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Charms Rainbow

바다의 혀

2023-06-22

아, …차가워.

신발 가죽이 젖어드는 감각과 함께 정신을 차립니다. 그보다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은제의 목소리가 더 빨랐나요. 순서를 가늠할 새도 없이 살을 에는 냉기에 발끝이 곱아듭니다. 거품이 팔 할인 하얀 파도가 복사뼈를 적시고 부서집니다. 아무래도… 한 쪽 발이 통째로 젖은 것 같죠.

연은제는 담담한 표정으로 정희원을 끌어당기며 말합니다.

━갑자기 바다 쪽으로 걸어 들어가서 놀랐습니다. 조심하세요.

감독: 연은제

출연: 정희원

정희원: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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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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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12. 28 PM 13 : 39… ]
"희원씨?"
―아, 차가워.
신발 가죽이 젖어드는 감각과 함께 정신을 차립니다.
그보다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은제의 목소리가 더 빨랐나요.
순서를 가늠할 새도 없이 살을 에는 냉기에 발끝이 곱아듭니다.
거품이 팔 할인 하얀 파도가 복사뼈를 적시고 부서집니다.
아무래도… 한 쪽 발이 통째로 젖은 것 같죠.
낭패입니다.
정희원:차갑다..
은제는 덤덤한 표정으로 당신을 끌어당기며 말합니다.
연은제:갑자기 바다 쪽으로 걸어 들어가서 놀랐습니다.
정희원:뭘 놀라기 까지야...
그러게, 제 발로 물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그러고는 붙잡힌 팔을 떼어낸다.) 발이 젖었어. 빨리 가자.
연은제:...조심하세요.(순순히 놔주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정희원:조심? (흘깃 쏘아보고는 다시 걷는다.)
연은제:...(따라 눈을 마주하다가 시선을 떼며)
바다 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고?
달리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젖은 모래가 신발코를 따라 미끄러집니다.
소금물에 양껏 젖은 한 쪽 발이 무겁습니다.
혹시 몰라 캐리어에 여분의 신발을 챙겨 넣었던 것이 다행이군요.
체크인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해 시간을 떼울 겸 점심을 먹고 이 주변을 걷기로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애꿎은 신발을 버렸다는 생각에 어쩐지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신발을 버렸다는 억울함도 잠시.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파랑,
다소 싱겁게 느껴지는 바닷바람,
핏기 없는 해변의 모래사장.
손가락이 꺾일 것만 같은 매서운 날씨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이곳은 아름답고, 완벽하고, 특별하군요.
문득 걸어온 길의 반대편을 돌아봅니다.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을 이기지 못해 서늘함만을 간직한 모래사장 위로 오로지 두 사람의 발자국이 점점이 찍혀 있습니다.
하늘은 냉기를 머금은 바다의 색을 반대로 반사한듯 탁하고, 창백하며, 채도 낮은 푸른 색을 띠고 있습니다.
정희원:(이곳에 오겠다고 했을 땐 아무런 기대도 없었지만, 이렇게 보니 풍경에 조금 이끌리는 것도 같았다.)
(저도 모르게 바닷물에 적신 발이 시린 것만 빼면...)
(그리고 제 뜻대로 되지 않은 나날들의 연속에, 저 녀석과 함께 여행을 왔다고 그리 기분이 나아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를 바라보다보면,
주변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당신과 은제 외에도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의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날씨가 날씨이니만큼 바닷가를 거니는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은제와 당신, 저 멀리 떨어져 걷고 있는 젊은 커플 한 쌍,
그리고 홀로 겨울바다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여행객 두어 명이 전부입니다.
정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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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50/25/10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쏴아아. 메마른 백사장 위로 파도소리가 밀려 올라왔다가 스며들길 반복합니다. 어쩐지 기분이 한결 낫습니다.
연은제:연구실에서 이번 휴가로 준 티켓이였는데.. 그래도 같이 오길 잘한 것 같지 않습니까? ...어린 녀석들 없으니까 한결 마음이 편한 것도 있고
정희원:나한테 있어서는 너도 제법 어린 녀석인데 무슨 사족을 붙이는 거니?
...그래... 거기선 그런 것도 주는구나. 풍경 만큼은 운치있네.
연은제:....(못들은 척) 사람을 막 굴려먹으니까 이정도는 주는 거겠죠. 제가 한 야근 횟수만 생각하면 정당한 것 같기도한데(가만 생각하는가 싶더니)
정희원:(생각하거나 말거나 못들은 척 하는 모습 보고는 짜증이 나서) 나한테 있어서 제일 크게 방해됐던 건 넌데?
연은제:아~.. 그랬나요? 그치만 결과론적으로 저한텐 이득이라서.(으쓱) 게다가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보인다는거.. 희원 씨는 모르죠?
정희원:그래, 네 뜻대로 끼워맞춰지는 걸 보니까 좋았겠지. (그러고는 한 소리 더 하려다가)
(작게 한숨 내쉰다.) ... 무슨 상관이야, 그게.
연은제:...어차피 희원 씨 뜻대로 됐었어도 그닥 행복하고 건강하게 끝나진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죠.(고개 휙)
후회는 딱히 없어서.
정희원:당연하지, 그러라고 하던 일이 아니었으니까. 내 말은--
나 아직 말 안 끝났어.
내가 건강한 모습을 봐서 너나 나나 무슨 이득이 있는데?
연은제:그게 궁금해요?(물끄럼..) 우선은 제멋대로 돼서 좋고, 두 번째는 이왕 살아야하는거 우중충한 것보단 밝은게 낫지 않나 싶어서랄까요? 그렇다고 저도 딱히 밝은 편은 아니지만..희원씨보다 건강은 해서(으쓱
정희원:자꾸 그런 식으로 말할래? (미간을 찌푸린다.)
그러니까, 네가 아무리 밝아졌네 뭐네 그런 말을 해도, 난 기분이 코빼기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뜻이야.
아, (말을 끝내고는 침음하며 미간을 짚는다. 꼬투리를 이렇게까지 잡으려던 게 아니었는데. 성깔도 제 멋대로 조절할 수가 없으니 답답하단 의미의 침음이었다.)
됐어, 어서 가자. 빨리 신발을 갈아신고 싶으니까.
연은제:(조금만 더 하면 독 쓸까했는데...) 그건 아직 희원씨가 제대로 미련을 못 버려서 그런거에요.(어서 가자는 말에 손목의 시계를 확인하며)
지금은… 꼭 오후 2시 5분을 지나고 있는 시간입니다.
정희원:아는 척 하지 마.
연은제:아는 척이 아니라 아는 거죠. 정곡 찔리셨나봐요?
(다시 손목을 덮곤) 체크인 시간 다 됐네요.
정희원:...
연은제:이만 들어갈까요?(손 내밀)
정희원:됐어. (먼저 성큼성큼 걷는다.) 억지로 옆에 붙여놓으시더니 아주 잘 아시네요.
연은제:억지로 안 붙여두면 도망갈거 뻔히 아니까요. 때 되면 다 풀어드릴 겁니다.
희원과 은제는 리조트로 돌아갑니다.
바닷바람은 두려울 만큼 서늘하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네요.
당신은 리조트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시선이 온전히 거두어지기 전에…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끝을 모르고 새하얗게 깔려 있는 백사장 위에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정희원:(크기는 누구와 더 비슷한지 가늠한다.)
발자국의 사이즈는 적당히 작은 사이즈입니다.
(적당히) 빼고 봐주세요
정희원:(...아이만큼 작을까?)
그러게요?
(모르쇠)
정희원:(제4의 벽을 노려본다.)
(... 리조트로 간다.)
.
.
.
.
[ PM 14 : 13 ]
회전문을 타고 로비에 들어서는 즉시 난방으로 인해 훈훈한 온기를 느낍니다.
빳빳이 굳어있던 손가락이며 양 뺨에 조금씩 감각이 돌아오기 무섭게 은제가 당신을프런트 데스크 쪽으로 이끕니다.
유니폼을 단정히 차려입은 직원 두 어 명이 업무를 보고 있네요.
프런트는…
이미 체크인을 하기 위해 몰려든 투숙객 두 어 무리로 만석입니다.
겨울바다만의 운치를 만끽하기 위해 부러 성수기를 피해 투숙하는 방문객들도 적지 않더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정희원:사람이 너무 많아...
연은제:뭐 이정도 가지고...
한 때 헌터였던 사람 맞아요?
정희원:네, 맞아요. 누가 집에다 감금해놓기 전까지는요.
연은제:누가 들으면 오해하기 딱 좋겠네요. 정신치료했을 뿐인데
정희원:오해고 자시고, 사실이지 않니?
정신치료는 정신과 의사가 했지.
연은제:희원씨는 일반적인 정신과 의사로는 안되니까요. 아시잖아요?
정희원:...
독으로 정신치료를 했다고? 무슨 독을 썼길래 그런대? 성분 검사는 해봤니?
잠은 잘 잤어도 정신 건강이 나아지는 건 영 못 느껴봐서 말이야...
연은제:아무래도 독은 그냥 약물치료 같은 느낌 정도인거라.. 그릐고 미량의 독은 원래 약재로도 사용되니까 걱정마세요.(뻔뻔스럽)
정희원:그러니까, 거기 세로토닌이 있는지 청산가리가 있는지 검사는 해봤느냐는 거야.
할만큼 걱정했는데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하셔봤자? (떠들면서 줄을 기다린다...)
연은제:(이럴 때보면 연구원이 맞긴하단 말이지..) 걱정마세요. 독에 관련해서는 전 전문가니까요. 죽지 않는 독을 쓴건 확실해요. 가끔 억지로 재워야할 땐 ...(뒷말을 잇지 않으며)
정희원:...
독 내성 뚫을 만큼 치사랑 높은 독으로 독살당해버려라.
연은제:제가 몸이 독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게 가능하겠어요?(피식)
정희원:이열치열. 널 죽일 수 있는 독이 언젠간 나오겠지. (얼굴 보니 짜증나서 고개 돌린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면 금세 두 사람의 차례가 옵니다.
직원:환영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을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겠다는 양 지어보이는 미소가 퍽 자연스럽습니다.
연은제:XX연구소 연은제로 예약했는 객실 체크인이 하고싶습니다.
은제가 예약된 객실의 체크인에 관련된 말을 꺼내면 아주 익숙하게 응대합니다.
직원:예약 확인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예약자분의 성함을 말씀해주시고, 신분증을 제시해 주세요.
은제가 신분증을 제시하면 직원은 프론트 한구석에 마련 되어 있는 '서류를 한 장' 건넵니다.
직원:예약된 객실의 입실 가능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는 동안 서류를 작성해주세요.
정희원:(빤히..)
연은제:왜 그러십니까?
정희원:아니, 적어. (그냥 구경중이라는 듯 고개 젓는다.)
연은제:..? 네 뭐..
직원은 데스크 PC의 모니터 자판을 몇 번 두드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겁니다.
서류를 확인하면, 여느 숙박업소에서나 받아 볼 수 있을 법한 형식적인 사항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름, 주소, 휴대폰 번호 등을 적을 수 있는 공란과 전염 위험성이 있는 병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에 관한 여부.
그런 것들.
