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Charms Rainbow

창 밖에는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었다.

2024-01-03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자, 끔찍한 악몽을 꾼 것 같이 온 몸이 식은땀으로 푹 절어있습니다. 잠이 덜 깬 탓인지 정신이 몽롱하고 멍한 기분이 듭니다.

고개를 들면 빛이 일렁이는 창문 너머로 거대한 금붕어가 헤엄치는 풍경이 보입니다.

감독: 정희원

출연: 한영휘

정희원:55
한영휘: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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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1
당신은 기나긴 꿈에서 눈을 뜹니다.
어떤 꿈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온 몸이 식은땀에 절어있는 것을 보아하니 끔찍한 악몽인 것 같습니다.
잠이 아직 덜 깬걸까요? 정신이 몽롱하고 멍한 기분입니다.
한영휘:..., (아직 완전히 뜨지 못한 눈을 여러 번 감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헉..
문득 고개를 들면 빛이 일렁이는 창문 너머로 거대한 금붕어가 헤엄치는 풍경이 보입니다.
붕어빵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롭고, 익숙한 풍경이네요.
한영휘:?
????
(창문에 바짝 달라붙어)
뭐야?
◇:금붕어는 살랑살랑 움직입니다.
이름도 붙여주지 않았던가요?
그러니까... 이런 이름을 붙여줬던 것 같은데...
한영휘:...?
..,?
케빈?
◇:분명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참 그렇게 창 밖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을까요.
문에서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한영휘:(멍..)
정희원:들어가도 돼?
한영휘:(아직 꿈인가?)
(누나도 나오네..)
누나야?
정희원:(그냥 열고 들어감) 응. 일어났어?
한영휘:응..(눈 비빈다.)
누나도 쟤 알아?
(창 밖 가리킨다.)
정희원:좋은 아침. (그러고는 창 밖 본다.)
응. 금붕어잖아.
한영휘:하하..
(눈가 닦으면서 심호흡한다.)
정희원:...(의아한 표정이 된다.) 왜 그래?
한영휘:아...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됐거든.
아직 정신이 안 드네..
정희원:잠을 제대로 못 잔 거 아냐?
아침 밥 차려놨어. 어서 먹고 정신 차려.
한영휘:응. 악몽 꿨어..
밥은 언제 차렸대?(고개 끄덕이며 부엌 쪽으로 향한다.)
희원 평소 음식 실력이 어땠죠?
어쨌거나 둘이서 동거한 이래로는 매일 희원의 음식을 먹었으니까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한영휘:...
('둘?')
창문 너머로 아침 햇살이 은은하게 비춰지는 거실 한 켠에 식탁이 있습니다.
희원은 식탁에 있는 의자를 빼내서 당신을 앉혀줍니다.
식기가 놓여진 식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희원이 주방에서 접시 두 개를 식탁 위에 내려놓습니다.
접시에 담긴 것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선홍빛의 날고기입니다.
한영휘:?
동거한 뒤부터 매일같이 먹어왔던 음식이죠.
오늘따라 유난히 더 맛있어보이네요!
한영휘:?
뭔...뭐야?
정희원:? 왜?
한영휘:아니..
(대체 이게 왜 맛있어 보이는 거야?)
(뭐..뭐지?)
(매일 먹었던 이 느낌은 뭐야?)
정희원:입맛이 없어...?
한영휘:응..
정희원:(충격...)
한영휘:나 요즘 절식하잖아.
정희원:왜...?
한영휘:슬렌더가 유행이래.
정희원:너 군인 될 거잖아. 무슨 소리야...?
끼니 거르면 안 좋아.
아침을 먹어야 하루동안 뇌가 활발히 활성될 수 있어.
한영휘:...
(날고기랑 희원 번갈아본다.)
정희원:(제 것은 양이 적다)
한영휘:(되려 자신이 이상해지는 기분이다..)
..
(머뭇거리다가, 한 입 먹어본다.)
지독한 피비린내와 선홍빛 고깃덩어리가 입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참 그렇게 요리를 먹었을까요.
으득, 소리와 함께 무언가 씹힙니다. 뱉어보면 피로 물든 날카로운 뼈가 나옵니다.
한영휘:욱..,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1
.., (뼈를 보고 희원을 본다.)
누나.이거 맛이 좀 이상한데..
아니 애초에 날고기를 왜 먹어?!
한영휘:이상하잖아!!!
정희원:(가만히 보다가) ...?
맛이 이상해? 상하지는 않았을 텐데.
왜 그래? 잘 먹었잖아. 이제 와서 편식하는 거니?
한영휘:(피에 묻은 뼈 보여준다.)
이게 나왔는데, 안 이상하다고??
정희원:아...
(뼈 집어들고 보더니) ...
손질하다 실수했나 봐. 미안.
내 거 먹어. 내 건 작게 잘라놔서 뼛조각은 없을 거야. (조각 내려놓고 제 그릇 내민다.)
한영휘:...
