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6
감독: 정희원
출연: 한영휘
메인
한영휘
3d6*5 (3D6*5) > 9[3,1,5]*5 > 45
system
[ 한영휘 ] 행운 : 1 → 0
GM
한 번쯤 달려야 할 때가 오잖아.
✧˚˖𓍢ִִ໋🌊🦈˚˖𓍢ִ✧˚.𓍢ִִ໋.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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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사이드 러너✧
──W.Ch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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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정희원 PC 한영휘
✧˚˖𓍢ִִ໋🌊🦈˚˖𓍢ִ✧˚.𓍢ִִ໋. ˚◞♡ ⃗ 🎐 *ೃ༄
1.
╔═════ ∘◦ ⛧ミ ◦∘ ══════╗
‖ 물처럼 흘러서 여름 ‖
╚═════ ∘◦ ミ⛧ ◦∘ ═════╝
-
“선배! 오늘 부장 결석이래요.”
“뭐? 지역 대회가 코앞인데 왜?”
“몸이 안 좋대요. 요즘 감기가 유행이잖아요.”
GM
여름의 입구. 정신없던 중간고사도 어느새 끝이 났습니다.
학생들의 입에서는 온통 다가올 여름 축제나 부활동에 대한 얘기 뿐이라 이제 여름이라는 실감이 나죠.
막 짧아진 교복 소매가 한결 가볍습니다.
점심시간, 영휘는 빌렸던 책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부드러운 여름 바람이 느껴지고 멀리서 함성이 오고갑니다.
곳곳에 도시락이나 매점에서 사온 빵 등을 펼쳐놓고 함께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그런 것들을 뒤로 하고 구름다리로 향하는 길목을 걷습니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샛길입니다. 그 순간.
쨍그랑!
어라? 곁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파편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그러고보니 어딘가의 복도 창문에 금이 가 위험하니 수리할 때까지 주의하라고 했던가요.
하지만 난 아무 것도 안 했는데…?
한영휘
?!?
뭐야??
GM
창 너머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같은 반 학생인 김세윤 입니다.
옆에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김세윤의 여자친구였던 것 같은데…
진지한 얼굴입니다. 싸우는 걸까?
-
“넌 진짜 개자식이야…”
김세윤
“아니, 내 말좀 들어보라니까.”
한영휘
'저 녀석이 유리창을 깬 건가??'
-
“웃기네.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간다.”
김세윤
“야!”
GM
응? 이거 내가 들어도 되는 이야기…?
곁의 그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자, 세윤은 황급히 그를 붙잡으려 합니다.
그러나 멈칫, 깨진 창문에 눈길을 돌리고,
영휘를 한 번 쳐다보고, 깨진 창문을 한 번 더 보더니…
김세윤
미안!
뒷일 좀 부탁해!
한영휘
뭐?
김세윤
어쨌든 인생에서 한 번은 달려야 할 때가 있으니까!!!
한영휘
뭔 소리야!!!
GM
같은 소리를 하며 튀어나갑니다. 엥?
한영휘
유리창 깬 거 너지!!
(뛰어서 쫓아간다)
GM
사라졌습니다.
한영휘
헉..헉
GM
그보다 유리 조각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한영휘
옆은 여자친구라고 했었나..
지금 사랑싸움에 휘말린거야?
(황당한 표정으로 유리를 치웁니다.)
GM
부숴진 창문의 상태를 살피러 다시 자리로 돌아가면,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은 하필... 운 나쁘게도 신임 교사인 희원입니다.
한영휘
...
정희원
영휘 학생? (끼워진 팔짱 사이에서 네 휴대폰을 집은 손이 빠져나온다.)
한영휘
왜 제 휴대폰이 거기..
정희원
네 것 맞지? (휴대폰을 건네며,) 창문을 깨면 어떡하니.
한영휘
제..제가 그런 게 아니라
세윤이랑 여친이 깨고 도망갔걸랑요..
정희원
시치미 떼도 안 돼.
여기 버젓이 떨어져 있었는걸.
한영휘
전 치우려고..(엉거주춤 빗자루와 쓰레받이 들고 있다.)
진짠데..
진짭니다!