서류를 적어내려가면 하단에 리조트 이용 약관, 주의사항, 취소 날짜에 따른 환불 금액 따위가 명시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연은제:(서류를 다 작성해서 직원에게 건내며)
서류를 모두 작성하고 직원에게 건네면 직원은 '대뜸 죄송하다는 말을 합니다.'
무슨 일일까요?
정희원:(ㅇ.ㅇ)
직원:시설 파손 문제로 인해 예약해주신 객실로의 입실이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급하게 입실 가능한 다른 객실을 알아보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정희원:네.
연은제: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직원의 호출이 있기 전까지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정희원:(로비 소파에 앉아서 신발을 벗는다.)
희원은 로비 소파에 앉아 로비를 전체적으로 둘러봅니다.
은은한 블랙펄과 화이트톤의 대리석 조합을 자랑하고 있어요.
간간이 배치되어있는 우드가 부담스럽지 않은 프라이빗한 느낌을 더합니다.
[출입구]가 마련되어있는 [벽면] 전체는 유리로 처리되어 있어 탁 트인 뷰가 가히 인상적이군요.
중앙에 조형물을 올린 커다란 [분수]가 놓여 있고,
그 위로는 크리스털로 세공한 와인잔을 뒤집어 매단듯 눈부신 샹들리에가 금색의 빛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희원:(내부 예쁘네...)
[프론트 데스크] 주변에 예비 투숙객들을 위한 [라운지] 형식의 대기석이 마련되어 있고,
은제는 이 곳에 서있습니다.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카페]도 눈에 들어옵니다.
연은제:(희원에게로 다가가며) 로비라도 둘러보고 있을까요?
정희원:그래.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 한 짝을 손에 걸고, 분수대부터 살핀다.)
연은제:여기가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내부가 깔끔하더라구요.
(널 따라가며)
정희원:응, 예쁘네.
대리석을 구석구석 깎아 만들어 고아한 느낌을 자아내는 그리스풍의 분수대입니다.
바닷물을 끌어다 사용한 모양인지 가까이 다가서면 약하게 소금 냄새가 맡아집니다.
그 위에 올려진 조형물은 꼭 추상적인 파도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쟁반처럼 생긴 넓은 홈에서 졸졸졸 물이 떨어집니다.
다시 보니 조형물 중앙의 홈에 동전을 던져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희원:바다 분수인가..
(ㅇ_ㅇ)
(그대로 돌아서 벽면을 눈으로 훑는다.)
평범한 분수입니다.
연은제:여기에 동전 던져서 넣는거에요. 안해봤어요?
정희원:뭔지 알아.
그런데 굳이?
딱히 할 이유가 없는걸...
연은제:이왕 여행지에 왔으면 이런 것도 던져보는 게 재미인데...
뭐 싫으면 말고요.
정희원:이런 거엔 나보다 관심 없을 줄 알았더니.
(유리벽을 살핀다.)
연은제:저도 나름 알맹이는 20대인데요?
정희원:아...
넌 젊으니까 관심이 있다?
난 늙었다는 말이지?
연은제: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희원씨 찔려요?
정희원:아니, 그렇게밖에 안 들리잖아?
연은제:아직은 어려서 뭐든 호기심을 가진다는거죠. 늙는다고 호기심이 없어지나..
정희원:흠. (무시하고 출입구쪽을 살핀다.)
연은제:..참나..
중앙에는 회전문이, 그 양 옆으로는 자동 문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바깥을 거닐던 사람들이 체크인을 하기 위해 하나 둘 로비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 보입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자동문이 열릴 때마다 서늘한 한기와 함께 짭쪼롬한 바다 냄새가 유통됩니다.
정희원:(스윽... 훑어보듯이 유리벽까지 확인한다.)
바다로 향하는 벽면 전체가 유리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탁 트인 뷰 덕인지 꼭 따듯한 모래사장에 서있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지문이 남습니다.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라? 그러고보니 유리벽의 표면에 음각으로 세공된 물결무늬가 보입니다.
정희원:(만지작만지작)
(장갑은 꼈다)
(ㅁ_ㅁ) 예쁘네..
연은제:눈이 안경 모양이 됐는데요?
정희원:안경을 쓰고 다니면..
가끔 이렇게 돼.
커피 한 잔 마시자. (카페로 간다.)
연은제:희원 씨가 사주는거에요?
정희원:뭐야?
사달라고?
연은제:왠지 얻어먹고싶네요
정희원:얻어맞고 싶은 게 아니라?
연은제:.....그럴리가요?
정희원:돈도 벌고 있으면서, 네 커피는 네 돈으로 사지 그래.
연은제:치사하네요.. 알겠어요. 어차피 희원씨 호강시켜주러 온 거 제가 사죠.
정희원:(ㅇ_ㅇ)
...그건 좋네. 가자.
로비의 창가쪽에 자리하고 있는 간소하고도 아담한 카페입니다.
바다를 눈요기삼아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연은제:카페 안에서 드실거에요?
정희원:아니, 금방 전화 오면 곤란하니까 테이크아웃이 좋겠어.
(호출..)
연은제:아~ 뭐 좋아요. 그럼 제가 사올게요. 뭐 드실래요?
정희원: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 적게 샷 추가 두번.
연은제:...그냥 에스프레소를 마시지..
(알겠다는듯 끄덕이곤) 다녀올게요.
정희원:그건 너무 쓰잖아. (그러곤 다녀온다는 말에 끄덕)
은제가 떠나고나면...
"으아앙!"
다짜고짜 라운지 쪽에서 커다란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지는 것을 듣습니다.
정희원:(반사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본다.)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바닥에 모로 누워 울고 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정희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보호자로 추정되는 중년의 여성이 난감한 표정으로 아이를 다그치고 있습니다.
정희원:... (별 일 없어보이면 다시 고개를 돌린다.)
연은제:자요. 여기 주문한 아메리카노.(금새 받아와서는 네게 건내며)
정희원:응. (받자 마자 쪼옥 마신다.)
...하아, 좀 살겠네.
(카페인을 충전하고 나면 아이가 신경쓰이는지 힐긋 라운지 쪽을 본다.)
중년 여성이 아이를 연신 달래고 있습니다.
정희원:(..)(다시 고개 돌린다.) 넌 뭐야? (시비 X 무슨 커피 마시냐는 뜻)
연은제:저요? 저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정희원:음.
그래.. 우리가 거기서 거기지.
호출은 아직인가... (라운지 쪽으로 간다.)
로비를 대강 둘러본 뒤 다시 라운지로 돌아오면 때마침 담당 프론트 직원이 두 사람을 찾습니다.
직원:연은제 님, 체크인 도와드리게습니다.
연은제:다 해결됐나본데요?
정희원:그래, 잘 맞춰 왔네.
정희원:
기준치: 70/35/14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직원:오래 기다리셨죠?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사과의 의미에서 기존에 고객님께서 예약해주셨던 객실보다 한 등급 더 높은 프리미엄 객실로 무상 업그레이드를 해드렸습니다.
정희원:(오..)
직원:금일 12월 28일 정상적으로 체크인 되셨어요. 체크아웃은 12월 30일 정오까지 마쳐주셔야 하며, 1시간이 초과될 때 마다 추가 요금이 합산됩니다. 오후 3시 이후부터는 1박 가격이 추가적으로 부과되오니 유의해주세요.
모닝콜 및 룸서비스는 객실 내 배치되어 있는 로비폰을 사용해주시면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부디 즐거운 일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는군요!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혹시나 이용 가능한 객실이 없을까 조마조마 했던 것도 사실이니,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짧은 안내 멘트를 끝마친 직원은 리조트 [팸플릿]과 함께 [객실의 열쇠]를 건네줍니다.
연은제:기다린 보람이 있게 됐네요.(팸플릿과 열쇠를 챙기며) 팸플릿 보실래요?
정희원:응. (팸플릿 건네받아서 본다.)
리조트 폰테르고Pintergo.
리조트 소개, 객실 안내, 각종 부대시설 소개와 이벤트 목록이 기재되어 있는 팸플릿입니다.
맨 뒷면에는 쿠폰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희원:여긴 쿠폰북도 있네. (가볍게 훑고 넘긴다.) 갈까?
연은제:조아요, 올라가죠. 나름 바뀐 방이 좋은 방이라서 그런지 높은 층에 위치한 것 같더라구요. 덕분에 바다는 예쁘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열쇠를 확인하고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
정희원:응. (한 손으로 아메리카노를 입가에 가져가고, 한 손으로 신발을 쥔 채 따라간다.)
어디보자, 객실은… NNN호.
로비 측면에 자리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객실로 이동합니다.
엘리베이터 역시 천장이 높고 시야가 개방 되어 있어 바다의 전경이 너르게 드러납니다.
엘리베이터 측면에 리조트 층별 안내도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리조트가 다른 어느 것 보다도 투숙객의 눈에 '바다를 담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매기고 있음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방에 몸을 들이기 무섭게 인위적이지 않은 바다 특유의 소금내와,
기분이 좋아지는 시원달달한 향기를 맡습니다.
신발장을 지나쳐 객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거실 한구석에 두 사람의 캐리어가 놓여있어요.
체크인 전에 데스크에 맡겨 두었으니, 친절한 이곳의 직원이 옮겨 놓은 모양입니다.
인테리어 대부분이 대리석이거나, 우드입니다.
정성껏 꾸며진 태가 나서일까요?
차갑고 건조하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야외 테라스로 향하는 거실 한 쪽은 [베란다]가 통째로 트여 있어 넘실대는 겨울 바다가 코 앞에서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 너머로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커피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세심하네요.
아일랜드 형식의 [주방]과, 중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배치된 킹사이즈의 [침대],
한 구석에는 [화장대]나 [욕실] 또한 빠짐 없이 존재합니다.
정희원:먼저 씻을게. (가볍게 내부를 훑더니 별 내색 없이 곧장 욕실로 향한다.)
연은제:바로요? 아.. 맞다 바닷물에 발 담그셨었죠?(신발신은채로..) 다녀오세요.
정희원:(축축..)
문을 열어보니 상큼한 시트러스 계열의 냄새가 맵돕니다.
가장 먼저 반투명한 샤워 부스와 커다란 욕조가 보이고,
선반에는 포장지를 뜯지 않은 각종 일회용 세안도구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정희원:(성가신 냄새가 여기까지 나네...)
(발의 불쾌감을 어서 지우고 싶어서는 곧장 따뜻한 물로 샤워한다.)
(샤워끝)
(머리 수건으로 감싸고 보송보송하게 나온다.)
(화장대 살핀다.)
나무로 제작된 흰색 계통의 화장대로, 서랍 두 개가 붙어 있습니다.
원한다면 드라이기나 빗, 스킨, 로션, 코롱, 티슈 따위의 전자제품과 기초화장품, 위생 용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랍중 하나를 열면 가지런히 접힌 샤워가운 두 벌을 발견합니다.
정희원:(ㅇ_ㅇ)
(머리 말리고 기초화장 하고 나온다.)
연은제:다 씻으셨어요?(욕실에서 나온 너와 마주치곤)
정희원:응.
뷰는 어때?
(베란다쪽으로 향한다.)