(반 쯤 뜬 눈으로 보다가 제 볼 세게 꼬집어본다.)
정희원:너 오늘 좀 이상하다.
한영휘:잠이 덜 깨서 그래. 잠이 덜 깨서..
(아픈가?)
◇:아프네용...
한영휘:(아, 아프면 안 되는데..)
정희원:...(가만히 보다가) 어서 먹고 스트레칭 좀 해. 다 먹으면 그릇 내놔. (자리에서 일어난다.)
희원의 그릇에 담긴 요리는 당신의 요리와 같은 선홍빛의 날고기이지만 이쪽은 적어도 뼈가 없는 듯 하네요.
한영휘:.......
아.아냐.. 이미 많이 먹었어.
누나 더 먹지..?
정희원:...
나도 많이 먹었어. (두 입 정도 먹고 만 듯)
한영휘:두 입 먹었잖아.
정희원:...
알았어.
한영휘:누나 슬슬 뼈 조심해야지.
정희원:알았다고
한영휘:우유는 챙겨먹고 있지?
정희원:아니.
나 그렇게 안 늙었거든...?
한영휘:유당불내증이야?
꼭 나이가 문제라기 보다는..
정희원:아니야...
한영휘:허약한 이미지라서..
정희원:그래. 알았다고. (포크 쥐는 법을 바꾼다.)
한영휘:워~
정희원:(널 쏘아보면서 고기를 포크로 푹 찍는다.)
(그리고 한 입에 넣지는 못하고 베어문다.)
한영휘:(속으로 한숨 쉬고는, 뼛조각 조심조심 발라내며 남은 고기 해치운다.)
(맛은.. 맛있나?)
◇:소금간이 된 날고기 맛입니다.
한영휘:(맛있다.)
(냠냠)
완전 레어네.
정희원:응.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마저 입에 넣는다.)
어떻게든 식사를 마치고 나면 희원이 식탁을 정리하고 접시를 설거지 하러 부엌으로 갑니다.
다음 식사 때까지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네요.
◇:조사가능: 부엌, 거실, 욕실, 영휘의 방, 희원의 방, 서재
한영휘:....
(다시 한 번 볼을 꼬집어본다.)
(꽉)
◇:아야야
한영휘:아야야
(케빈은 아직 창 밖인가?)
◇:영휘의 방 창 밖에 있습니다.
한영휘:흠.
(일단 부엌을 둘러본다.)
부엌에서 희원이 아까 먹은 접시들을 싱크대에서 설거지 중입니다.
하얀 거품에 접시에 묻은 피가 섞여서 선홍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부엌 한켠에 냉장고와 찬장이 보입니다.
◇:[조사가능: 냉장고, 찬장]
한영휘:(냉장고를 열어본다.)
냉장고를 열면 정확한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토막난 고깃덩어리가 보입니다.
한영휘: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냉장고에 들어있는 재료는 오직 그 고기 뿐입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던 중, 문득 어떤 의문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냉장고 안을 가득 채운 이 고기는 대체 어디서 가져온 걸까요? 무슨 동물의 고기죠?
한영휘:....
그러고 보니 누나. 이건 무슨 고기야?
정희원:(설거지 하다가 돌아본다.) 고기?
글쎄. 소였나. 돼지였나...
닭인가?
잘 모르지. 내가 사둔 게 아니니까.
한영휘:그럼 누가 사뒀는데?
정희원:너가 사온 거 아니었어?
한영휘:?
(기억을 되짚어본다.)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뭔가 착각한 모양인데...?
한영휘:난 아닌데...
리온이 누나나 은제 형인가?
둘은 언제 온다고 들은 거 있어?
정희원:...? (수돗물을 잠그며)
둘은 안 와.
한영휘:..?
왜?
정희원:우리 둘이서 같이 살고 있잖아.
딱히 놀러온다는 연락도 없고.
한영휘:...?
어, 언제부터..?
정희원:언제부터더라...
이따가 다시 얘기하자. 아직 설거지 남았어. (핑크빛 거품이 묻은 접시를 들어올린다.)
한영휘:도와줄까?
정희원:쉬어.
한영휘:(뻘쭘
(슬쩍 찬장 연다. 물이나 마실 요량.)
◇:평범하게 식기들이 들어있습니다. 모두 새 것처럼 반짝반짝 하네요.
한영휘:(컵 챙겨서 정수기의 물 받는다.)
◇:쪼르르...
시원한 찬물이 나옵니다.
한영휘:(시원하게 한 입)
◇:포카리영휘
한영휘:아프긴 해도, 이건 역시 꿈이 분명해.
(중얼중얼거리면서 거실로 나온다.)
거실 중앙에는 쇼파가 자리하고, 맞은편 벽을 TV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구석에는 배가 부풀어있는 까마귀가 누워있는 새장이 걸려있습니다.
혼자 서있기에는 다소 한가롭게 느껴질 정도로 넓은 공간입니다.