정희원
(무서운 미소로 네 모습을 훑더니 이내 작게 한숨 쉰다.)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네.
그래, 어서 치우렴.
맨 손으로 조각을 줍지 않도록 주의하고.
그리고 수업 끝나면 교무실로 와.
한영휘
'믿어주는 건가?'
네!
(조각 쓸어담는 중)
정희원
영휘 학생은 일주일동안 수영장 청소야.
한영휘
네에????
제가 한 일이 아니라니까요. 선생님!!
정희원
휴대폰 간수 잘 하고. (어깨 툭툭 두들기곤 떠난다.)
한영휘
(어벙한 얼굴로 쳐다봐)
GM
무엇을 말해도 믿어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군요...
한영휘
아 김세윤!!
(머리를 싸매)
GM
...
발 밑으로 유리조각이 굴러다닙니다.
억울하다...
2.
╔═════ ∘◦ ⛧ミ ◦∘ ══════╗
‖ 소문의 선생님 ‖
╚═════ ∘◦ ミ⛧ ◦∘ ═════╝
GM
오후에는 정희원이 담당하는 과학 수업이 있습니다.
교편을 든 희원을 보자 점심에 있었던 황당한 사건이 떠오릅니다.
1주일이나 방과 후 청소를 하라니 장난이겠지...?
저 쪽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김세윤과 눈이 마주치면 그는 뜨끔한듯 미안! 제스처를 취하곤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핸드폰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와 아직 화해를 못 했나…
한영휘
하..
(슬쩍 문자를 보냅니다)
[아 선생님한테 오해 받았어 일주일 동안 방과후 청소 하라잖아]
[이참에 여친이랑 같이 자백하고]
GM
안읽씹 당합니다.
한영휘
[일주일동안 청소하면서 화해하지?]
(황당
GM
김세윤을 돌아보면 황급히 알림 바를 쓸어올리는 제스처가 보입니다.
정신이 팔려서 들을 생각도 없군...
한영휘
'너무한 거 아냐?'
(한숨 한 번 쉬고는 다시 수업 듣는다.)
GM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옆 자리에서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옆 자리 학생이 잡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희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요.
그러고보니 최근 이런저런 소문이 돌았던 것 같기도…?
-
듣기 판정
한영휘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보통 성공
-
1d3 (1D3) > 3
“그러고보니 지난 주말에 해피 산책시키러 공원에 갔었는데, 그 때 희원 선생님을 봤거든. 누구랑 같이 있더라?”
“와, 애인?”
“글쎄? 그런데 싸우는건지 심각한 분위기였어. 언제 올거냐던가 좀 기다리라던가…”
“돌아가…? 혹시 학교 관두나…?”
한영휘
(정희원 선생님이? 어쩐지 상상 가지 않아 시선 두었다.)
'여기저기 다 연애 때문에 바쁘군..'
GM
돌연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정희원
김세윤, 핸드폰 이리 내.
GM
학생들의 작은 웃음소리가 터집니다.
한영휘
(웃참)
GM
김세윤은 봐달라는 애절한 시선을 보내지만 선생님은 가차없습니다.
김세윤
선생님, 진짜 한번만… ㅜㅜ
정희원
안 돼. 누구랑 그렇게 메시지를 열심히 하니?
김세윤
어, 엄마요! 엄청 급한 일이었단 말이에요.
GM
또 다시 학생들의 웃음소리.
그 때, 누군가가 짖궂게 묻습니다.
-
“선생님, 애인 있어요?”
GM
교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일변합니다.
“애인 이야기 해 주세요!” “첫사랑 이야기라도요~” 같은 함성이 오고갑니다만,
희원은 아랑곳 하지 않는 얼굴로 말합니다.
정희원
죽었어.
GM
정적...
한영휘
'헐'
-
"갑분싸..."
정희원
후후. 거짓말이야.
뭘 바라니? 집중이나 하렴. 수업 돌아간다.
GM
단박에 조용해진 교실 내부...
김세윤의 핸드폰을 압수한 채 희원은 수업으로 돌아갑니다.
-
관찰 판정
한영휘
cc<=70 관찰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9 > 29 > 어려운 성공
GM
어쩐지 읽기 어려운 표정이군요.