연은제:뷰요? 좋던데요? 환기도 시킬 겸 문도 열어뒀어요.(다시 널 따라 베란다로 나가며)
어찌나 깨끗이 닦여 있는지 조심하지 않으면 머리를 부딪힐 정도로 투명합니다.
양 옆으로 가지런히 정돈된 쉬폰 커튼이 묶여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유리창 너머로 서늘한 냉기가 느껴집니다.
너머로 난간이 설치된 테라스가 보여요.
정희원:어쩐지 욕실 문 열자마자 냉기가 훅 끼치더라.
...괜찮네.
(커피 마저 쪼옵 마시고는 주방을 살피러 간다.)
연은제:역시 프리미엄 방은 다르긴 하더라구요. 주방도 넓고. 요리해먹을 일은 없겠지만..
세련된 아일랜드 형식의 주방으로, 취사도구가 빠짐 없이 구비 되어 있습니다.
테이블은 두 사람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커보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은 사이즈의 냉장고도 눈에 띕니다.
정희원:요리할만한 거 안 챙겼어? (은제 본다.)
연은제:이런 곳 오면 보통 호텔 내부 식당에서 밥먹는거 아니에요? 돈만 챙겨왔는데. 아니면 편의점에 가서 뭐라도 사오죠?
정희원:...됐어. 딱히 그런 걸 기대한 건 아니야.
식당 밥... 맛있겠지.
연은제:식당밥.. 이런 곳이라면 당연히.. 맛있지 않을까요? 이런 곳에서 맛없으면 유죄인데.(고민..) 냉장고에 물도 좀 채워져있더라구요.(말 끝으로 냉장고 쪽으로 가서 생수 한 병을 꺼내 마시고는 다시 넣어둬)
정희원:흐음. 그래야겠지... 바다를 보는 데에는 잘 신경쓴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 꽤 준수한 곳이네.
또 중요한 건... (주방 확인 끝났다는 듯 침대 쪽으로 간다.)
자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커다란 침대입니다.
이불이 성심성의껏 정돈 되어 있어요.
토퍼가 따로 깔려 있지 않은데도 누워보면 놀랄만큼 푹신푹신합니다.
침대의 바로 옆에 위치한 협탁에는 스탠드와 로비폰, 객실용 전화기 등이 구비 되어 있습니다.
연은제:센스 좋게 좀 큰 사이즈의 싱글 침대 두 개인 방으로 줬더라구요.(금새 따라와서 문에 기대서서)
정희원:(침대에 앉아서 베개 이불 다 눌러보고 살펴보고 나서) 음, 좋네.
'띵동'
객실을 둘러보고, 당장 사용할 짐을 솎아내고 있을 때쯤 '인터폰'이 울립니다.
정희원:(곧장 일어서서는 인터폰 쪽으로 간다.)
인터폰 화면을 확인하면 당연하게도 '일면식 없는 젊은 남성'이 서있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은 걸로 보아 이 리조트의 직원은 아닌듯 합니다.
정희원:...(인터폰 화면 한 번 보고 은제 한 번 보고) 아는 사람이야?
연은제:아뇨. 저도 모르는 사람이에요.(고개 절레)
정희원:... (조금 경계하는 얼굴로 인터폰 버튼을 누르며) 누구세요?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입니다.
남자는 자신을 '옆 객실의 투숙객'이라고 소개합니다.
젊은 남성:실례합니다. 혹시 일곱 살 정도 되는 어린 여자 아이를 못 보셨나요?
정희원:...여자 아이...?
(돌아서는 객실 문을 열러 간다.)
(문을 열고) 그 아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닷가에서 아이의 것 같은 발자국을 본 적 있어요.
그리고 로비에서도 아이 한 명을 봤는데, 그 아이는 보호자가 있어보이더군요. 아마 지금쯤 바닷가로 나가지 않았을지...
젊은 남성:아...! 그렇군요.. 얘가 대체 어딜간건지.. 잠깐 안 보는 사이에 없어져서.. 우선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닷가에 나가서 마저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꾸벅
정희원:(보호자인가. 눈에 인상착의를 새겨둔다.)
네, 아이 울겠어요, 어서 찾으세요.
젊은 남성:네..! 감사합니다..!(다시 한 번 꾸벅 인사를 하고는 바로 내려가)
연은제:....(물끄럼..) 남일 같지 않겠네요
정희원:(잠시 마주본다.)
(아무 대답 없이 베란다로 나간다.)
연은제:...(네가 말이 없자 자신도 더이상 말을 잇지 않고서 따라 다시 객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서는)
기분 전환이나 할까요? 제가 방금 봐둔게 있는데.
정희원:(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이고, 바다를 한참이나 내려다보며) 뭔데?
연은제:(아까 받았던 팜플렛에서 리조트 내 이벤트 목록을 모아둔 페이지를 펼쳐 네게 보여주며) 여기 이거 봐요.
이 리조트의 최상층인 스카이 라운지에서 특별한 칵테일 무료 시음회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에요.
딱 날짜가 맞아 떨어지는데다 별다른 일정이 없는 것도 우연이니, 스카이 라운지로 가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정희원:(가만히 팜플렛을 보다가 담배연기를 후 뱉는다. 가라앉은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기왕 온 김에 이 곳의 서비스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잠시 고민하는 숨이었다.)
연은제: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게다가 지금 희원 씨 기분 별로인 것 같아보이거든요.(널 흘겨 보고는) 별로면 그냥 객실에서 쉬어도 되니까.
정희원:(팜플렛을 보던 시선이 네 눈으로 향한다. 담뱃불을 재떨이에 문질러 끄고) 잘 아네.
아직 해도 안 졌으니, 좀 쉬다 저녁에 갈까...
연은제:그럴까요? 어차피 술 시음회라 저녁 늦게까지 할 것 같은데. 조금 늦는다고해서 아쉬울건 없죠.(좋다는듯 고개 끄덕)
정희원:도수가 너무 높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잠깐 나왔다고 손 시려워서 호호 불며 안으로 돌아온다.)
연은제:도수가 높으려나... 그닥 높지는 않을 것 같은데. 술이 약한 사람들도 시음해보고싶을 수 있을거니까요.(어차피 내성이 있는 편이라 자신은 상관없는듯)
정희원:넌 좋겠네, 알콜 면역이라. (침대에 앉아 짐이나 마저 푼다.)
짐을 풀고 객실에서 쉬다보면 어느새 시간을 흘러 오후가 됩니다.
창밖에 보이던 푸른 하늘은 주황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네요.
연은제:(침대에 누워 잠깐 눈을 붙이고 있었다가 뜨고는) .. 몇 시지.
정희원:체크아웃 할 시간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 툭 던진다.)
연은제:벌써요? 아무것도 못했는데 또 출근하겠네~(네 농담 받아주며)
정희원:그래, 출근이나 하러 가. 난 여기 계속 있을 테니까.
연은제:너무한거 아니에요? 이왕이면 연차내고 같이 있자고 해야지...(네 쪽으로 고개 휙
정희원:내가 왜? (질색한다.)
내 성격 잘 알면서 이상한 걸 바라네...
연은제:여기에 누구 티켓으로 온건데요~ 당연히 좀 더 쉬고 가자고 해야죠.(뻔뻔..) 이만 그 술마시러 가볼까요.(찌뿌둥하게 침대에서 일어나며)
정희원:아니, 그럴 수만 있다면 받아먹고 튈 건데. (이쪽도 뻔뻔함)
조금 잔다고 완전히 물만두 됐더라, 너.
연은제:희원씨 엄청 솔직해졌는 거 알죠? 예전엔 솔직해도 이런 느낌 아니었는데.(물끄럼..)
물만두 됐다는거.. 부었다는 소리에요?
정희원:너한테 숨겨봤자 어차피 금방 들통날 거, 피곤하게 숨길 이유가 없지. (시선 집요해.. 슬쩍 고개 돌려 피한다.)
응.
꿈도 안 꾸고 푹 잤나 보지?
연은제:이젠 저도 완전히 파악하셨네요.(고개 돌려 피식 웃고는) 뭐.. 제가 이젠 좀 편해진거겠죠?
네. 한동안 철야하느라 못 자서.. 저 코는 안 골았죠?
정희원:... 그렇게 말하니까 징그러워. 내가 알고 싶어서 알게된 것도 아닌데...
흐음... (힐긋 보고는) 뭐, 들었는지 어떤지는 네 상상에 맡길까. (느릿하게 일어난다.)
연은제:못 들은걸로 알고 있을게요 그럼(자리에서 완전히 일어나 스트레칭을 가볍게 하고서는 옷을 챙기며) 여기 최상층에 있다던데, 혹시 모르니까 겉옷도 챙겨요
정희원:철야해놓고 그것밖에 안 잔다는 것도 대단해... (딱히 본인이래도 그랬을 것 같지만. 이어지는 네 말에 끄덕이고 겉옷까지 챙겨입는다.)
연은제: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또 잘거니까 걱정마세요. 게다가 몸이 이젠 조금 자는거에 익숙해졌는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객실 문을 열어주고는)
정희원:기개가 좋아... (중얼거리며 익숙한 듯 열어준 문으로 나간다.)
두 사람이 객실 바깥으로 나섭니다.
[ PM 17 : 13 ]
지이잉.
깨끗이 닦인 자동문이 양 옆으로 몸을 기울입니다.
라운지에 입장하면 비수기임에도 연말인지라 사람이 꽤 몰려 있습니다.
라운지는 둥근 원형 모양입니다.
때문에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먹먹한 겨울 하늘이 시선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서로의 깊이를 마주 반사하듯, 하늘과 바다가 이어진 절경이 황홀의 극치입니다.
그 중앙에 마찬가지로 둥근 형식의 카운터겸 바bar가 놓여 있습니다.
유니폼을 차려 입은 바텐더 두 명이 손을 바삐 움직여 음료를 제조하고 있어요.
어디에 앉으면 좋을까?
자리를 물색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라운지 한구석에 대기하고 있던 리조트 직원 한 명이 두 사람에게 다가옵니다.
직원:환영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정희원:(여전히 두리번거리며) 괜찮은 자리를 좀 추천해 주시겠어요?
직원:아~ 혹시 칵테일 시음회 이벤트 관련해서 찾아오신걸까요? 그렇다면 이쪽으로 따라와주세요.
직원은 두 사람을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창가쪽 테이블로 안내합니다.
직원: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정희원:네. (자리 좋네... 앉는다.)
친절히 양해를 구한 직원은 테이블을 떠나기 전, 본 칵테일 시음회가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운이 좋으면 여덟 시간 코스의 크루즈 무료 승선권을 얻을 기회도 잡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는 멘트도 잊지 않습니다.
연은제:생각보다 이벤트 스케일이 큰가 보네요.(직원의 이야기를 듣고는)
정희원:크루즈...
그러게, 너 이 리조트도 지원 받아서 온 거 아니었나.
신설된 리조트라 그런지... 많이 퍼주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퍼주는 곳은 잘 못 봤는데 말이야.
연은제:리조트 자체는 지원받아서 온게 맞는데.. 이 시즌에 이런 이벤트를 하는지는 저도 처음 알았어요. 역시 뭐든 첫 개장했을 때가 좋은가 보네요.(주변을 슥 둘러보며)
정희원:음, 잘 되기 딱 좋은 구조네. (창 밖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연은제:이대로만 유지한다면요.(냉정하게 말하고는 자신도 창밖으로 시선을 두고 멍하니 보며)
잠시 대화를 나누며 기다리다보면 직원이 칵테일을 가져다 줍니다.