◇:[조사가능: 쇼파, TV, 새장]
한영휘:'하다 하다 새도 키웠나?'
(새장부터 본다.)
새장에는 배가 거대하게 부풀어있는 까마귀가 뼈가 뒤틀린 모습으로 기어다니고 있습니다.
날개와 다리는 이상한 각도로 꺾여있고 달팽이라도 되는 것 마냥 등으로 움직이는 광경이 어쩐지 우스꽝스럽기까지 합니다.
한영휘: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으아악
정희원:(설거지 마무리하던 정희원) ?
한영휘:아..아무 것도 아니야!
정희원:뭔데? (물기 닦고는 거실로 향한다.)
한영휘:아니, 까마귀 보고 잠시 놀라서.
정희원:아, 그러고보니 까나리에게 먹이 줄 시간이 다 됐네.
한영휘:'이름이 까나리?'
정희원:(새장 안 모이통에 사료를 붓는다.)
새는 오늘도 귀여운 모습입니다.
한영휘:(이러고 어떻게 먹는 거지..)
(착잡한 눈으로 '까나리' 바라본다.)
고개를 젖히고 먹고 있습니다.
한영휘:............
(어쩐지 속이 안 좋아진다..)
난 그럼 화장실 좀..(욕실로 향한다.)
정희원:귀엽지~ (까나리 손가락으로 복복 쓰담쓰담...)
응. 다녀와.
한영휘:정..정말 귀엽다!
(후다닥)
거실과 방 사이를 잇는 복도에 위치한 욕실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독한 고무 냄새가 코 끝을 스치며 변기와 세면대, 검은 물이 찰랑이는 욕조가 보입니다.
깨져있는 거울에서 나온 파편이 욕실 바닥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다치지 않고 들어가려면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는 게 좋겠네요.
◇:[조사가능: 변기, 세면대, 깨진 거울, 욕조]
한영휘:(슬리퍼 조심히 신고, 거울을 살핀다.)
너무 깨졌다. 다치겠네.
◇:세면대 위에 붙어있는 거울입니다.
누군가 주먹으로 내리치기라도 한 것처럼 거울의 중심부터 산산조각나있습니다.
깨진 탓인지 거울에 일그러진 상이 맺힙니다.
거울에 비친 수많은 당신의 모습이 마치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한영휘:(슬 시선을 돌리고, 검은 물이 찰랑이는 욕조를 살핀다.)
◇:욕조 안에는 검은색 물이 절반 정도 들어차있습니다.
욕실에서 풍기는 지독한 냄새의 근원지는 이 물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검은물을 만진다면 단순한 액체라기에는 진득거리고 불쾌한 감촉이 느껴집니다.
정희원의 검은 물질을 만져본 적이 있다면: 그것과는 다른 감촉입니다.
한영휘:...
이게 뭐지?(냄새를 맡아본다.)
◇:지독한 고무 냄새와 같은 악취입니다.
한영휘:..(코 틀어 막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다.)
◇:깨진 거울의 파편이 세면대에도 튄건지 반짝이고 있습니다.
세면대 수챗구멍에 검은색 기다란 머리카락이 엉킨 채 밖으로 나와있습니다.
한영휘:누나 건가?
(머리카락 치울 생각으로 주욱 잡아당긴다.)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 계속해서 머리카락이 구멍에서 빠져나옵니다.
끊기지도 않고, 계속...
한영휘:...
한영휘:(맞다. 여기는 꿈이지..)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1
(꿈이다. 꿈이야..되뇌고 변기를 살핀다.)
◇:새하얗고 깨끗한 변기입니다. 변기 옆에는 변기를 청소하기 위한 청소용 솔도 있습니다. 변기물을 내리면 멀쩡하게 작동됩니다.
한영휘:멀쩡하네. 그래도 볼 일은 볼 수 있겠다.
(안심하고 희원의 방 쪽으로 향한다.)
정희원:어디 가? (손에 까나리를 얹은 채로 본다.)
한영휘:누나 방 구경하려고.
정희원:...? 왜...?
가지 말고 이리 와봐. 까나리가 새 재주를 익혔거든.
한영휘:?
(무어라 말하려다,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온다.)
정희원:(새장 쪽으로 가서 까나리를 내려놓는다.)
잘 봐...
까나리, 관절 조립.
한영휘:?
배가 부푼 까마귀가 두 다리로 서고 날개를 몸에 붙인 채 고개를 정면으로 둡니다.
정희원:잘 했어~ (간식을 준다.)
다시 원래 알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한영휘:오오...!?
이렇게 될 수 있는 거였어?
(어쩐지 감동이다.)
정희원:응. 대단하지 않니?
카나리아가 이렇게 똑똑한 종인 줄 몰랐어.
한영휘:까마귀 아냐?
이내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었는지 뒤틀린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역시 이 모습이 편해보이네요!
정희원:무슨 소리야? 카나리아인데.
카나리아라서 까나리잖아.
한영휘:카나리아가 까매?