남은 수업 시간 동안 교실은 희원의 목소리로 채워집니다.
과학 수업... 재밌나요?
한영휘
'졸리다'
(하품 참으면서 듣는다.)
GM
끼기기기기...
영휘만 졸린 것이 아닌 듯 나른해진 분위기에 희원은 칠판 긁는 소리를 한 번 냅니다.
한영휘
(으악)
정희원
(^^)
한영휘
(눈 비비고 다시 듣는다.)
정희원
오늘 진도는 충분히 뺀 것 같으니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은 실습 시간이야.
오늘 수업 내용은 다음 시간 전까지 노트필기 해오렴.
한영휘
(친구한테 물어본다.)
필기 좀 빌려주라
정희원
여러분이 적은 내용대로 실험 수업에 들어가는 거니까, 빼먹으면 성적에도 영향이 가겠지?
누가 필기 빌려달라고 했어?
한영휘
(시치미)
정희원
(영휘를 본다.)
한영휘
(웃음)
(;;)
정희원
(눈웃음.)
그래, 그럼 다들 쉬어.
GM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
부활동이 있는 학생들은 각각의 부실로,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귀가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리고 영휘는… 희원에게 명령받은 수영장 청소가 있었죠.
정말 해야 할까...?
한영휘
(교무실로 가기 전에 김세윤을 쫓는다.)
GM
우선 교무실에 오라고 하기는 했는데...
ㅋ
한영휘
얘기 좀 하자!
김세윤
으악! (잽싸게 도망친다.)
한영휘
왜 도망가는데!!
톡도 안 보고!
김세윤
야, 좀 봐줘!
미안해!
잘 되면 다 갚을게!
한영휘
일주일 동안 청소해야 하는데 뭘 갚겠다는 거야?!
여친이랑 청소하면서 풀라니까?
해명만 해주면 돼!
김세윤
어, 어! (시선에 채이는 그의 여자친구를 쫓아 냅다 달려간다.)
한영휘
하
(여자친구한테 달려가는 거 보니 몰려오는 피로감에 전의 상실한다.)
대체 연애가 뭐라고 다들 저렇게 난리야
(저벅저벅 교무실로 향한다.) 진짜 이해 안 돼..(절레절레)
GM
교무실에 도착합니다.
앞 반 기술가정 선생님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희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영휘를 반깁니다.
정희원
아, 영휘야. 잘 왔네? 착하다.
한영휘
네 선생님..
(이젠 해명할 기운도 없다)
(어색하게 웃으며) 어디 청소하면 돼요
정희원
왜 그렇게 힘이 없니. (어깨 두들겨주며 자리에서 나온다.)
옥상에 있는 수영장. 알지?
한영휘
하하..뛰어왔더니 힘이 좀 빠졌나봐요.
GM
그렇게 말하며 벽에 걸린 수영장 열쇠를 빼들고 영휘와 함께 교무실에서 나옵니다.
한영휘
'김세윤 가만 안 둠'
정희원
그렇게 청소가 하고 싶었니? (ㅎㅎ)
GM
학교 수영장은 강당 건물의 옥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강당은 3층 정도의 높이로, 안에서 계단을 타고 위로 향합니다.
한영휘
....
(시무룩한 얼굴..)
GM
반 년 넘게 사용되지 않아 먼지가 쌓인 자물쇠를 가볍게 털어내고 문을 엽니다.
철문이 움직이는 묵직한 소리.
탁 트인 하늘과 옥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영휘
(하늘 풍경만은 좋다고 생각하며 수영장 둘러본다.)오~ 넓네요.
GM
수영장은 적당히 넓은 크기입니다. 한 가운데에 풀, 안 쪽으로는 탈의실 건물과 작은 휴게실, 구석에는 비트판 무더기가 비닐 커버로 덮여 있습니다.
영휘가 2, 3학년이라면 작년 이 곳에서 수업을 받았던 기억이 있겠죠.
풀은 5개의 라인이 들어가는 25M 길이로, 지금은 물이 빠져있습니다.
얼룩덜룩한 빗자국이 남은 푸른 타일 위로 먼지와 쓰레기들이 굴러다닙니다.
텁텁한 냄새가 납니다.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네요.
