:(아, ... 이 냄새. ...) ... 익숙한데. (이곳에 오기 전까지 지독하게 맡던 냄새다. 태연하게 몸을 숙여 안으로 향한다. 뭘 숨기고 있나 봐야지.)
 
그럼에도 몸을 숙여 바닥 아래에 있는 것을 확인하면,
 
맙소사.
 
이미 썩어버린 시체를 발견합니다.
 
윤리온: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1D3
 
윤리온:
Rolling 1d3
굴림: 3
 
윤리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토기가 절로 나는 것을 참고 시체를 살피면, 시체는 신부복을 입고 있습니다.
 
윤리온:어우. ... (코 밑을 손으로 막고 얼굴을 확인해 본다. 아는 얼굴인가?)
 
모르는 얼굴입니다.
 
자세히 보면, 시체의 손엔 무언가 [목각] 같은 것이 들려 있으며 그 옆엔 [책]이 놓여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합니다
 
윤리온:(모르는 사람의 시체가 사제의 방에 있다니... ... 이거 신문감인데...) ... (목각을 확인해 보며.)
 
 목각
 
그것을 꺼내어 살펴봅니다.
 
잘 보니 목각으로 만든 십자가인 것 같네요.
 
십자가 끝 아래는 뾰족하게 깎여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찌를 수 있을 것처럼.
 
윤리온:(주머니에 일단 챙긴다. 뭐가 됐든 십자가는 가지고 있으면 나쁜 건 아닐 테니까...) ... (그 옆에 있는 도 확인해 본다.)
 
 
 
이 시체가 쓴 일지일까요.
 
책을 펼치면 상당히 거친 필체가 보입니다.
 
글씨는 저마다 제각각이고, 배열이 엉망인 것을 보니, 빛 한 점 없는 곳에서 쓴 것이 분명합니다.
 
다행히 읽는덴 지장이 없을 것 같네요.
 
윤리온:(이건 이것대로 신기하네...) ... 심장을 찔러도 안 죽다니... (한참이나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넣어둔다. 마을을 몰살한 범인이 바로 옆에 있었다니... ... 너무 연기를 잘 하는 거 아닌가?)
(시체를 가볍게 훑다가 가볍게 옆에서 기도해준다.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빕니다.)
 
리온이 기도를 하고있을 무렵,
 
어느덧 숨쉬기 괴로워집니다.
 
호흡을 어떻게 했더라.
 
머리가 점점 어질 거립니다.
 
빨리 이 지독한 곳을 나가고 연은제를 찾아야겠습니다.
 
찾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생각의 회로가 단순해지고 점점 몽롱해지는 것 같습니다.
 
윤리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어디선가 달콤한 향이 나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그 단내에 취하다 보면 눈이 피로해지고 기분 나쁜 이명이 들려옵니다.
 
이명이 끝없이 머릿속을 헤집을 즘, 무언가 속삭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집니다.
 
어려울 건 하나도 없단다. 단지, 내게 기대고 눈을 감으면 그만이야.
 
이 얼마나 거슬리고 괴이한 속삭임인지.
 
삿된 속삭임이 분명한데, 어째서인지 그것을 들으니 몸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정신을 다잡고 싶어도 자꾸만 눈이 감깁니다.
 
안되는데, 잠들면 안 되는데….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잠에 휘감겨 당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암흑 속에 빠집니다.
 
새카만 암흑 속에서 무언가 보입니다.
 
다만 물속에 있는 마냥 시야는 흐릿했고 몸이 무거워 걷는 것조차 버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이 어딘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런 생각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문득,
 
멍하니 서있는 ‘어린’ 당신을 누군가 나타나서 끌어안고 달립니다.
 
그와 동시에 잃어버린 상자를 찾아 연 것처럼 모든 것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 새벽이었습니다.
 
마을은 비명이 끊임없었고 분노가 넘쳐흘렀으며,
 
역겨운 피비린내가 진동해 멀쩡한 사람도 미치게 만들 정도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당신은 가족과 함께 그 미치광이들에게 벗어나고자 집 안 깊숙이 몸을 숨겼죠.
 
어서 빨리 이 악몽이 끝나길 빌었습니다.
 
고작 그뿐이었는데!
 
가만히 몸을 숨긴 당신들을 누가 발견했던가요.
 
감히 누가 당신에게 용서받지 못할 일을 저질렀던가요.
 