짙은 남색의 칵테일 위로 흰색의 크림소다 층이 얕게 쌓여 흔들립니다.
마치 파도 같다는 생각을 할 때 쯤… 친절한 직원이 설명을 덧붙입니다.
국내외 최고의 서비스를 책임진다던 팸플릿 속의 포부가 거짓은 아닌듯 쏟아지는 말들이 청산유수입니다.
직원:보드카 1온즈와 블루큐라소, 레모네이드를 채워 넣은 칵테일에, 달콤한 크림 소다를 얹어 겨울 바다의 깊은 맛을 구현했습니다. 오직 저희 스카이 라운지에서만 맛보실 수 있는 특별한 칵테일이랍니다.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벤트 당첨 여부는 글라스를 픽업카운터에 반납해주실 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가장 가까운 라운지에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설명을 끝마친 직원은 막 스카이 라운지에 들어서는 또다른 투숙객에게로 이동합니다.
얼핏 들어서는 평범한 재료로 조합된 드링크가 분명한데,
거창하게 겨울바다의 깊은 맛을 구현했다는 사족에 관심이 갑니다.
정희원:귀엽네. (칵테일을 본다.)
연은제:딱... 저 푸른 바다 같네요.
마케팅을 잘하는건지..
새하얀 거품같은 소다가 글라스 가장자리를 향해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톡톡 쏘는 것이 아무래도 스파클링 칵테일인 걸까요?
정희원:흐음, 그러게, 비수기에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다시 바다를 흘깃 보고는)
(널 보고는 제 잔을 들어 건넨다.)
연은제:...? 건배하자구요?
정희원:응. (ㅇ_ㅇ)
연은제:아.. 좋아요.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저도 잔을 들어 네 잔에 맞부딪히며)
정희원:너도 어리다보니 경험이 많이 없는가 보지...?
(짠.)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맛을 느낀다.)
연은제:제가 회식자리를 별로 안 좋아해서.( 네 말에 변명이라도 하듯 말을 덧붙이고는 저도 가볍게 술을 들이켜)
그대로 입술 너머로 겨울바다를 닮은 것을 들이키고…
정희원:아깐 어리단 핑계로 잘도 말하더니, 이런 건 어리다고 들먹이면 피하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꿀꺽꿀꺽. 목넘김이 시원해보입니다.
연은제:원래 제 좋을대로 해석하는거니까요.
정희원:(잘 마시네... 보면서) 그래도 이런 건 더 많이 경험해봐야 해.
겉과 속의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격차를 좁혀야 비로소 그게 나잇값이 되지 않겠어. (엄지와 검지를 벌려 그 사이로 네 얼굴을 보더니, 손가락 좁히는 제스처를 하곤)
(이내 아차싶어 한숨을 내쉬고 그 손으로 턱을 괸 채 다시 창 밖을 본다.) 됐어... 내가 뭔 얘기를 하는 거람.
연은제:괜찮아요. 들어놓으면 나중에 다 도움이 되겠죠.
희원씨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같은 직종에서 종사했던 선배나 다름 없는 사람인걸요.(네 행동을 빤히 보고 있다가 고개를 가로젓고는)
그래도 한결 편안해지셔보여서 다행이네요.
정희원:내 얘기 같은 걸 왜 신뢰해, 난 신경쓰지 말고 다른 훌륭한 사람들 자서전이나 봐.
그것도 어쩌면 맞는 말이긴 하지만...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연은제:전 그닥 위대하고 위대한 사람들 말은 잘 안 새겨 들어서요.(물론 저 좋을 땐 골라서 듣는다만..) 그러기엔 저는 소시민이라 그런 그릇이 큰 사람들 논리는 받아들이기 힘들거든요.
정희원:그렇다고 네 몸을 바꿔버린 사람 말 듣는 것도 좀 그렇지. 안 그래?
뭐... 그것까지 부정한다면 넌 진짜 재밌는 애야.
연은제:어차피 새로운 공존 속에서 나름의 타협을 하면서 이미 잘 적응해버려서 괜찮아요. ..제 안의 녀석은 또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우선 전 지금 제 상황에 만족하니까요.
정희원:그래... 진짜 재밌는 애네. 네가 그렇게 판단한 거라면 됐어. 사실 아무래도 상관 없었지만. (그보다 신경쓰이는 것은 자신이 다시금 남의 인생에 관여하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이지. 한 모금 더 마신다.)
뭐.. 이런 세세한 사회생활 말고는... 그 껍데기 나잇값에 잘 들어맞고 있네. 정말 신기하게도...
연은제:원래도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서 그럴지도 모르죠.(피식..) 그런 면에서는 이 몸으로 옮겨온게 잘된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남은 칵테일을 원샷하곤)
- 2023.06.22 2:23 -
연은제:그러고보니 이 자리 창가라서 바다도 잘 보이겠네요.(직원에게 술 한 잔을 더 부탁하고는 눈을 자연스레 창 밖으로 돌려) 밤바다가 더 예쁜 것 같아요.
정희원:oO(바로 재주문하네...)(ㅇ_ㅇ)
응, 예쁘네. (바다를 뚫어져라 본다.)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연은제: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오션뷰 아래 해안선을 따라 백사장을 걷는 관광객들이 보이는군요. 단조로운만큼 평화롭기 짝이 없는 풍경입니다. 저 멀리 바다에 들어가겠다고 엄마 손을 잡고 물가로 이끄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뜯어 말리는 아빠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생이겠지 싶어요.
정희원:(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있지,
옆 객실은 괜찮을까.
테이블로 시선을 거두기도 전, 은제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연은제:추우니까 물 속에 들어가는 건 무리려나.. 왠지 아쉽네.(중얼) ..네? 아... 그러게요. 지금쯤 찾았을까요?
바다에 시선을 떼지 못한 채, 혼잣말을 하듯 작게 읊조립니다.
정희원:(그 말에 풋 웃는 것도 같았다.) 꼭 바다에 뭐라도 있는 것 같아...
너도 그렇고 다들 이끌리잖아... 신기하지. 그냥 풍경이 좋다는 정도의 감상으로 끝날 만도 한데.
리조트 분위기에 더해 이끌리는 거거나, 아니면...
정말로 바다 안에 뭔가 숨겨져 있는 걸까. (턱을 괸 채 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연은제:바다 안에 뭔가 숨겨져있을리가요. 이제 괴물들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텐데..(네 말에 믿을 수 없다는듯 픽 웃고는)
다들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홀린거라면 모를까..
그렇잖아요, 좋은 곳에서 한껏 고양된 기분이라 뭐든 긍정적이고 좋게 보이는거. 그냥 평범한 바다인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렇게 느껴지는 거겠죠.
정희원:그래?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아직 많이 남아있는 칵테일 한 모금 더 마시고)
그래, 네 기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안 그래도 바다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이 리조트가 열심히 힘을 쓰고 있는 모양이니...
연은제:(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에 이유는 묻지 않고 빤히 쳐다보다가)
그러게요.. 이렇게 이벤트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거 보면 망하기는 싫은가보죠. 술도 꽤 신경쓴 것 같더라구요. 적당히 달달하고 맛있어서.( 어느새 받은 술을 또 들이키며)
정희원:... 그렇게 빤히 보지 말아줄래.
적어도 나는 손 뗐으니까... (괜히 찔려서 덧붙인다.)
연은제:아무 말도 안했는데...(작게 중얼거리고는 다 마신 잔을 테이블에 올려두며)
은제가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자 잔 아래 덜그럭거리는 푸른색의 원석이 드러납니다.
정희원:...
... 그건 뭐야?
연은제:...그러게요?
바다를 담아놓은 듯 찬란한 푸른 빛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연은제:흠.. 카운터에 물어볼까요?
정희원:이벤트 당첨같은 거려나. (끄덕인다.)
연은제:그런 것 같아요 보아하니.(바로 직원을 불러 원석에 대해 물어보며)
직원이 다가와 은제가 들고있는 원석을 보자,
"축하합니다!" 글라스 안의 원석을 확인한 직원이 박수를 칩니다.
그 뒤를 따라 함께 있던 또 다른 직원도 박수를 칩니다.
듣자하니 크루즈 무료 승선권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이군요!
정희원:(ㅇ_ㅇ)
(이카리 신X 보듯이 은제를 본다.)
곧 직원이 티켓을 건넵니다.
티켓 뒷면을 살피면 승하선이 가능한 선착장의 위치가 약도로 표기 되어 있습니다.
차를 끌고 20분 가량 이동해야 하는 거리예요.
차가 없는 이용객을 위해 리조트 측에서 셔틀 버스를 운행한다고 하니 그 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법 합니다.
연은제:나름 뭐..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정희원:운수 좋은 날이네.
바다랑 지독하게 엮일 수 있겠어.
연은제:....꼭 그렇게 찬물을 끼얹을거에요?
정희원:찬물이라니? 축하의 의미로 말한 거였는데.
아, 뭐. 물론 여기 오기 전까지는 누구들 덕분에 바다가 나한테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었지만 말이야. 그건 전혀 신경 안 써.
연은제:(가만 보면 은근 뒷끝 길단말이지..) 그래서 같이 안 가겠다는 의미인거죠 그럼?
정희원:그래도 돼?
연은제:아뇨.
정희원:왜 물어봐?
연은제:희원씨가 그렇게 말하는거 보니까 꼭 데려가야겠어요.
정희원:(인상)
(한숨 내쉰다.) 그래, 리조트에서 보내주는 거니 적어도 즐기는 재미야 있겠지.
연은제:아무것도 안하고 리조트에 틀어박혀있는 것도 좋긴하지만.. 주면 또 가야죠.
정희원:(미간 꾹꾹 눌러서 푼다.) 승선은 언제 하는 거야?
연은제:내일 오후 한 시라고 되어있어요.
정희원:빠르네, 좋아.
겨울 바다가 운치있고 아름답긴 해도,
2박 3일 내리 바다 감상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뭐든 낫지 않겠어요?
훌륭한 무료 칵테일도 마셨겠다, 더불어 크루즈 승선권도 얻었겠다.
수완이 좋습니다.
이후 스카이 라운지에서 벗어나 방으로 돌아옵니다.
수평선 너머로 빛이 가라앉고, 짙은 군청색의 밤하늘이 깔릴 무렵 별안간 은제가 나가자는 제안을 합니다.
연은제:배도 부른데 좀 걸을까요?
정희원:...휴... (취기가 살짝 올라오는 듯 한숨을 푹 뱉고) 그래, 바닷바람 좀 쐬어야 겠어.
연은제:찬 바람 쐬면 취기도 좀 가시기도 하고.(네 모습을 보고서)
.
.
.
[ PM 20 : 56 ]
바람은 여전히 매섭고, 파도 소리는 아침에 들었던 것보다 더욱 거셉니다.
숨을 뱉을 떄마다 서리가 낀듯 희뿌연 입김이 퍼졌다 즉시 자취를 감춥니다.
해가 완전히 진 이래임에도 낮보다 인구가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걷기가 조금 수월합니다.