정희원
그렇지? 운동하는 셈 치고 해보는 거야.
풀장만 청소하면 돼.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와 건넨다.)
한영휘
(축구하기로 했는데..)
(아쉬움은 뒤로 하고 청소도구 받는다.)
네에
정희원
오늘은 쓰레기를 걷어내고, 2,3일차는 물걸레질, 4일차는 마을 축제가 있으니 쉬고, 5일차에 물청소를 하면 끝이야.
한영휘
완전 본격적이네요.
저 없었으면 누가 했을까요?
(삭삭 쓰레기 쓰는 중)
정희원
영휘 학생 아님 아무도 못 하지~
한영휘
아 진짜요?(ㅎㅎ)
(어쩐지 속도가 붙는다.)
정희원
(단순하니 좋네 ㅎㅎ)
자, 매일 청소 잘 끝내면 원하는 소원 하나씩 들어줄게.
한영휘
흠..
(어둠의 영휘: 김세윤도 청소시켜주세요 사실 그 녀석이 깬 거거든요)
(빛의 영휘: 우리 반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기대되는데요?!
정희원
(중립안은 없을까?)
주스 좋아하니?
아니면 아이스크림?
한영휘
아이스크림 좋아해요!
주스도 좋아하고요
정희원
그럼 오늘은 아이스크림 사줄게.
한영휘
아싸!
(콧노래 부르면서 청소함)
정희원
(구경함)
좋댄다...
한영휘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집어넣으면서)
선생님은 저 끝나는 거 보고 가시려구요?
정희원
응.
잘 했는지 봐야지.
한영휘
어차피 봐야하면..같이 하시는 건 어때요?
(싹싹 쓸며 힐끔)
정희원
ㅇㅂㅇ
힘드니?
한영휘
그냥 같이 하면 뭐든 재밌잖아요.
정희원
음... 그렇네. 혼자 하면 좀 심심하지?
(빗자루 하나 들고 내려간다.)
한영휘
헤헤
(같이 쓸면 확실히 속도 붙는다.)
근데 쌤
정희원
(설렁설렁 쓰는 중...) 응?
한영휘
진짜 제가 깬 건 아니거든요..
정희원
ㅋㅋㅋ
으응.
한영휘
진짜 청소 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억울해 가지고
정희원
그렇지. 영휘 네 휴대폰이 깬 거겠지.
그래도 휴대폰 주인이니까 책임이 있어.
한영휘
휴대폰은 범인 쫓아가다가 떨어뜨린 거예요.
(싹싹 쓸면서 쳐다본다.)
정희원
그러니까, 조심히 지나다녀야 하는 곳에서 어쩌다 휴대폰을 창문에 던진 거니.
(허리야...스트레칭 쭉 하고)
한영휘
그런..그런 적이 없다니까요?
정희원
후후후.
한영휘
깨진 것 보고 쫓아가다가 떨어뜨린 거예요!
정희원
그래, 달려가느라 휴대폰이 창문을 깨는 걸 못 봤을 수도 있지. (장난스러운 웃음...)
한영휘
깨진 걸 본 게 먼저라니까요 정말
휴...
정희원
자, 힘내서 더 쓸어가~ (자신이 모아온 쓰레기 받으라고 슥슥 밀어준다.)
한영휘
(축 쳐진 채로 청소한다.)
정희원
어깨가 또 내려갔네.
믿어주면 좋겠니?
한영휘
네.
정희원
그럼 영휘 네 말이 맞는 걸로 하자.
그래도 매일 청소는 나와야 해.
한영휘
아무래도 여길 청소하긴 힘들겠죠..
원래는 우리 반이 다 같이 할 예정이었나요?
정희원
아니~ 마침 수영장 청소 학생 한 명 구해야 하는 참이었어.
한 명으로 되나 싶지만 영휘 네가 하는 거 보니까 잘 할 수 있을 것 같구나.
한영휘
아하.
5일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금세 어깨 올라가서 잘 쓸고 있다.)
정희원
(웃으며 슬슬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러 올라간다.)
그래. 화이팅~
GM
적당한 시간이 흐르고 청소가 끝나면 함께 청소를 돕던 희원이 빗자루를 받아갑니다.