정희원:응.
한영휘:(멍..
(그랬나?
신기하다. 몰랐어.
정희원:잘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한영휘:맨날 바보라고 해 놓고?
정희원:그래. 바보야.
왜 지금까지 키우던 새 종도 몰라?
한영휘:종이 중요해?
그냥 우리가 키우는 새인게 중요하지.
정희원:까마귀는 너무했지.
한영휘:흠흠..
(소파에 앉아서 TV를 켜본다.)
까마귀도 은근 비슷하게 생겼다니까?
정희원:달라. 얘가 좀 더 앙증맞게 생겼어.
◇:50인치의 TV입니다. 리모컨으로 전원을 키면 노이즈만 일 뿐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한영휘:어라..
정희원:아, 티브이는 고장났잖아.
한영휘:바로 수리 불러야겠다.
(휴대폰을 찾는다.)
◇:휴대폰을 켭니다.
전화, 메세지 따위의 기본 어플리케이션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영휘:?
(그럼 뭐가 있지?)
◇:메모, 포켓몬go 따위의 앱들 뿐입니다.
게임은 심심할 때 켜기 재밌었지!
한영휘:(메모에 뭔가 남은 것 있나?)
(뒤짐)
◇:'오늘 먹은 고기에는 후추가 뿌려져서 맛있었다!'
'케빈 알렉스 톰슨... 흠... 케빈?'
본인이 적은 실없는 메모 몇가지가 있네요.
한영휘:왜 이렇게 멍청한 메모만 해 뒀어?(투덜)
정희원:왜 그래?
(TV 다시 꺼둔다.)
한영휘:그냥 적어둔 메모 보는데, 아무 것도 쓸 만한 게 없잖아.
(소파에 드러누워서)
◇:푹신한 방석이 깔려있는 쇼파입니다. 피곤할 때 앉아서 쉬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희원:뭘 기대했길래... (바보 보는 얼굴)
한영휘:그냥.. 나 악몽 꿔서 그런가? 그 동안 있었던 일이 잘 기억이 안 나.
머리가 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누나 방도 보고 싶다고 한 거야.
정희원:(네 이마에 제 손 갖다붙인다.) 열은 없는데...
우리 생활이야 매일 똑같지 뭘. 잊을 만도 해.
한영휘:..그래도 잊는 건 이상하잖아.
왜 우리 둘이 살고 있는 거야?그것도 모르겠다구..
정희원:그런 것까지 잊어버린 거야?
흠... (빤히 보더니)
아무래도 잠을 더 자는 게 좋겠다. 이리 와. (손목 잡아 끈다.)
한영휘:(질질 끌려 간다.)
그럴까. 잠을 더 자면 멀쩡해질까..
정희원:그래. 수면부족 때문일 수 있으니까.
그러고도 문제가 있다면 같이 상의해보자.
한영휘:응. 알았어. (도착한 곳은 내 방인가?)
희원과 동거하면서 지냈던 방입니다.
침대와 그 옆에는 협탁이 자리하고 있고,
창 밖에는 거대한 금붕어가 헤엄치는 풍경이 보입니다.
◇:[조사가능: 침대, 협탁, 창문]
한영휘:(상황 때문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눕는다.)
◇:푹신한 감촉이 느껴지는 침대입니다. 포근한 기분에 누우면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 것 같습니다.
한영휘:(꿈뻑.. 눈을 감고 뜨다가, 케빈이 있는 창문을 바라본다.)
◇:창 밖에는 거대한 금붕어가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습니다.
계속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면 금붕어의 커다란 눈이 당신을 향합니다.
무기질적이고 마치 끝없이 새까만 우주를 보는 것처럼 공허한….
그 눈을 마주하고 있으니 온 몸의 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 듭니다.
한영휘: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멍하니 금붕어의 눈을 바라본다.)
(누나 닮았다.)
(자연스레 옮겨간 시선이 협탁에 향한다.)
◇:침대 옆에 있는 협탁입니다. 협탁 위에는 무드등이 올려져있습니다.
한영휘:(무드등 켜본다.)
◇:파란빛으로 켜집니다.
예쁘다..
한영휘:(운치 좋네)
(일단 한숨 자야겠다. 말 그대로 수면 부족일 수도 있고..)
(눈 감고 수면 시도한다.)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포근한 침대 속에서 다시 잠을 청합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나아질 거예요.
그럼 좋은 꿈 꾸길.
한영휘:(쿨쿨 잘자)
오늘은 평소보다 유난히 햇빛이 화창한 날입니다.
날씨도 좋으니 산책이라도 하자며 두 사람은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한영휘:?
당신이 멍하니 서있자, 옆에서 걷던 희원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정희원:왜 그래? 갑자기 멍하니 그러고?
한영휘:...,??
(제 볼 꼬집어본다.)
정희원:??
한영휘:(아픈가?!)
정희원:(반대쪽 볼 꼬집어준다.)
◇:아팡...
한영휘:아야야
뭐..뭐야?