대체 누가,
 
누가 감히 당신의 눈앞에서 소중한 이들을 찢고,
 
죽이고,
 
홀로 남은 당신을 비웃었나요!
 
미쳐버린 마을 사람들?
 
아니면….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알지만 입에 담지 않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악몽에서 깨어납니다.
 
윤리온: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차감 없음
 
.
 
…정신이 언제 돌아왔더라.
 
어느새 허리보다 낮은 제대에 손을 올려 몸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들어보면 예배당입니다.
 
언제 여기까지 걸어온 걸까요.
 
이곳은 분명……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립니다.
 
이곳에서 연은제가 그동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잖아요?
 
멍하니 그 안에 서있으면,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납니다.
 
윤리온: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바깥이 소란스러운 것 같은데… 사람들의 분노로 가득 찬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그런 생각이 들 즘, 예배당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옵니다.
 
아, 연은제입니다.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마치 걱정이라도 한 마냥, 당신을 발견하자 금세 달려갑니다.
 
연은제:리온! 여기 계셨군요. 찾고 있었습니다.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해요. 그들이 당신도 죽이려 들 겁니다.
 
윤리온:(알고 보니까 너무 선명하게 보였던 탓에 그저 아무런 표정 없이 네 얼굴만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는다.) 사제님? 왜 그래요?
그들이라뇨?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연은제:마을 사람들의 상태가 이상해졌습니다. 어서 이곳을 떠나야해요. 현재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막아주고 있으니.. 이틈에 벗어나야해요.(네게 손을 내밀며)
 
윤리온:진짜요? (부러 눈을 크게 뜨고 과장되게 놀란 표정 짓고 네 손을 잡았다.)
왜 이상해진 건지 아세요...?
 
연은제:...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까 낮에 그랬듯이 사람들이 두려움에 삼켜진거일지도 모르죠.
 
윤리온:그렇구나... ... 저는 알 것 같아요... ... (고개를 푹 숙인다. ...) 사제님, ... 사제님...
(그리고 이내 고개를 들면 놀란 표정은 없고 웃음이 얼굴에 걸려있었다.) 사제님이 그러셨잖아요!
아, 아닌가? 악마라고 불러야죠~. 내 가족들을 죽인 악마.
 
연은제:...지금 상황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운 건 알겠지만, 일단 피신하셔야 합니다.(차분한 얼굴로 널 보며) 빨리 제 손을 잡으세요. 저와 이곳을 떠나는 겁니다.
 
윤리온:지금 상황 때문은 딱히 아니고... (네 가슴팍을 꾸욱 눌렀다가 떼낸다.) 저는 은제 씨 덕분에 혼란스럽죠.
세상에...! 나를 주워온 사람이 내 가족을 죽인 범인이라니... ...이런 특별한 일이 또 언제 일어나겠어요?
 
당신이 그를 밀어내고 실체를 말하면, 연은제는 충격 먹은 표정으로 탐사자를 바라봅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냐는 듯 말이죠.
 
감히 들키면 안 될 것을 들켜버려 연은제는 괴로움에 몸부림칩니다.
 
저것이 괴로워 한다고?
 
아니, 그것은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었습니다.
 
웃음이 튀어나오는 것을 참기 위해서 몸을 떨고,
 
몸부림치고,
 
흐느끼고.
 
결국 삿된 웃음소리만은 참아내지 못했나 봅니다.
 
연은제:아....들켜버렸네.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은 당신이 알고 있던 다정한 사제가 아닌, 삿된 악마만이 서있었을 뿐입니다.
 
필시 그간의 다정한 모습은 분명, 제 속을 감추기 위한 필사적인 저항이었을 겁니다.
 
그야 그렇잖아요.
 
당신만 바라보면 웃음이 절로 나는데!
 
이제 감출 필요가 없어진 그는 오롯 당신만을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짓습니다.
 
연은제:드디어 나를 봐줬구나. 굉장히 기뻐. 언제쯤 알아챌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
 
윤리온:(어지러운 눈 앞에 그저 고개를 짧게 털어낸다.) 일부러 비워두신 건가요 방은? 으음, 내가 알아차렸으면 좋겠어서? (눈 깜빡깜빡...) 재밌는 악마였네요...
 