한참 쓸고 닦은 보람이 있어 굴러다니던 쓰레기는 거의 다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꽉 찬 쓰레기 봉투를 묶는 희원의 주머니에서 펜던트 목걸이 하나가 흘러 떨어집니다.
한영휘
(떨어지는 목걸이를 받아든다.)
정희원
(봉투를 묶고는 네 모습을 본다.) 어머.
한영휘
떨어뜨리셨네요. (펜던트 도로 건네)
정희원
이게 이 바지에 들어 있었구나. 몰랐네.
고마워. (펜던트 목걸이를 받고 천천히 쥐어보더니,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한영휘
(그 모습 보면 친구들이 떠들던 말이 생각나 물었다.)
애인이 준 거예요?
정희원
애인? (엉뚱한 물음에 의아한 얼굴이 된다.)
아니...친구가 준 거야.
만난진 좀 됐지만.
한영휘
(멋쩍게 볼 긁적이다가) 애들이 쌤 애인 있다고 하길래, 혹시나 해서요.
친구가 줬구나~
정희원
내 애인이 죽었다고 한 이야기가 왜 그렇게 와전되었지?
한영휘
그거 농담 아니었어요?
정희원
당연히 농담이지.
한영휘
그럼 있어요?
정희원
응? 아니.
그나저나 이런 건 선생님의 사생활이라 함부로 말해주면 안 되는데~
영휘는 수영장 청소했으니까 말해주는 거야.
한영휘
헤헤.
그랬구나~
궁금했어요.
정희원
아이들은 어른들 연애사에 왜이리 관심이 많은가 몰라. (작게 웃는다.)
연애에 관심 있니?
한영휘
음~
다들 그렇게 죽고 못 사는 거 보니까 궁금하더라고요.
정희원
그래? 보통 그 나잇대면 좋아하는 사람 보느라 바쁘던데.
신기한 호기심이구나. 영휘는 좋아하는 사람 없니?
한영휘
음..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근데 연애..?사귀고 싶은 사람은 딱히 없네요.
(볼 긁적인다.)
정희원
후후. 에너지를 방출하기 바쁜가 보구나.
(잘 묶은 쓰레기 봉투를 든다.)
나가자, 이제 영휘도 집에 가야지.
한영휘
에너지 방출?
(같이 옆의 쓰레기 봉투 든다.)
네~~
정희원
축구하며 놀기 바쁘다는 뜻이지.
한영휘
(ㅋㅋ)
정확해요.
아 축구하고 싶다.
정희원
그럼 하러 가렴. 아직 노는 소리 들리던데.
GM
축구를 좋아하는 것까지 알고 있었나...
어쨌든 1일차의 청소는 이렇게 종료됩니다.
3.
╔═════ ∘◦ ⛧ミ ◦∘ ══════╗
‖ 푸른 하늘 아래 ‖
╚═════ ∘◦ ミ⛧ ◦∘ ═════╝
-
“이상하네… 몸이 무거워.”
“너도 감기야? 요즘 다들 왜 이래.”
“... 오늘은 일찍 갈래. 가야겠어. 날 부르는 거 같아.”
GM
다음 날.
평소보다 늦게까지 몸을 움직였던 탓인지 몸이 뻐근합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여름 감기가 유행이라던가…?
피로나 졸음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같아요.
날이 갑자기 더워지고 있으니 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방과 후는 오고 청소 시간이 돌아옵니다.
-
2, 3일차부터는 정말 영휘의 자유행동이 가능합니다. 희원 앞에서 노골적으로 도망치는게 아니라면 요령 좋게 땡땡이를 치고 빠져나오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한영휘
나도 감긴가?
(고개 한 번 기울이고는 기지개 켠다.)
(김세윤은 아직도 여친이랑 저러고 있나?)
GM
예.
한영휘
(진저리)
(옥상으로 ㄱㄱ)
GM
ㄱㄱ
한영휘
(옥상으로 향한다.)
(희원을 찾아 두리번)
GM
옥상에서 희원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희원은 젖은 물걸레를 건네며 영휘를 반깁니다.
정희원
자, 오늘도 화이팅.