(희원과 주위 둘러본다.)
정희원:(의아한 얼굴로 바라본다.)
도대체 왜 이래? 또 회귀같은 거 한 건 아니지?
정말 선 채로 잠이라도 들었던걸까요. 눈 앞에 보이는 광경은 평화롭고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새들은 지저귀며 푸른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갑니다.
한영휘:...
아마 꿈이라면 지독한 악몽을 꾼 거겠죠.
한영휘:아니. 나쁜 꿈을 꾼 것 같아..
괜한 기우일 겁니다.
한영휘:누나. 우리 어쩌다가 여기 나왔어?
정희원:네가 산책할 겸 카페 가자고 했잖아. 날이 좋다고...
윤리온은 출근했고, 은제는 당직하고 와서 잔다 하고, 주원이는 학원에 가서 우리끼리만.
한영휘:하아아..
이상한 꿈에서 돌아온 것 같아.
다행이다.
선잠 들었었나봐.
정희원:선 채로 꿈을 꿨다고...?
한영휘:눈 떠 보니까 여기더라고. 하하.
몽유병이라도 있는 건지..
놀랬다.
정희원:(눈 가늘게 뜨고 본다. 네 몸 샅샅이 살피고) 문제 없는데.
흠...
걱정하게 하지 마.
한영휘:음..미안해.
나도 몸 관리 좀 해야겠다.
요즘 너무 덜 먹었나봐.
휴! 다행이다.
정희원:웬일이야? 무슨 일 있었어?
한영휘:아니. 선 채로 꿈 꾼 거 말이야.
몸이 허한가 하고.
정희원:그러니까, 넌 먹는 양 줄일 애가 아닌데.
그럼 카페에서 자바칩 프라푸치노에 비스킷 토핑이랑 캬라멜시럽 펌핑해서 먹어.
한영휘:아.
그건 오히려 몸에 안 좋아. 당밖에 없잖아.
인절미 토스트랑 베이글이랑 팬케이크, 가볍게 잠봉뵈르에다가 건강하게 차 먹어야겠다.
정희원:(ㅇ_ㅇ)
한영휘:(^ _ ^)
정희원:...그래. (아예 식사 하고 갈 작정이었구나. 잠깐 통장 상황을 떠올리고, 끄덕인다.)
한참 그렇게 서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찰나….,
한영휘:(식사는 아니고 간식~)
퍽.
한영휘:?
누군가가 당신과 희원을 밀칩니다.
도무지 인간의 힘이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무겁고 단단한 힘입니다.
화를 낼 새도 없이 디디고 있던 바닥이 사라지고, 두 사람은 끝없는 허공으로 추락합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은 아무도 없는 시커먼 우주 속에 둘만이 남은 것 같은 공포감마저 들게했던가요.
두 사람을 둘러싼 어둠은 점점 줄어들어 이윽고 하나의 형태가 됩니다.
어둠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금붕어의 눈이었습니다.
당신의 앞에는 새까맣고 공허한 눈동자로 당신을 들여다보는 금붕어가 있습니다.
한영휘:...,......
심연처럼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거울과도 같아서 당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칩니다.
금붕어의 눈동자에 비춰진 당신은 분명히 웃고있었습니다.
금붕어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금방이라도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리인데 어째서인지 몸이 무겁습니다.
한영휘:...?
누군가 당신을 붙잡고 있어요.
한영휘:(아연한 상황에 분명 숨도 못 쉴 것 같았는데, 웃고 있다.)
(어째서..?)
(당황할 새도 없이, 붙잡은 손의 주인을 확인한다.)
고개를 돌리면 그곳에는 희원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날아가지 못하게 몸을 잡고있어요.
희원이 서있는 바닥에는 생전 처음 보는 언어들이 적혀있습니다.
몸이 점점 아래를 향해 가라앉습니다.
정희원: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한영휘:누나..!(자신을 잡은 손을 맞잡는다.)
정희원:(그렇게 되면 애를 쓰느라 찌푸러진 낯에 화색이 서린다.)
...그래, 이만 일어나, 한영휘.
문득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당신은 이 느낌을 알고있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꾸었던 악몽.
그러나 끝내 기억해내지 못했던 진실.
우리가 있는 곳은 진짜 '집' 인건가요?
당신은 기나긴 꿈에서 눈을 뜹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확실하게 꿈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온 몸이 식은땀에 절어있고, 잠에서 깨어난 몸에서는 한기마저 느껴집니다.
꽤 오랜 시간 잠에 들었던 것 같은데 창 밖은 여전히 아침입니다.
그래요. 이곳은 확실히 이상합니다.
창 밖에 금붕어가 헤엄치거나, 날고기를 식사로 먹는다던가, 새장에 이상한 생명체가 기어다니는 광경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여태까지 이 모든 것을 평범하다고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걸까요.
희원은 어째서….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침대 위에 엎드린 채 잠들어있는 희원이 보입니다.
한영휘:.....