이 정도 추위라면 버틸만 할지도 몰라요.
정희원:(두른 목도리를 붙잡고 코까지 올려서 가린다.)
이따금 허공에 싸구려 폭죽을 쏘아 올리는 무리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부서지는 파도에 녹는 모래, 떠내려가는 조개껍질의 무덤.
어쩐지 마음이 더없이 가볍습니다
무언가를 훌훌 털어낸 것처럼… 가끔 이렇게 여행을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습니다.
정희원:oO(폭죽 시끄러워)
연은제:(아ㅋ)
폭죽이 시끄럽다는.. 그런 생각을 할 때쯤.
연은제:예쁘지 않아요?
쏟아지는 저온의 불빛을 받아내며 은제가 읊조립니다.
정희원: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꼭,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요.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얼굴에 어슴푸레 빛이 번집니다. 사방에서 터지는 불빛의 산란은 꼭 축제에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정희원:(가만히 얼굴 바라본다.) 그럼 들어가 봐.
(바다를 가리키며) 저기에.
연은제:...그럴 생각은 없어요.
정희원:네가 보기만 하는 걸로 만족하는 성격이던가.
연은제:그렇다고 무작정 뛰어들기도 그렇죠. 뭐.. 들어가고보고 싶긴하네요.
시간을 떼우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이 소란스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데?
무슨 일일까요.
정희원:(은제 뒤에 슬쩍... 숨음)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모래사장 어드매에서 붉은색 불빛이 번쩍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던 폭죽의 불꽃과는 새삼 다른 형태의 것.
아무래도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였나봐요.
구급차뿐 아니라 경찰차도 두어 대 도착해 있군요.
그 주변에 듬성듬성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oO(귀찮은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아)
▶:인파의 틈 사이로… 하얀 천이 덮인 들것에 들린 무언가가 구급차에 실려 올라가는 것을 봅니다. 사고라도 난 걸까요.
정희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낮부터 종일 고요하기만 하던 리조트 앞바다가 온통 떠들썩합니다. 그 소란에 객실에 머물던 리조트 투숙객들이 테라스 바깥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기도 합니다. 탐사자는 요란의 틈바구니에서 '여자 아이의 익사체가 떠밀려 올라왔다'는 내용의 대화를 듣습니다.
정희원:(그런 소식이 들려오면 어쩔 수 없게도 그제서야 인파 쪽에 시선을 둔다.)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이 잘..
"거 찍지 마시라니까 그러네. 물러 서 주세요!"
정희원:(행깎 가능할가요)
가능합니다!
정희원:(행깎하고 머리를 쥐어짜봅니다.)
▶:문득, 객실 체크인 직후 두 사람의 방에 찾아왔던 젊은 남성이 떠오릅니다. 분명 어린 딸을 잃어버렸다고 했었죠. …설마?
정희원:(그럼 기억해둔 젊은 남성의 인상착의를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찾는다. 그 남자는 여기에 있나?)
중년의 남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이미 앰뷸런스를 따라 간 것이 아닐까요?
조끼를 착용한 경찰 두어 명이 몰려드는 구경꾼들을 제지합니다.
앰뷸런스가 서둘러 자리를 뜨자 밀집 되어 있던 인원 몇 명은 무리에서 이탈합니다.
마침 혀를 차며 뒷짐을 지고 리조트로 돌아가려는 중년의 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희원:(누구지?)
중년여성: 아, 봤으면 알 거 아냐? 일곱살 난 애가 바다에 빠졌다고 하대. 보니까 가족 여행 와서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어린 애가 불쌍하게 됐어. 쯔쯔….
듣자하니 부모가 잠깐 눈 판 사이에 바다 근처에서 놀다가 파도에 휩쓸려서 그렇게 됐다는구만.
정희원:...
중년여성: 말도 말어. 애 부모가 실신을 해서 먼저 실려갔다니까. 난 더 몰라. 아이고, 날이 왜 이렇게 추워. 들어가야지….
정희원:(말 없이 목도리를 쥐고 얼굴을 파묻는다. 들어가는 중년 여성의 뒷모습을 보다 바다를 돌아본다.)
(연관도 없는 사람들에게서 트라우마를 느낀다. 꾹 쥔 장갑 아래로 검은 물질이 흐른다.)
(순식간에 은제는 안중에도 없어진 듯 그대로 바다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이 감정에서 도망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으므로 다리나 열심히 움직인다.)
희원은 반대편으로 하염없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얼마정도 갔을까,
주변은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고요를 되찾았습니다.
한순간 찾아든 적막에 고개를 들어올리면…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뒤따라왔을줄 알았던 은제마저도요.
추위에 사고마저 얼어버릴 무렵, 덜컥 불안함을 느낍니다.
아까 전의 상황을 목도해서 일까요?
정희원:...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 불온한 감정은 온데간데 뒤섞였다. 타들어가듯 차가운 고통이 머리 끝까지 찌르는 듯 했다.)
(적어도 한 명 만큼은 시야에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닌가, 입 안을 끈적하게 적시는 검은 물질을 다시 삼키고 이성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연은제, 연은제!
(그 사이에 리조트로 돌아갔나? 아니면 근처에 가게라도 있나? 필사적으로 두리번거린다.)
이렇게까지 아무도 없을 리가...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제 정신 상태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아! 저도 모르게 또 바다에 들어갔는지도 모르지. 제가 또 저도 모르게 바다에 빠져 꿈을 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녀석은, 그 녀석은 멀쩡한 녀석이니까 쉽게 사라질 녀석이 아니다. 내가 머릿속에서 그 녀석을 지운 걸지도 모른다.)
정희원:(다시 바닷가로 달려간다. 다시 그 녀석이 서있었을 자리로 달려가면, 닿으면 다시 보일지도 모른다.)
정처 없이 바다를 돌아다니며 이름을 불러도, 로비에 들어서도, 안내 데스크에 물어도, 편의점에서도 은제를 찾을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전화도 받지 않는군요.
객실로 이동할 경우 현관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객실 키는 은제에게 있던가요?
한참을 헤매다 다시 객실로 돌아가면 문이 열려있습니다.
정희원:(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으면 화를 내기 시작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내가 제정신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었다. 집착적으로 헤매다가 객실로 돌아온다.)
원래 열려 있었나...?
(신발도 벗지 않고 객실 안으로 들어간다.)
객실 안으로 들어가면은제는 당황한 표정으로 희원에게 어딜 다녀 온거냐며 반문합니다.
연은제:어디 다녀온거에요..???(눈살을 찌푸린 채로 네 앞으로 다가와선)
정희원:(장갑을 뚫고 추위가 바늘처럼 박힌 손을 빼내어 네 양 뺨을 잡고 양 눈을 번갈아가며 본다.)
... 한참 찾았잖아.
어디에 있었어?
(순식간에 인상을 구기며) 날 두고 어디로 갔냐고!
연은제:희원씨야말로 갑자기 말도 없이 뛰어가버려서 한참 찾았는걸요??(왜 그러냐는듯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가 한숨을 후 뱉고는) 서로 찾다보니까 방향이 엇갈렸나보죠.
정희원:날 제대로 붙잡고 있었어야지, 왜 이런 상황에 날 혼자 두는 거야? (네 옷깃을 잡고 신경질적으로 흔들기 시작한다.)
전화도 안 받고, 아무리 돌아다녀도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그러고는 탁 놓는다. 잠시 말 없이 무표정하게 되어선 네 얼굴을 한참 바라보고)
...아, 드디어 찾았어. 다행이다. (좀 전까지 화내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미소짓는다.)
연은제:..(왔다갔다하는 네 행동에 아까 같이 봤던 상황이 떠올랐다. 확실히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것이 네게 영향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지 화를 내려 욱하려던 것을 가라 앉히고는 덤덤한 표정으로)
불안하면 말하세요. 괜찮다고 할 때까지 옆에 있어드릴테니까. 확실히 아까 전 상황은 너무 급작스럽고 충격적이었으니까요. ...특히 희원씨한테는 더욱 더.
뛰어가는거 못 잡은건 죄송합니다. 그렇게 빠르게 달려갈줄은 몰랐거든요. 게다가 잠시 한 눈판 사이에 뛰어간거라 좀 늦게 따라갔기도 했구요.
정희원:... (그 말에는 마치 안심한 사람처럼 고개를 숙여 이마를 네 어깨에 붙이고서는 한참 가빴던 숨을 고른다.)
(하지만 실상은 오락가락했다. 고개를 묻고 있었던 것도 잠시 정색하며 네 가슴팍을 밀친다.) 네가 뭔데.
(그러고는 곧장 모래섞인 발걸음을 침대로 옮긴다.)
연은제:(확실히 아직은 오락가락하는게 느껴지는지 더이상 말을 잇지 않은 채로 널 쳐다보다가) 피곤하실텐데 주무세요. 불 꺼드릴테니까.
정희원:(대답 없이 침대에 몸을 던지고, 뒤늦게 신발을 벗어 아무렇게나 집어던진다.)
어쩐지 맥이 빠집니다.
사고 현장을 목도하고, 너무 예민해져 있던 걸까요.
그런 걸 겁니다.
두 사람은 시간이 늦었으니 남은 시간을 객실에서 보내기로 합니다.
.
.
.
[ 2022. 12. 29 AM 08 : 03 ]
전날 맞춰두었던 알람이 울리기도 전의 이른 시간입니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면 먼저 아침을 맞이한 은제가 침대 끝에 걸터 앉아 창 바깥의 어딘가를 바라 보고 있습니다.
집요한 시선을 따라간 끝에 걸리는 것은 당연히도 바다입니다.
이 객실의 창 바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시푸른 바다, 혹은 하늘 뿐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죠.
한겨울인지라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사방이 어슴푸레합니다.
그 사이로…
정희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잔잔하고도 희미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연은제:일어났어요?
기척을 느낀 은제가 당신돌아봅니다.
당신을..
살짝 드리운 역광, 묘하게 부산스러워보이는 머리칼…
그리고,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걸까요? 어쩐지 피곤해 보이는 낯입니다.
정희원:(원래 그랬지..)
연은제:저 먼저 씻으러 들어갈게요.
정희원:... 잠 안 잤어?
연은제:..아뇨. 그건 아닌데.. 귀가 예민해서 그런지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그냥 좀 뒤척였어요.
정희원:이상한 소리...?
연은제:음.. 제대로 생각은 안나요. 그냥 소음이였겠죠.
정희원:휴가 온 사람치곤 꼴이 영 좋지 않은데... (널 위아래로 훑고) 그래... 씻어.
(주섬주섬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는다. 바다 방향을 바라보며.)
은제는 멍한 표정으로 뒷목을 문지르다가 욕실로 들어갑니다.
잠자리가 사나웠나봐요.
어지간히 뻐근한 모양이죠.
이후 간단히 호텔 뷔페로 내려가 조식을 해결하거나, 룸서비스를 이용하여 아침을 떼울 수 있습니다.
정희원:(옷도 제대로 안 갈아입고 잠들었었나... 이런 본인이 굉장히 성가시게 느껴지지만 이젠 익숙한 일이다. 겉옷을 주섬주섬 벗고 룸서비스 목록을 살펴본다.)