한영휘
화이팅~
(물걸레를 들고 쭈욱 바닥을 닦기 시작한다.)
어제 쓰레기는 다 치워서 그런가?
곰팡이만 있네요~
정희원
그치? (풀 앞으로 가서 좌우를 살피며 걸음을 조금씩 옮긴다.)
오늘은 (왼쪽 팔을 벌리며) 여기 반쪽만.
뽀득뽀득 소리나게 닦을 수 있지?
한영휘
그럼요.
오늘도 아이스크림 사주시나요?
정희원
물론이지.
한영휘
(빡빡 바닥 닦는 중)
아싸~
정희원
다른 것도 괜찮고?
한영휘
밥도 사주시나요!?
정희원
밥...?
으응, 그래.
한영휘
와 진짜요?
쌤 최고!
(열심히 뽀득뽀득 닦기 시작한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 듯하다.)
정희원
아하하, 역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니까.
GM
반(의 반)쯤 닦았을 때, 희원은 연락을 확인하더니 영휘를 부릅니다.
정희원
영휘야. 미안한데 바쁜 일이 생겨서.
한영휘
헉...
정희원
선생님은 먼저 가야 할 것 같은데. 마저 다 청소해줄 수 있겠니?
(옥상 열쇠를 건넨다.) 다 끝내면 이 열쇠를 교무실에 걸어두면 돼.
벽에 반납할 수 있는 고리가 있어.
한영휘
혼자 하긴 좀 심심한데..
급한 일이면 어쩔 수 없죠.
(열쇠 받아든다.)
정희원
미안. 밥은 내일 사줄게.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하렴!
GM
그렇게 희원은 먼저 내려갑니다.
한영휘
음악..
(휴대폰으로 힙합을 튼다.)
(아예.아예..)
들어도 별로 신나지 않아..
(천천히 청소를 이어간다.)
GM
슥삭슥삭...
느긋하게 청소를 마무리 한 오후.
처음 풀장에 들어섰을 때 나던 매캐한 악취는 어느새 많이 날아간 것 같습니다.
제법 뿌듯함이 느껴지네요.
돌아갈 때는 교무실에 열쇠를 반납하고 가 달라고 했었죠. 아직 남아있을까?
한영휘
(바쁜 일이라고 하셨으니 없겠지?)
(그래도 한결 깔끔해진 바닥 보니 뿌듯함이 생긴다. 이마 닦고는 교무실로 향한다.)
GM
교무실로 들어가 벽에 수영장 열쇠를 걸어둡니다.
교직원들은 대부분 이미 퇴근한 듯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만, 안 쪽 교사 휴게 공간에서 그림자 하나가 움직입니다.
아직 이 쪽의 인기척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요.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희미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
듣기 판정
한영휘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3 > 73 > 실패
(행운 3깎습니다.)
system
[ 한영휘 ] 행운 : 45 → 42
-
확인.
GM
희원의 목소리입니다. 상대방의 목소리는 잘 모르겠지만요...
-
거기에서 너무 오래 남아있는 거 아니야?
정희원
왜 이제 와서 재촉이야?
한영휘
...?
-
걱정돼서 그래. 자꾸 이탈하면 너한테 좋을 거 없다는 거 알잖아.
그 일만 끝내면 돌아올 수 있을 텐데 네가 자꾸 늦어지니까 불안해서 그래.
정희원
시끄러워.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볼일만 마치면 바로 돌아갈 거야. 연락 적당히 해.
-
잊지 마. 넌 이방인이야. 거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고.
정희원
끊어. 내가 걸 때까지 연락 하지 마. 찾아오는 것도 그만 하고.
GM
전화가 끊기면 희원은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한영휘
'누구지...?'
(밖에서 눈치 보다가 들어간다.)
선생님 열쇠 걸어놓을게요.
정희원
...아.
영휘 왔니?
한영휘
아..네!
바쁜 일 하시는 중이세요?
정희원
(어디까지 들었으려나... 잠시 눈치를 보는 듯한 정적을 마치고 휴게실에서 나온다.)
끝났어.
밥...먹으러 갈까?
한영휘
..(어색하게 바라보는가 싶더니, 고개 끄덕인다.)
네! 쌤은 뭐 좋아해요?