연은제:뭐..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빨리 눈치챌 수 있게됐으니 오히려 좋다고 생각해. 그곳에서 당신에 뭘 봤는지는... 보지않아도 눈에 선하니까요?
 
윤리온:(제 머리를 꾹꾹 누른다. 머리 아파라... 작게 중얼거리다가.) 그냥 잘 살아가면 됐지 왜 굳이 이런 짓을 벌이는 거예요? 정말 오로지 흥미 때문에?
 
연은제:당신은 영생의 의미를 잘 몰라. 얼마나 지루한 것인데. 그래, 단순히 흥미만을 위해서 그랬어. 어차피 내겐 그들을 조종할 능력도 되는데.. 굳이 주어진 능력을 사용하지 안을 이유는 없잖아? 그들을 내가 도와줬으니, 그들도 나의 재미가 되어줘야지.
 
윤리온:지루하다고 해도 사람을 막 죽이면 쓰나... (겨우 중심을 잡고 바르게 선다.) 보통 이런 건 무차별 학살이라고 하죠. 사람을 죽이는 걸로 재미를 얻는다니 은제 씨도 참 이상한 걸로 즐기네요.
저야 영생을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살고 싶은 이유도 없긴 한데... ... (제대에 손을 짚고 너와 눈을 마주한다.) 왜 나는 안 죽였어요? 내 반응이 그렇게 궁금했나?
 
연은제:...그렇죠. 당신의 반응은 어떤가.. 그게 궁금했어.(널 물끄러미 보다가) 자신을 구해준.. 한줄기의 빛 같던 존재가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걸 알 때 배신감으로 물든 얼굴... 그런게 궁금했거든. 일반적인 구원과는 또 다르지.
 
윤리온:하하... ... 정말 지독하다니까... 이래서 악마란... 왜 사람들이 돌을 던졌는지 알겠어요. 차라리 기억 돌아오게 하지 않았으면 순순히 따라갔을 텐데...
... ...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한 사람을 이렇게 키우는데 정이 안 들었다니... 정말 비정해요! 저는 은제 씨한테 모든 걸 내줬는데 말이에요.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을 올려다 본다. 아아, 불쌍한 우리 부모님...)
근데 참... 당신이 증오스러운데... (고개 다시 내려 네 얼굴을 살핀다.) 불쌍해요...
 
연은제:당신에 대한 정이라... 어느정도는 있었을지도 모르죠. 순간순간 정도는. 하지만 궁극적인 것은 그게 목표가 이니니... 그 또한 내가 배제해야할 감정일 뿐이었어서.(말의 내용과 달리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가 불쌍해요? 리온, 그렇다면 나와 함께 가요. 그런 나를 보살펴주면 되는거죠.
어차피 그 부모는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었을거니까.... 이 편이 더 행복하고 좋지 않나요? 쓸모없는 부모를 떠나 저에게 온다는 것은... 작은 아픔만 견뎌내면 큰 행복이 뒤에 오잖아요?
 
윤리온:궁극적인 목표였다고 하면 한 번은 생각해 봤을 거 같은데... 그건 또 아니라니까 아쉽네요. 저를 기만하면서 속였다고 해도 당신이 지금까지 보여준 감정들은 적어도 제게 실이 됐던 건 없었거든요.
(입꼬리 올려 웃고는,) 그럼... ... 한 번 무릎 꿇고 빌어줄래요? 같이 가달라고 애원해주면 가줄게요. 간이고 쓸개고 모두 빼줄 것처럼... ...애원하면 또 모르죠.
당장이라도 당신의 손을 잡고 달아날지도...
 
연은제:그런가요... 제가 당신에게 준 사랑들이 그래도 헛된 것은 아니였나봅니다? 또한 제가 그만큼 당신을 잘 속여왔다는 것도 되겠지만.... 그렇다고해서 모든 감정이 다 거짓은 아닌 것만은 알아주세요(씨익 한 번 웃곤)
그럼 같이 갈건가요? 어차피 여기 남아있어봤자 죽음 박에 선택지가 없을텐데... 미련하네요.(널 물끄러미 보다가) 내 무릎이 뭐라고 목숨과 바꾸려고하는건지.
 
대화 도중, 바깥의 소음이 점점 커지는 것이 들립니다.
 
누군가가 다투는 소리, 날붙이 따위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연은제:그거 알아요? 나를 지키려는 이들과 해하려는 이들끼리 싸우면 어떻게 되는지?
 