대체로 그래놀라, 후르츠링 등 부담 없이 배를 채울 수 있는 시리얼 몇 종류나
갓 구운 머핀, 모닝빵, 바게뜨 등의 속재료가 채워지지 않은 빵이 주를 이룹니다.
원한다면 샐러드와 드레싱바, 요거트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정희원:(샐러드랑 요거트로 할까...)
음. (쟨 뭘 먹으려나. 씻고 나올 때까지 널부러진 것들이나 주섬주섬 정리한다.)
연은제:(십 여분 뒤 다 씻고 나왔는지 목욕 가운을 두르고 나와서는) 조식 룸서비스로 시키게요?(머리 탈탈..)
정희원:응. 나가고 싶지 않네.
뭐 먹을래?
연은제:전 음... 모닝빵이랑 샐러드요.
정희원:그래. (룸서비스 주문을 하고는... 뒤늦게서야 네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지) 어서 머리 말리고 옷 입고 와.
연은제:희원씨도 얼른 씻고 나오세요. 희원씨 들어가고나면 저야 여기서 옷 갈아입어도 되니까.(끄덕)
정희원:아.. 그래. 어젯밤에 안 씻고 잤었지, 참...
(질질질..욕실로 간다.)
(찌뿌둥하게 씻음..)
은제가 옷을 다 갈아입고나자, 때에 맞춰 벨이 울립니다.
벌써 주문한 조식이 왔나봐요.
직원이 활짝 웃는 얼굴로 음식을 건네줍니다.
이른 아침이 가져다주는 필연적 피로해 표정을 구길 법도 한데,
이곳의 모든 직원들은 항상 친절하며, 투철한 서비스마인드를 자랑합니다.
정희원:(욕실 문틈 살짝 열고 사이로 본다.)
(직원이 돌아가면 고개만 빼꼼 내밀고) 먼저 먹고 있어.
연은제:네. 얼른 씻고 나오세요.(어느새 말끔히 옷을 갈아입은 모습으로 룸서비스로 받은 조식들을 셋팅하고 있으며)
정희원:oO(배라도 채울 생각 하니 그나마 기분이 괜찮아진 것 같기도..)
(쏴아아아아아아아......)
(보송하게 씻고 머리 말리며 나온다.)
연은제:(네 말대로 먼저 먹고 있었는지 손에 씨리얼 그릇을 들고서 있다)
정희원:요거트 볼은 내 건데.
연은제:이거 샐러드인데요.
정희원:뭐...?
(곧장 자신의 몫의 샐러드를 찾아 손에 든다.)
(냠...)
연은제:소분해서 먹는게 나쁜건 아니잖아요?
정희원:많지도 않은 걸 굳이 소분하니? 밥 좀 많이 먹고 다녀.. (자기가 할 말은 아님)
연은제:어차피 다 먹을거긴하지만... 혹시라도 희원씨가 제것도 먹고 싶어할 수 있잖아요?
정희원:맛있으면 그러려고 했지.
(냠..) 괜찮네.
(몇입 먹고 포크 내려놓고 입짧은사람 특 처럼 소파에 앉는다.)
연은제:(딱봐도 몇 입 안 먹겠네.. 열심히 소마냥 제 몫 퍼먹으며)
정희원:소인가..
(중얼..)
연은제:뭐라고요?
정희원:아무것도 아니야. (희미하게 웃음..)
조식으로 배를 채운 뒤 시간을 확인하면 막 오전 11시가 지나가는 이릇.
배는 오후 1시에 출발한다고 했던가요?
선착장까지는 차를 타고 20분 가량이 소요됩니다.
15분 전인 12시 45분까지 도착해야 할 것을 감안하더라도 꽤 여유롭군요.
두 사람은 크루즈가 띄워진 선착장까지 자차를 타고 갈지, 혹은 리조트에서 운행하는 셔틀 버스를 타고 갈지를 결정해야합니다.
정희원:(우리 뭐 타고왔지)
연은제:(자동차이긴한데.. 원한다면 셔틀도 가능..)
정희원:(ㄱㄱ)
(자연스럽게 운전해서 가는 걸로 알고 약도를 본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역시 바다까지 여행을 왔다면 드라이브를 포기할 수는 없죠.
조금 더 쾌적하고 빠른 이동을 위해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탑니다.
도로는 오가는 차 없이 한적하고, 잘 포장된 아스팔트는 차갑고 견고하기만 합니다.
히터가 쏟아내는 뜨거운 공기는 더없이 건조한데다 무겁고요.
분간이 힘들 정도로 묘하게 꿉꿉한 먼지의 냄새가 나는 차 안.
그제야 겨울임을 다시금 체감합니다.
찬 바람이나 시린 말단부위 만으로도 느끼지 못했던 겨울을 먼지 냄새 나는 히터 바람 하나로 되새길 수 있다니.
몇 해를 번복해서 맞이해 왔지만…
역시나 속 모를 계절이에요.
광활하게 펼쳐진 수평선 저 너머 어딘가에 끝이 존재하기는 할까요.
꼭 세상의 가장자리를 달리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차에서 이동하는 내내 은제는 잔기침을 합니다.
정희원:(우울)
(기침소리를 듣고 히터를 끈다.)
감기인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히터 때문에?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콜록. 마른 기침이 차체를 가릅니다. 감기는 아닌 것 같은데, 밤새 잠을 자지 못했을테니 단순한 컨디션 난조일지도 몰라요.
정희원:(핸들 커버를 손톱으로 뚝뚝 긁는다.)
이 여행을 기대하고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아무래도 좋을 생각을 하며 쭉 뻗은 도로를 횡단할 때쯤―
…별안간 은제가 바다 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순식간의 일입니다.
딱딱한 돌바닥을 너르게 달리던 바퀴가 갑작스레 방향을 달리하고,
속도를 이기지 못한 차체가 불안정하게 뒤틀리며 가드레일 쪽을 향해 기웁니다.
정희원: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정희원:지금 뭐 하는 거야?!
정희원:
기준치: 67/33/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끼이익! 핏기가 가실만큼 우악스래 핸들을 거머쥔 은제의 손을 떼어낼 겨를은 없어요. 탐사자는 가까스로 겹쳐쥔 핸들을 반대 쪽으로 꺾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바다 쪽으로 기울어지는 차는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쾅! 일말의 굉음과 함께 차체의 중앙이 가드레일과 부딪힙니다. 그렇게 반 바퀴를 돌고서야 브레이크와 함께 도로의 중앙에 멈춰섭니다. 다행히 몸에 가해진 충격은 크지 않지만 머리가 어찔합니다.
연은제, 정희원 모두 -HP1d3
정희원:2
... (욱, 순식간에 너무 흔들렸더니 구역질이 난다. 애써 가라앉히고는)
...연은제. (양 손으로 핸들을 쥐고 가만히 멈춰서서는 네 이름을 부른다.)
차가 온전히 멈춰서고, 꼭 1분이 흐릅니다.
정적 속에 파묻힌 고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의 거친 호흡소리만이 전부예요.
갑작스러운 사고에 손이 떨리고, 입술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가드레일 너머로 턱이 낮은 모래사장이 있긴 하지만…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고 은제를 살피면, 은제는… 무척이나 당황한 표정입니다.
당신이 무어라고 운을 띄우기도 전에, 혹은 "왜 그랬느냐"는 무서운 일갈이 떨어진 직후, 느닷없는 헛소리를 지껄이기까지 합니다.
연은제:왜 갑자기 바다 쪽으로 핸들을 꺾은거에요??? 놀랐잖습니까..!
정희원:헛소리 하지 마, 네가 붙잡았잖아. (금방이라도 화를 토해낼 것 같은 목소리를 꾹꾹 눌러 대답한다.)
내가 여행에 기대 안 했다고 해서 그래?
그래, 같이 죽고 싶은 거지?
연은제:무슨 말인거에요??? 희원씨가 바다 쪽으로 핸들을 꺾어놓고선..!! 그걸 보고서 제가 도로 측으로 핸들을 꺾은건데요..?!(오히려 제 쪽이 어이없다는 듯)
정희원:난 제정신이야...! 제발 혼란스럽게 하지 좀 마! (핸들을 꾹 쥔 채 클락션에 이마를 두어번 부딪힌다.)
어제부터 뭐야? 정신 팔린 사람처럼?
연은제:..하.. 알았어요. 뭐가 됐던 누가 그랬는게 지금와서 중요한건 아니니까요. 차 상태 좀 보고올게요(한숨 크게 내쉬고는 차에서 내려)
정희원:(여전히 핸들을 꾹 쥔다. 고개를 들어 차창 밖으로 너를 노려본다.)
…도대체가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어요.
우리, 귀신에라도 씌인 걸까요?
아니면 은제가 정신이 나간 걸까요.
어쩌면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것은 당신일까요?
정희원: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차감 없음
가드레일에 긁히거나 들이 박은 차를 살피면 조금의 흠집이 난 것 외에 별다른 외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신과 은제의 몸상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덜미가 욱씬거리거나 놀란 가슴이 펄떡펄떡 뛰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상하리만치 멀쩡합니다.
신이 도왔다고 할 수 밖에요.
아, 당신은 신을 믿지 않나요?
어쨌든, 종교를 차치하고 나서라도.
혹시나 119, 혹은 보험회사 측에 연락을 넣을 경우 '통화권 이탈 지역'이라고 뜹니다.
이곳에서 정체되어 있기는 힘들겠죠?
차를 조작해보면 무리 없이 시동이 걸리며, 운전을 시도해도 걱정이 무색하게 멀쩡히 굴러갑니다.
사고에도 불구하고 크게 다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정희원:내 생각에는...
어서 바다로 가야겠어.
(널 태우고 나면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운전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다시 크루즈를 타러 향합니다.
이곳에 머물게 될 시간도 이제 하루 남짓 남았잖아요.
이미 리조트에서 멀리 떠나오기도 했어요.
.
.
.
[ PM 12 : 36… ]
차에서 내리면 리조트 앞바다에서 맡았던 것보다 조금 더 깊고 농밀한 짠내가 호흡기를 덮칩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호화 여객선을 발견합니다.
벌어진 배의 입구는 뭍과 맞닿은 다리에 이어져 있고, 그 앞에서 직원이 입장을 돕고 있습니다.
유니폼을 확인하면 리조트의 직원들이 입고 있던 것과 동일한 디자인의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크루즈 항해 또한 리조트 측의 연계로 진행되는 이벤트중 하나인 거겠죠.
티켓을 건네면 직원은 귀퉁이의 점선을 따라 티켓 일부를 잘라간 뒤 크루즈 안쪽으로 손짓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라요."
친절한 배웅의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승선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웅장한 기적소리와 함께 배가 천천히 물길을 가르고 움직입니다.
"환영합니다, 승객 여러분! 이곳, 바다 위를 항해하는 작은 섬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시기를!"
들뜬 해초 냄새와 함께 짧고도 제법 기다란 복도를 걷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내부가 꼭 커다란 파티장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한 손에 샴페인이 담긴 글라스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바다를 향한 찬미를 속삭입니다.
꼭 분위기가 무르익은 저녁의 연회장과도 진배 없습니다.
자, 하선까지 여덟 시간이 남았습니다.
훗날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무어라도 눈에 담고 삼키며 즐기기로 할까요.