정희원
(저 어색한 태도를 보아 하니 대부분은 들은 모양이네. 티나지 않게 한숨을 내쉬고는 제 자리로 가 짐을 챙긴다.)
난 아무거나. 영휘가 먹고싶은 거 사줄게.
뭐든 말해볼래?
한영휘
역시 고기려나요?
제가 고기를 또 잘 굽거든요!
정희원
(멈칫..) 고기...는 조금 무겁지 않을까?
한영휘
그럼 햄버거?
정희원
가볍네.
좋아. 가자.
한영휘
네!
GM
두 사람은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합니다.
정희원
(키오스크 앞에서 모니터를 빤히 본다.)
(인터페이스를 하나하나 눌러보다가)
(다시 세트메뉴 칸으로 돌아온다.)
뭐 먹고 싶니?
한영휘
전 스테이크더블콤보요!
정희원
스테이크 더블...
음료는?
한영휘
콜라요!
정희원
(개뚱뚱한 버거 사진을 보며 돼지라고 생각한다.)
GM
영휘의 몫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면, 쟁반을 영휘 앞에 내밀어 줍니다.
한영휘
어. 선생님은 안 드세요?
정희원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 걸.
한영휘
그게 말이 돼요?
(웃고는 먹는다.)
(청소하고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다.)
정희원
후후후.
이렇게 잘 먹는데 왜 배가 안 부르겠니.
(뿌듯한 얼굴로 본다.)
한영휘
(냠냠)
맛있어요
정희원
(웃는 얼굴로 지켜보다가)
...
영휘야.
한영휘
...
네?
정희원
오늘 교무실에서 들은 이야기는 비밀로 해줄래?
한영휘
......
정희원
친구들에게 막 말하고 다니면 안 돼.
한영휘
(고개 끄덕이고는 눈 마주친다.)
선생님..곧 어디 가세요?
정희원
...음. (곤란한 듯 웃는다.)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
한영휘
..무슨 사정이신지는 모르겠지만..알았어요.
어쩐지 아쉽네요..
(햄버거 냠)
정희원
벌써 그러지 말아. 언제가 될지 모르는 이야기니까.
한영휘
그건 그렇죠..
그렇지만..
들어보니까 금방인 것 같아서요.
정희원
선생님도 막 올해 이 동네에 온 참이라, 여건만 된다면 여기서 정년퇴임까지 하고 싶네. (턱을 괴고 창 밖을 본다.)
여긴 정말 좋은 곳 같아.
한영휘
맞아요. 좀 덥지만 풍경도 예쁘고.
사람들도 재밌고~
..그런데 그런 얘기하시는 거. 다른 애들이 이미 들은 것 같더라고요.
정희원
...응?
한영휘
유원지에서 봤다고 했었나..선생님한테 어디로 가자고 계속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애인 있다는 소문 돈 것 같아요.
정희원
아...
하하. (똥씹은 표정 1초 되었다가 돌아온다.)
어쩐지, 관심이 많더라니.
별 일은 아니란다. 영휘가 다른 선생님들 귀에까지만 안 들어가게 잘 지켜봐주렴.
부탁할게.
한영휘
네. 알았어요.
애들이 그런 얘기하면..그런 거 아니라고 할까요?
정희원
응. 그렇게 해줘.
슬슬 다 먹어가는 것 같네. (자리에서 일어난다.)
집은 이 근처니?
한영휘
네. 거의 다 먹었어요.
집 얼마 안 먼데..
축구하는 곳 들렀다 가려고요. 하하.
정희원
어머, 슬슬 저녁인데도 혈기왕성하네...
그러렴. 그럼 선생님은 먼저 가볼게.
내일은 끝나고 바로 수영장으로 가지 말고 교무실로 오렴. 선생님이 일찍 못 올라가 있거든.
한영휘
네. 좋아요.
오늘 밥 사주셔서 감사해요!
정희원
착하기도 하지. (네 머리 헝클어트리고 나간다.)
GM
햄버거 맛있었다.
한영휘
햄버거 맛있었다.
GM
먼저 떠난 희원을 뒤로 하고, 입가심까지 야무지게 한 후 축구를 하러 떠납니다.