정희원:(쿨쿨 잘자)
한영휘:(이런 자세로 잘도 자네.)
(아무튼.. 여기가 이상하다는 건 확실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해.. 눈을 떠야한다.)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희원의 방으로 향한다.)
정희원:(zzz)
당신과 동거하면서 희원이 지냈던 방입니다.
구조 자체는 당신의 방과 비슷해보이지만 벽에 무언가 그려진 캔버스들로 빼곡하게 채워놨습니다.
침대와 협탁도 보이지만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건지 종이들이 올려져있고, 바닥도 엉망진창입니다.
영휘의 방과 달리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난장판인 방입니다.
◇:[조사가능: 벽, 침대, 협탁, 바닥, 창문]
한영휘:(캔버스가 있는 벽을 바라본다.)
◇:벽에 걸린 캔버스의 화폭에는 엉망진창으로 그려진 그림이 보입니다.
도대체 희원은 무엇을 묘사하려고 한걸까요?
한영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주 오래 전에 그린 그림인듯, 빛바랜 그림 하나가 눈에 띕니다.
정확히 알아보기는 힘들지만 이목구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어떤 사람을 그린 것 같은 그림입니다.
한영휘:(누구지?)
(빤히)
◇:알 수 없는 인물입니다...
한영휘:(갸웃?)
(침대를 바라본다.)
◇:희원의 체취가 묻어나는 침대입니다.
푹신한 침대 위에는 종이가 어지러이 늘어져 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언어로 쓰여진 글자들이 어지러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굉장한 악필입니다.
한영휘:(원래 누나는 글씨 잘 못 쓰지..)
(그래도 살펴 본다.)
◇:여전히 알아볼 수 없습니다.
한영휘:(협탁을 쓸어본다.)
◇:협탁에는 무언가 쓰여진 종이들이 난잡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올려져 있습니다.
희원이 쓴 것처럼 보이지만 글자를 읽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한 악필입니다.
한영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멍..)
(글씨 진짜 못 쓴다.)
◇:종이 더미에서 그나마 읽을 수 있는 필체로 적힌 종이 한 장을 발견합니다.
한영휘:오!
(종이 한 장에 적힌 내용을 확인한다.)
한영휘:...?
◇:꾹꾹 눌러 쓴듯한 문장입니다.
한영휘:...뭔가 또.. 혼자서 꾸미고 있나.
(바닥을 확인한다.)
(샤샤샥)
◇:바닥에는 정리되지 않은 종이와 색색의 물감들이 가득합니다. 특별한 것은 없군요.
한영휘:..(마지막으로 창문의 커튼을 걷어본다.)
케빈.
◇:창문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어내면 유리에 종이가 붙여져 있는 창문이 보입니다.
종이로 가려져서 창 밖 풍경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한영휘:(종이를 떼어낸다.)
◇:종이를 떼어낸다면 영휘의 방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는 광경을 봅니다.
한영휘:..여기서도 보이는 구나.
(눈은 마주치지 않은 채, 서재로 간다.)
굳게 닫힌 문을 열면 낡은 종이 냄새를 풍깁니다.
책상과 책장이 보이는 서재에 들어서면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깨질 것처럼 두통이 몰려옵니다.
◇:[조사가능: 책상, 책장]
한영휘:(아..책..)
(현기증을 뒤로 하고 책상을 본다.)
◇:책상 위에는 아무 것도 쓰여지지 않은 흰 종이더미와 필기구가 놓여져있습니다.
희원 방에 있는 종이와 필기구도 이곳에서 가져온 것 같아보입니다.
책상 구석에는 표지가 없는 검은색 표지의 책 한 권이 놓여져 있습니다.
한영휘:(검은색 표지를 펼쳐본다.)
◇:로어 괴담 모음집입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괴담도, 처음보는 괴담도 보입니다.
페이지를 넘기다가, 붉은색 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는 부분을 발견합니다.
오컬트 수치+3
한영휘:로어..괴담?
세계와 세계를 잇는 통로..
(무언가를 떠올리며, 책장을 확인한다.)
◇:책장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책 대부분은 외국어처럼 이 세상의 언어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글자로 적혀있습니다.
한영휘: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표지에 적힌 제목조차 읽기 힘든 책들 중에서 <심연에 관하여> 라고 적혀있는 책을 발견합니다.
한영휘:(심연?)
(촤라락 펼친다.)
◇:책의 첫 장에는 '당신이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 볼 것이다. 그러니 미지를 파헤치려는 자여, 깨달음의 대가를 감당해라.' 라는 글귀가 쓰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영휘가 책을 꺼내면 드드득, 하는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책장이 옆으로 밀려나며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영휘:와..
멋있다..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감상이었지만, 어쩐지 설렘 느끼며 아래로 향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새까만 어둠 속에서 당신은 한 걸음 한 걸음 아래를 향해 발을 내딛습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시간이 지나고,
도착한 지하실은 불을 켜지 않았음에도 내부가 훤히 보일 정도로 밝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열리지 않았는지 공기가 답답하고 퀘퀘한 먼지 냄새가 납니다.