마침 크루즈 내의 모든 서비스가 무료라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저기,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지도가 부착되어 있군요.
정희원:뭘 즐기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어.
(곧장 난간으로 향한다.)
뻥 뚫린 난간 너머에서부터 불어오는 겨울 바다의 바람은 많은 것을 품고 있어요.
비단 짠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꼭 맡아본 사람들만이 머릿속에 공굴려 형체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추상적인 무언가.
옷가지를 여민 승객들이 종종 이곳저곳 이동하며 시간을 떼울 것들을 탐색합니다.
두 사람은 그 사이에 섞여듭니다.
간단히 시간을 보낼 수 있게끔 여러 부대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정희원:(ㅁ_ㅁ)
(카페인 충전이나 하러 갈까...) (다시 돌아서 카페로 간다.)
연은제:(아무 말없이 네 뒤를 따라가며)
"어서 오세요." 카운터를 보고 있던 직원이 살갑게 인사합니다.
차갑고 건조한 대리석이 깔려 있던 리조트나 크루즈의 인테리어와 달리,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우드 풍이 인상적인 협소한 카페입니다.
메뉴와 디저트는 어떤 평범한 카페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것들입니다.
정희원:(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샷 세번 추가해서 받는다.)
연은제:이번엔 뜨거운 아메리카노네요.
정희원:오늘따라 오한이 심해서...
넌 뭐야? (시비 아님2)\
연은제:저는 오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정희원:...
음.
샷 추가 했겠지... (중얼거리며 들고 나간다.)
연은제:....(귀신 같네..)
정희원:(우리가 그럼 그렇지...)
저기 카지노도 있네. (스르륵 가본다...)
카지노의 구색만을 갖추어 둔 협소한 공간입니다.
게임장과 합쳐진 탓에 카지노라기보다는 게임센터의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 금전은 오고 가지 않으며,
슬롯을 터트리거나 점수를 획득할 경우 백화점 상품권이나 인형 따위의 선물을 준다고 해요.
[슬롯 머신]과 [다트], [사격게임], [인형 뽑기] 따위의 기계가 보입니다.
정희원:음. 우리나란 카지노가 불법이니까 역시 이런 느낌이 맞는거겠지.
(슬롯 머신 돌려본다.)
슬롯을 돌렸을 때 같은 숫자, 혹은 같은 색과 같은 모양의 과일 세 개가 나란히 나올 경우 당첨되는 게임기입니다.
정희원:
기준치: 67/33/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쉽게 하나가 다른 모양입니다.
연은제:저도 해볼까요?(흥미가 당기는지..65)
정희원:별로 재미는 없는데.
연은제:당첨될지도 모르잖아요.
(으쓱)
기준치: 65/32/13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은제 역시 희원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정희원:이것까지 당첨됐으면 넌 구마해야 했을 거야.
(다트 꽂으러 간다...종종종)
연은제:....(물끄럼..)
여느 게임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다트 게임입니다.
정희원: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연은제:(둔하네..역시..)
정희원:뭘 봐?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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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준치: 67/33/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은제:아무것도요
정희원:날 봤잖아.
희원은 5점을 획득합니다.
연은제:그냥 잘하나 싶어서.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준치: 65/32/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희원:...
뭐야?
연은제:(옆에서 던져보며)
쉽네요
정희원:...
이건 다 네가 날 집요하게 재우면서 신체 기능을 떨어트려놔서 그런 거잖아.
미안하단 생각은 안 드니?
연은제:남탓하면 못 쓴다던데.
정희원:어차피 못 쓰는 인간이니까 버리고 가던가. (신경질적으로 대꾸하고는 사격게임 하러 간다.)
스크린 속의 좀비를 쏘아 맞추며 앞으로 나아가는 형식의 2인용 슈팅 액션 게임입니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게임이 진행됩니다.
연은제:한 번 붙어볼까요?
정희원:(솔로 플레이는 없나?)
(찾아봄)
없습니다.
정희원:(끙)
그래, 덤벼.
정희원:
기준치: 67/33/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은제:
기준치: 65/32/13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희원:연은제...한영휘...윤리온... (중얼거리면서 좀비를 맞춘다...)
연은제:...(살벌하네..)
정희원: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연은제: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격게임은 잘하시네요?
정희원:(살기)
연은제:한이 담겨서 그런가..
정희원:(총 든 채로 척 돌아본다.)
잘 아네.
연은제:...(모른척)
그만 끝내죠
정희원:잠깐.
(승자는 누구인지 확인한다.)
동점입니다.
정희원:(ㅇ_ㅇ)
(저벅저벅)
(인형게임 본다.)
평범한 인형뽑기 입니다.
귀여운 인형들이 한바가지로 들어있네요
정희원:(저벅저벅) (나간다.)
(술. 관심없음.) (의무실? 안아픔..) (식당? 배 안고픔..)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으로 간다.)
연은제:(아무말 없이 따라가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2층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측면에 지도와 함께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포스터를 살피면 갑판 불꽃놀이 이벤트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해가 지고 밤이 오면 갑판에서 불꽃놀이를 진행한다고 하네요.
.
멀리서부터 단박에 호화 여객선임을 알아차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단거리 코스 운항에만 이용되던 선박은 아닌지 수많은 객실이 복도 저 끝까지 주욱 들어서 있습니다.
어떤 문은 열려 있고, 어떤 문은 닫혀 있습니다.
잠시 후 가장 안 측의 객실 문이 열리고, 유니폼을 차려 입은 직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막 청소를 끝마치고 나온 듯 이불 더미가 올려진 카트를 끌고 있습니다.
직원이 설명하기를, 휴식이 필요한 승객 분들을 위해 특별히 선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엄청난 서비스네요.
비어 있는 객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희원:(저벅저벅)
(비어있는 객실로 들어간다.)
지금 묵고 있는 리조트의 구조와 흡사한 선실.
호텔 방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본적 구색은 모두 갖추고 있으며, 취사 시설은 사용이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연은제:(폭신폭신한지 침대 확인) 역시 좋네요
정희원:아까부터 너무 자석펫마냥 따라다니는 거 아니야?
연은제:그럼 뭐 따로 다녀요?
정희원:따로 다녀서 안될 게 뭐 있어?
연은제:같이 왔으면 같이 다녀야죠
정희원:넌 사고까지 내놓고 그러고 싶어?
연은제:그 얘기에 대해선 하고 싶지 않아요
정희원:왜? (헛웃음짓는다.)
미안하긴 한가 봐.
연은제:제가요? 왜요?
정희원:... 고집부리지 마. 넌 어젯 밤도 이상했고, 아침에도 이상했고, 좀 전엔 기어코 사고까지 냈어.
(침대에 앉고서는) 그래서 미안해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연은제:...제가 이상했다고요?(찌풀..) 아닌데요? 사람 몰아가지 마세요.
정희원:난 사실을 말한 거야.
솔직히 말해봐, 연은제. 여기 왜 날 데리고 온 거야?
지쳤어?
연은제:왜 데려오긴요. 표가 생겼으니까 왔죠? 희원씨도 휴가 오는거 동의했잖아요.
정희원:무슨 꿍꿍이가 있었냐고, 응? (집요하다.)
연은제:꿍꿍이 같은거 없는데요? 왜이렇게 물어봐요?
정희원:그렇지 않고서야 이 상황이 설명이 안 되잖아? (당연하다는 듯)
연은제:이 상황이 뭔데요?(지친다는듯 한숨을 푹 내쉬곤) 지금 많이 예민해지셔서 그런 것 같으니까 한숨 주무세요.
정희원:알면서 왜 물어봐? (미간을 찌푸린다.)
안 그래도 자려고 했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묻는 말에 대답해.
연은제:..뭘 말하는건지 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대답해줄 것도 없어요.(네 머리 위로 손을 가져다대고 가볍게 눌러주면서 스멀 독을 뿜어내)
정희원:...! 누구 멋대로...! (신경질적으로 손을 뿌리쳤다가)
...하아, 그래. 됐어...
(풀썩 침대 위로 누워서) 우리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으니까, 답은...
답은, 곧 나오겠지... (서서히 잠든다.)
연은제:저도 어차피 잘거니까 걱정마세요.(스멀 독을 뿜는걸 계속하면서 네 옆 침대로 가 자신도 풀썩 누우며) 자고 일어나면 머리도 개운해지고 좋을거에요.
정희원:신경 안 쓰거든... (ZZZ...)
.
.
.
한바탕 길게 잠이 든 후, 잠에서 깨어납니다.
어느새 창 바깥으로 짙게 깔린 어둠을 목도합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불꽃놀이를 할 시간이네요.
자, 갑판 위로 올라갈까요?
하이라이트 이벤트를 놓칠 수는 없는 법이니.
슬슬 나가볼까?
그런 제안을 던지고자 은제가 서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어라. 은제가 없습니다.
서둘러 객실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면 서둘러 갑판 위로 이동하는 사람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어느 곳에서도 은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요.
기억을 떠올려도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은제의 언질 따위 없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말도 없이 사라진 겁니다.
칵테일바, 카페, 식당, 선실, 그 어느 곳에서도 은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화는 역시 받지 않습니다.
인파에 떠밀려 잠시 길을 잃고 갑판 위로 먼저 올라간 것일지도 몰라요.
갑판 너머로 이동해 볼까요.
정희원: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득 심장이 너무나도 빠르게 뛰고 있음을 느낍니다.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요. 이 불안감의 근원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요…
정희원: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차감 없음
정희원:또 멋대로...
으으윽!! (앓듯이 내지르는 소리와 함께 제 머리를 마구 흩뜨러트리고는 갑판으로 향한다.)
어제부터 묘하던 은제의 상태.
갑판 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펑!
남색의 깊고 푸른 밤하늘을 오색으로 물들이는 휘황찬란한 불꽃의 파열을 맞이합니다.
행성이 터지는 것만 같은 눈이 부신 빛의 산란이 몇 차례나, 몇 차례나 연속해서 쏟아집니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흘러 나온 걸까요.
감탄과 환호로 젖어든 크루즈는 무척이나 시끄럽고 열띤 분위기를 풍깁니다.
은제의 이름을 불러도 들을 수 있을 리 만무해요.
그 누구도 당신을 신경쓰지 않으며…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눈동자 너머로 파고드는 찬란한 빛의 점멸. 강한 빛을 받은 탓에 머리가 어지럽고, 귀가 먹먹합니다. 은제는 어디에 있죠…?
정희원: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연히 뱃머리에 시선이 기웁니다. 온 세계의 빛과 열기를 뚝 떼어 모아 둔 것 같은 이곳의 갑판과 대비될만큼 어둡고 음습하며 차가운 공간.
정희원:최악이야... (뱃머리로 간다.)
본디 인간의 감이란 인간이 진화를 거듭한 만큼 그 어떤 다른 감각보다도 예리하며 발달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쎄한 직감과 함께 뱃머리 쪽으로 이동하면 어둠 속에 파묻힌 저 너머 멀리에서 누군가의 실루엣을 발견합니다.
은제입니다.
은제는 뱃머리 끝에 서 난간을 붙잡고 바다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도 들리지 않는 모양인지 부답하며,
시선이 몽롱하고 어딘가 나사가 하나 풀렸거나 정신이 나간 것 같습니다.