서로를 헐뜯고 피를 보다, 결국엔 알아서 파멸하겠지.
 
은제는 늘 그런 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들 모두 스스로 파멸할 수 있도록.
 
어쩌면 대도시로 가는 이유 또한 같을지도 모릅니다.
 
… 문득, 매캐한 냄새가 점점 더 짙어집니다.
 
무언가 타는 냄새…
 
그것이 점점 더 짙어져 숨쉬기 괴로울 즘, 예배당 안으로 불길이 치솟습니다.
 
점점 거세지는 불길을 뒤로 한 채, 은는 당신을 몰아세우듯 다가갑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당신의 바로 뒤에 있는 제대에 올려진 천을 벗기자…
 
그곳에 드러난 것은 다름 아닌 관.
 
은제의 관입니다.
 
연은제는 관을 가볍게 열고는, 비워진 관 속으로 당신을 밀어 넣습니다.
 
당신이 함부로 일어나지 못하게 그대로 짓누른 채, 붉은 여명 속에서 그는 말했습니다.
 
연은제:리온, 이것은 구원입니다.
인간은 오직 죽음으로만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죽음으로부터 구원할 수 있지. 그래….
나의 어린 양, 내가 바로 당신의 구원자야.
 
원하면 괴로운 기억을 전부 잊게 해줄 수 있다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그리하면 아무것도 모른 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어려울 건 하나도 없단다.
 
단지, 내게 기대고 눈을 감아.
 
그리고…
 
나를 원해.
 
그때처럼 내 손을 잡아.
 
그리고 나를 따라오면 그만이야.
 
삿된 속삭임이 당신의 뇌를 어지럽힙니다.
 
그 속삭임에 정말 홀릴 것 같아서, 그래서 두려운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저 손을 잡으면, 더 큰 희생이 계속해서 나올지도 모릅니다.
 
만일 그런 은제를 두고 망설인다면, 그건 당신도 모르는 사이 홀려버린 탓이겠죠.
 
이제 곧 저 멀리 있던 화마가 다가와 모든 걸 재로 만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윤리온:(관 안에 들어가면 그저 조용하게 제 앞에 있는 이를 살핀다. 당신이 나의 구원자라고... ...)
이런 게 구원인지 기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거 하나는 알겠네요. 제가 생각보다 그렇게 정상은 아니라는 거. 그 소리를 듣고도 당신이 불쌍하다면 정말 바보겠죠... ...은제 씨... ... (네 팔을 잡아 당기며 제 쪽으로 가까이 끌어온다.)
이곳은 당신의 관이잖아요?
(품 안쪽에 넣어뒀던 십자가를 꺼내 그대로 네 심장께에 찔러넣었다.) 당신이 나를 구원해줬던 것처럼...
나도 당신을 구원해줄게요. (부디 앞으로 그가 가야할 길이 평탄하게 해주시고, 다음 생에서는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게 해주시옵고, 모두에게 구원을 내려주소서.)
죽음으로요. 나 믿죠?
 
구원이라니.
 
이 얼마나 오만한 발언이란 말인가요.
 
사람을 유희로 죽이고 모든 것을 그 손으로 파멸했으면서 그것이, 그런 것이 구원이라니….
 
고작 그런 것을 위해서 거짓된 모습까지 꾸려가며 왜 나를 가만 두질 못하는 건지!
 
분명 지금이 아니면 이 악마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죽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음으로 속죄해.
 
당신의 악행은 이걸로 끝나는 거야.
 
품에 있던 십자가를 꺼냅니다.
 
당신만을 죽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을 꺼내어 그 심장에 박아 넣습니다.
 
살을 뚫는 감각이 손끝까지 전해집니다.
 
은제는 예상하지 못한 듯 미처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심장에 박힌 십자가를 한참 쳐다보다가 붉게 빛나는 눈으로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연은제:...당신만은 나한테 이럴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엔 당신도 나를 버리는군요.
 
은제는 한쪽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려 웃다가,
 
당신의 볼을 어루만지다 결국 숨을 거둡니다.
 
마지막까지 오만이었습니다.
 
정말, 마지막까지….
 
END 3.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연은제 사망, 윤리온 생존
 
▶:*이후 탐사자는 성당을 무사히 빠져나옵니다. 악은 처단했지만, 이미 파멸하기 시작한 마을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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