텅 빈 지하실에는 오로지 전신 거울 하나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입니다.
◇:[조사가능: 전신거울]
한영휘:(전신거울에 비친 자신을 올곧게 바라본다.)
◇:무언가 형상을 비춰야할 전신 거울 너머에는 아무 것도 비춰지지 않습니다.
거울 너머에는 오로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만이 자리할 뿐입니다.
손을 뻗으면 막히는 것 없이 그대로 거울을 통과합니다.
한영휘:...
지하실에 있는 전신 거울은 자그마한 블랙홀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이 거울 너머로 몸을 밀어넣는다면 이곳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이곳은 두 사람의 집이잖아요?
한영휘:...
아니, 이곳이 집이 맞던가요?
여태까지 평범하게 받아들였던 평화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진작에 깨달았잖아요.
한영휘:하지만 난 여기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야.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일까요, 아니면 깨달음에 대한 기쁨일까요.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상황이 큰 전환점이 될 순간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한영휘:(서재에서 챙겼던 종이와 펜을 꺼낸다.)
'안녕 희원이 누나 난 한영휘야. 하지만 나는 누나랑 살았던 한영휘가 아니고 다른 세계에서 왔어. 원래 녀석은 열심히 누나를 찾고 있을 거야. 나는 가족들에게 돌아갈 테니까 누나는 그 녀석을 찾아줘! 건강하게 잘 챙겨 먹어야해.'
(열심히 편지를 써 두고는, 전신 거울 안으로 발을 내딛는다.)
내딛은 발이 거울을 통과하자 오싹이는 기분이 듭니다.
이 집 밖으로 나가보는 건 처음이네요.
처음... 그렇지.
이 집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조차 없었으니까요.
바깥과 완전히 단절된 집. 그렇다면 남아있는 사람은 어떡하죠?
한영휘:....
(단순한 꿈이 아니라면..)
(어쩌면 누나도 함께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걸지도 몰라.)
(거울로 나가다가, 발을 돌려 제 방으로 향한다.)
다시 제 방으로 향하면, 발소리를 들은 희원이 느리게 일어납니다.
정희원:(3_3)
언제 일어났어...?
한영휘:(띵띵 부었군.)
아까 일어났어.
누나는.. 언제 푹 잤대.
정희원:네가 너무 안 일어나길래... (일어나서 스트레칭한다.)
아, 벌써 아침인가. 식사 해야지.
기다려 봐. 준비할게.
한영휘:아침?
누나. 기다려 봐.
정희원:왜?
한영휘:...
여기, 이상하잖아.
나갈 수 없는 집이 말이 돼?
정희원:나가면 안 돼.
한영휘:어째서.
정희원:그건...
(이유를 설명하기가 불가능한 듯 가만 눈을 굴리다가)
어쨌든 안 돼.
한영휘:...거 봐. 이상한 거 누나도 알고 있잖아.
같이 여기서 나가자. 통로 같은 거울이 있어!
정희원:이상하다니, 그런 건 아니야.
그냥... 나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그동안 딱히 문제 없이 잘 살고 있었잖아.
한영휘:..나도 처음엔 누나가 그렇다면 상관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다른 소중한 기억들이 있어. 누나가 그걸 잊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나가고 싶지 않게 됐다면? 누나가 모르는 기억이 존재한다면 어떡할래?
정희원:내가 모르는 기억...? (눈썹을 올린다.)
그런 게... 있어?
한영휘:..우리가 왜 둘이 살게 됐는지도 잘 기억 안 나잖아.
..저 너머로 간다면 알아볼 수 있을 거야.
정희원:그건 당연히... (생각해보더니, 인상이 찌푸려진다.) ...
아니야, 아니, 그렇지만.
(혼란스러운 듯 창 밖의 금붕어를 한번 보더니 방 밖으로 나간다.)
싫어. 지금 생활이 나한텐 당연한 일이야.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
한영휘:...
(네게 따라붙는다.)
누나 아들은 어떻게 됐어?
주원이 말야.
정희원:...주원이?
...집에 없네.
오늘은 학교 가는 날이던가?
아니... 오늘이... 어느 요일이지?
한영휘:누나의 정신은 갉아먹히고 있어.
얼른 여기서 나가야 해.
정희원:(혼란스러운 낯으로 머뭇거린다.)
같이 나갈 수 있어?
이상해.
나가면 외로워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영휘:같이 가자.
누나는 외로울 새도 없이 바쁠 걸.
정희원:정말이지...
끔찍한 일 같은건 안 벌어지는 거지?
한영휘:..지금 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일이야.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내가 지켜줄게!
정희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다가, 끄덕인다. 이내 결심이라도 한 듯 사뭇 진지한 얼굴이 되더니, 네 팔을 붙잡는다.)
안내해 줘.