무어라고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것도 같은데, 작달만한 목소리는 거센 밤바다 바람에 파묻혀 흩날립니다.
희원은 어떤 반응인가요?
정희원:(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면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성큼성큼 다가간다.)
그 때,
은제의 몸이 난간 너머로 기웁니다.
정희원: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일촉즉발의 상황에 생각보다 몸이 나가는 것이 먼저였나요. 은제의 팔을 억세게 붙잡고 끌어 당깁니다.
희원 쪽으로 기운 은제의 몸은 마치 불덩이처럼 뜨겁습니다.
정희원:... (순간적으로 힘을 준 탓에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는다. 은제의 몸뚱이를 갑판 위로 던져놓는다.)
연은제:으으...(쿠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갑판 위로 쓰러지지만 곧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려고하며)
정희원:(일어나려고 하면 발길질로 다시 쓰러트려 놓는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무릎 꿇고 쓰러진 은제의 몸을 주먹이 까질 정도로 구타한다.)
연은제:(네 발길질과 구타에도 몇 번이고 일어나서 바다로 향하려다가 결국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로 쓰러져서 정신을 잃어버리며)
정희원:(그 모습을 내려다본다. 뺨을 쳐가면서 정신을 잃은 것을 확인하면 그늘진 곳으로 끌고 가 뉘여놓는다.)
(추위와 고통과 화가 섞인 가쁜 숨을 고르고, 가장 잘 웃는 사람들을 찾아 다시 안으로 들어간다.)
(이 내부를 지나다니는 직원을 수색한다.)
돌아다니던 직원이 당신을 발견했는지, 친절한 웃음으로 묻습니다.
직원:무슨 일이십니까 고객님?
정희원:아...! 이 쪽으로 와주세요, 갑판에서 소동이 일어났어요. (다급한 얼굴을 한 채 호소하듯 직원의 손목을 붙잡는다.)
직원:...소동이요?(급격히 걱정되는 얼굴로 널 따라가려는지) 어디에 있죠..?
정희원:이 쪽이에요. (직원을 데리고 갑판을 올라, 뱃머리쪽으로 향한다.)
직원:이쪽에요? 아무리 봐도 없는데요 손님?(두리번거리다 널 보며)
정희원:(그 순간 직원을 난간 방향으로 밀친다. 난간 뒤로 넘어갈 때까지 강하게 힘을 주어 바다에 빠트린다.)
직원의 짧은 외마디와 그 이후, 첨벙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깥에서 요란스러운 불꽃축제의 열기가 식을 무렵 크루즈는 다시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은 다시 리조트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정희원:하아.
(달빛에 부서지는 파도를 한참이나 보다가, 쓰러진 은제를 어깨에 걸친다. 흡...)
무거워.
(질질질질... 헉헉)
리조트로 돌아가는 내내 은제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갈증을 호소하며 물을 찾습니다.
객실로 돌아오면 은제는 곧장 깊은 수마에 빠집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하루입니다.
휴양을 위해 방문한 바다인데 나날이 축적된 피로만이 허파에 가득 얹힙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오늘이 짧았던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니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온종일 곤혹을 치뤘던 탓일까요?
희원 역시 머리를 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잠에 빠져듭니다.
정희원:내가 이런 놈을 구할 줄이야... (피로감에 잔뜩 절은 얼굴로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잠든다.)
.
.
.
[ 2022. 12. 30 AM 02 : 19 ]
정희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결에… 근처에서 무언가 부스럭 거리는 인기척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문이 닫히고, 복도 너머로 사라지는 발걸음 소리라든지.
정희원:아, 진짜. (복도로 나간다.)
번쩍.
반사적으로 눈을 뜨면 새벽 두 시가 넘어가는 늦은 새벽입니다.
뒤척이며 몸을 돌리거나, 은제의 자리를 살피면 잠결에 들었던 소리의 원인을 밝히기라도 하듯 텅 비어 있군요.
그저 주름진 침대 시트만이 은제가 이곳에서 잠들어 있었음을 설명합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온기가 전부 날아가지 않았음을 눈치 챕니다.
은제의 신발은 그대로 있습니다.
맨 발로 나간 걸까요?
…난간 너머로 몸을 기울이던 은제와 찰나 눈을 마주쳤던 기억이 생생해요.
급하게 객실 바깥으로 나섭니다.
리조트 바깥으로 뛰쳐나옵니다.
찬 바람이 뺨을 긁고 지나갑니다.
얼음을 굳혀 만든 소금이 목구멍을 틀어막는 듯 묘연한 바다의 냄새는 숨막힐 정도로
짜고,
무겁고,
소름끼쳐요.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새벽의 밤바다는 어둡고도 스산합니다.
파도의 노랫소리가 꼭 모독적 존재의 속삭임처럼 느껴집니다.
사방에는 불이 들어와 있는 가로등 하나 보이지 않아 한치 앞을 구분하기 힘듭니다.
정희원: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모래사장에 점점이 수놓여 있는 누군가의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정희원:(은제의 발 크기와 얼핏 비슷한지 본다.)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알 수 있잖아요.
본능이 소리치고 있잖아요.
찍힌지 얼마 되지 않은듯 선명하기만 한 자욱.
은제의 것입니다.
정희원:(발자국을 따라간다.)
이동 방향을 살피면 저 너머 바닷가 쪽으로 지체 없이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발자국을 따라가면 금세 파도 앞에 당도합니다.
바다를 향해 이어진 발자국을, 보글보글 밀려드는 파도가 야금야금 먹어 치우고 있군요.
정희원:(신발을 벗어던지고, 파도를 밟는다.)
그런 희원의 앞에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바닷물과 불안정한 파도를 가르고 바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은제가 있습니다.
정희원: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따라간다.)
이성 -1
은제는 희원이 따라오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은제를 어떻게 하나요?
정희원:(가깝게 따라붙는다.)
(그리고 등 뒤에 제 양 손을 닿을락 말락 내민다.)
(속으로 몇번이고 짓씹으며 고민한다. 만약 지금 이 연을 끊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다시 한번 나에게 기회가 찾아오는 게 아닐까.)
(...)
(어쩐지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부터 든다.)
(내밀었던 손은 그대로 은제의 옷을 쥐고 발걸음이 나아가는 것을 막는다.)
정희원:최근에, 나 자신이 너무나도 변했다는 생각을 해.
난 어떤 큰 목표도 이룰 수 있는 천재였어.
하지만 세상이 끝나지 않으면 내가 끝나리라 생각했던, 공동체를 위한 미래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지.
그 생각을 조금씩 바꿔준 게 너랑 다른 애들이야.
연은제, 네가 지금 바다에 들어가는 것 외에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없는 어떠한 비인간적인 사고에 놓인 상황이라면, 네가 무슨 일을 했는지라도 떠올리려고 노력해 봐.
결과론적으로 좋았다며.
정희원:여전히 용서할 수 없는 구석은 많아, 여행 내내 멋대로 굴기나 하고.
근데, 이렇게 바다에 잡아먹혀 죽는 것만큼은 절대 못 봐주겠어.
차라리 죽을 거라면 내 손에 죽어.
희원의 바램이 은제에게 들리기라도 했을까요,
한참을 희원의 품에서 발버둥을 치던 은제의 눈에 흐릿하게나마 생기가 돌아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방금 전의 일을 설명하더라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이상해요.
이 바다는, 이 리조트는, 너무나도 이상합니다.
말 했잖아요.
본디 인간의 감이란 인간이 진화를 거듭한 만큼 그 어떤 다른 감각보다도 예리하며 발달되어 있기 마련이라고요.
연은제:(진정이라도 해보려는듯 숨을 크게 둘이 쉬었다가 내뱉는다. 뜨문뜨문 의식이 없던 상황 속에서의 기억을 끄집어내보려고 노력한다. 자신에게 무어라 말하는 네 말들이 퍼즐마냥 조각조각 머리를 스쳐지나가다가) .... 이게 다 어떻게 된 일니까. (아직은 혼란스러운듯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는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욱씬거림에 피로감이 몰려오는듯했다.)
정희원:(방금까지 진솔하게 말했던 투는 싹 지우고) 정신력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네.
돌아가자. 추워.
연은제:어서 돌아가요 리조트로.
너무 늦었어요.
정희원:널 이불에 꽁꽁 묶어놔야겠어.
또 모르쇠 하지 말고 내 말 들어. 넌 여행 내내 사고덩어리였어. (끌고 리조트로 간다.)
은제와 희원은 다시 리조트로 돌아갑니다.
그때,
정희원: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희원은 문뜩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은제가 이번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끝일까요? 묶어둬도 능력을 써서 풀고 또 이런 행동을 하면 어쩌죠? 맞아요. 뭐가 되었든 어서 이곳에서 떠나야 합니다. 이 리조트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바다에서 가장 먼 뭍으로 달아나야 합니다. 안 그런가요?
정희원:흐음.
(짐은 챙기고 가야 하는데..)
(그러면 은제를 차에 묶어두면 되겠다.)
(차로 데리고 간다.)
연은제:....희원 씨 어디로 가요? 리조트로 돌아가야죠.(널 따라가지 않고 버티며)
정희원:내 말 안 들어?
연은제, 너 죽고 싶니?
여기서 끔찍한 익사체로 발견되고 싶어?
연은제:그게 무슨 소리에요? ...새벽이라 너무 늦기도 하고.. 날이 밝는대로 떠나는게 더 낫지 않겠어요?
정희원:새벽이라 길도 안 막히고 좋지.
어쨌든, 더 현혹되면 죽는 결말밖에 없어.
자, 빨리 차에 타.
연은제:...(여전히 못 믿겠다는 얼굴로 널 보다가 끝내 못 이겨 차에 타)
정희원:잘 하지. (안전벨트 잘 채워놓고 차도 세이프 모드로 바꿔놓고 차키 잘 챙겨서 짐이나 가지러 간다...)
(잠시 마트에 가면서 강아지를 차에 두고 에어컨 틀고 가는 주인처럼)
(짐 챙겨 와서 트렁크에 싣는다.)
우리는 즉시 이 리조트를 떠나기로 합니다.
바다라면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심각해 보이는 은제의 상태가 걱정 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담요를 챙겨 나왔으니 버텨 줄 수 있을 거예요.
차에 올라타 한참을 달립니다.
끝도 없이 펼쳐질 것만 같던 바다가 모습을 달리하고,
옷감과 차체에 달라 붙어 있던 소금 냄새가 옅어질 무렵…
동이 터오릅니다.
덜컹.
방지턱을 밟은 차가 흔들림과 동시에 라디오 너머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아무래도 뉴스 채널에 맞춰 두었던 모양이에요.
[긴급 속보입니다. 모 호화 리조트의 앞바다에서 새벽결에 떠밀려온 30대의 익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경찰 및 관계자들은 사인을 자살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발견된 유서가 없는 점을 미루어…]
연은제:익사체라니....
빠르게 흘러가는 뉴스의 소음 너머로 은제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창백했던 피부에 혈색이 돌며, 어쩐지 개운해 보입니다.
손끝으로 버튼을 눌러 라디오 전원을 끕니다.
당신은 대답합니다.
별 문제없을거야. 이제 거의 다왔어.
연은제 생존, 정희원 생존
END1.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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