한영휘:(네가 제 팔을 잡으면, 웃으며 고개 끄덕인다. 전신거울로 향했다.)
전신 거울은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습니다.
함께 들어가나요?
한영휘:(함께 들어간다.)
당신은 희원과 함께 거울 너머로 몸을 밀어넣습니다.
거울 속으로 들어오자마자 공간이 무너지고 점차 우리가 함께 살았던 '집'에서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폐부가 짓눌리고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것만 같은 고통이 느껴집니다.
받아들이기조차 끔찍한 고통에 의식이 점차 희미해져만 갑니다.
결국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잠시동안 의식이 끊겼던가요.
깊게 가라앉아있던 의식이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는 생경한 느낌과 함께 두 눈이 뜨입니다.
당신은 자신이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온 몸은 식은땀에 절어있습니다.
시야에는 낯설고도 익숙한 천장이 보입니다.
아주 머나먼 과거에서 보았던 것 같은 천장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래요. 여기는 당신의 진짜 「집」입니다.
◇:그제서야 큰 파도가 휘몰아치듯, 잊혀졌던 기억들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여태까지 집이라고 여겨왔던 곳은 진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과 희원은 괴한의 습격으로 그저 차원과 차원 사이에 있던 공간에 갇혀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곳에서 버티지 못하고 가장 먼저 광기에 물든 것은 당신이었죠.
희원은 당신을 구하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함께 미치기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악몽이 지나가고 두 사람은 무사히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고난을 이겨냈음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당신의 옆에는 희원이 누워있습니다.
◇:단단하게 맞잡은 손에서 분명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에 눈이 조금 부셨던가요. 당신은 고개를 들어 창문을 바라봅니다.
창 밖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던 일상이었습니다.
한영휘:....
누나는 정말 누나였구나.
(만약 꿈의 세계라고 치부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등골이 서늘한 기분에 손을 꽉 잡았다.)
정희원:(꽉 잡히는 느낌에 눈 뜬다.)
(ㅇ_ㅇ)
돌아왔구나.
한영휘:누나..!
이게 다 어떻게 된 거야?
왜..왜 출구를 찾지 못했지?
정희원:(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꾹꾹 누르며 일어난다.) 얼마 전에... 카페로 가던 때 기억 나?
악질적인 괴한한테 휘말려서 이공간에 갇히게 됐었어.
온갖 잡스러운 괴이들이 우리 정신을 갉아먹었었고, 광기에 사로잡히게 해서 집에서의 생활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만들었어.
네가 먼저 그렇게 되고 말았고, 난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포기해 버렸지.
... 그 상황에서 어떻게 정신을 차렸던 거야?
한영휘:....확실히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어.
하...정말, 돌아와서 다행이다!!(와락 껴안는다.)
정희원:..!
다, 답답해. (밀어내려다가 멋쩍게 네 등 감싼다.)
한영휘:(감격의 포옹 잇다가) ..생활하던 중에, 누나가 말했던 상황을 꿈에서 그대로 겪었어.
정희원:꿈이라... 악몽이라 했던 게 그거야?
한영휘:응. 그 전 날에도, 꿈을 꾸고 일어나니까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졌었고..
왜 그런 지는.. 잘 모르겠어.
정희원:...네게 주술을 썼었어. 그 덕분인가 보다. 꿈으로 나타났구나.
완전히 실패인 줄 알았는데... 통했어, 다행이야. (미소짓는다.)
한영휘:정말로. 누나 덕분에 나올 수 있었어.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세계인 줄 알고, 그냥 도망치려고 했는데.. 휴. 진짜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다.
그래도 찾아냈겠지만.
정희원:고마워. 제정신 아닐 땐 바깥이 정말 무서웠거든.
... ... (햇살이 비춰지는 창문을 바라보고, 안도하듯 한 숨 놓는다.)
한영휘:(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나면, 휴대폰을 확인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사건이 있었던 다음 날 아침입니다.
한영휘:휴. 다행히 여기선 시간이 별로 안 지났나봐.
돌아와서 다행이다.
정희원:... 내내 절망적인 기분 밖에 없었지만. (창문을 열고 따뜻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다.)
결과적으로 잘 됐으니까 상관 없나? (돌아보고 웃는다.)
한영휘:이제 돌아왔으니까, 행복한 기분만 느끼면 되잖아. (같이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그런 이상한 곳에 떨어지는 바람에 카페도 못 갔고.
이상한 날고기만 먹었고.
정희원:... 레어는 별로였어?
한영휘:피가 뚝뚝 떨어져서..
정희원:흠...
그래, 제대로 된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
한영휘:좋아!
(날름)
정희원:그래. (제 폰도 한번 확인하더니) 나갈 준비 해.
한영휘:맛있겠다~
(나갈 준비하러 ㄱㄱ)
다시금 찾아온 평범한 일상이 우리를 반깁니다.
영원한 악몽은 이제 없습니다.
◇:<영휘 생환, 희원 생환>
보상: SANc 1d5 회복
한영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