알찬 하루였네요!
한영휘
(한참 땀을 빼고 집으로 돌아간다.)
GM
•❅──────✧❅✦❅✧──────❅•
다음 날.
어제와 같은 하루가 흘러갑니다.
하지만 수요일 수업은 일주일 중 제일 일찍 끝나는 날이라 괜스레 기분이 좋습니다.
영휘는 귀가하러 뛰쳐나가는 학생들의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수영장 열쇠를 빌리기 위해 교무실로 찾아가면 희원은 마침 잘 왔다는 표정으로 영휘를 맞이합니다.
정희원
영휘야. 마침 잘 됐다.
나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
한영휘
오. 마침 타이밍 잘 맞았네요!
좋아요!
정희원
그렇지? (후후후.)
낮에 학생들이 밀대를 쓰다 부러트려서 비품을 사러 가야 하거든.
마침 다른 비품들도 구해야 하는 참이었어서. 마트에 가려고. (교무실에서 나오며 손짓한다.)
GM
희원은 자신의 차에 영휘를 태워 근처 마트로 향합니다.
한영휘
우와
어른 차에 타보는 건 간만이네요
(조수석에서 곁눈질한다.)
정희원
편하니 좋지?
(과속한다.)
(과속 방지턱에서 몸이 붕 뜬다.)
한영휘
?
?
(원래 이런건가?)
정희원
(부웅...)
한영휘
와 차가 비행기 같아요 선생님!
정희원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만든 차거든.
한영휘
오오~
정희원
도착했어.
한영휘
(마트에 도착하면 안전벨트를 풀고 내린다.)
(희원은 주차를 잘했나?)
정희원
(문 열면 딱 옆 차에 긁히지 않을 정도의 아찔한 거리감)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나온다.)
한영휘
(오오..)
(아찔한 거리감에 감탄하면서 빠져나온다.)
GM
마트에 도착하면, 희원은 마시고 싶은 주스를 하나 고르라고 일러놓고 비품을 고르러 갑니다.
한영휘
같이 골라도 좋은데..
(초코우유 하나 들고는, 희원 쪽으로 향한다.)
정희원
골랐니? (밀대 옆구리에 끼고 있다.)
한영휘
네. (초코우유 들고)
정희원
(종이컵 찾으러 가는 중...)
한영휘
(졸졸졸 따라감)
정희원
있지, 혹시... (뒤 돌면 옆구리에 끼워져 있는 밀대가 영휘의 다리뼈를 찌른다.)
한영휘
악
정희원
어머, 미안해.
한영휘
(다리 부여잡고 깽깽이한다.)
아 아파..
정희원
괜찮니?
한영휘
(한참 부여잡고는) 네. 무슨 말 하려고 하셨어요?
정희원
(주섬주섬 밀대를 세로로 쥔다...)
종이컵 어디에 있는지 아니?
한영휘
파는 거요? 아니면 정수기?
정희원
파는 거.
한영휘
이 쪽이에요!
(생활용품 코너로 데려간다.)
정희원
고마워. (종이컵 몇 개를 들고...)
정말 초코우유면 되겠어? (계산대로 가다가 생선 코너에서 잠시 발걸음 멈춘다.)
한영휘
네. 어제 밥도 사주셨는데요~
(생선..?)
(어쩐지 희원을 닮은 생선 쳐다본다.)
정희원
(ㅋ)
(흠칫...)
여기 생선은 싸네.
GM
당신이 생선을 쳐다보면
생선도 당신을 야옹
한영휘
이 생선은 고양이를 닮았네요..
정희원
무슨 소리니?
(고개 젓고는 계산하러 간다.)
한영휘
...
(뻘쭘)
(닮지 않았나..?생선이랑 아이컨택 하다가 따라간다.)
GM
필요한 물건을 전부 구매한다면 희원은 물건들의 포장을 위해 마트에 잠시 남고, 영휘에게 먼저 차로 가 있으라고 말합니다.
한영휘
같이 해요!
금방 끝날 것 같아요
정희원
괜찮아. 그냥 둘둘 말기만 하면 되니까.
한영휘
들고 오실 수 있겠어요?
(밀대 몇 개 봄)
정희원
응. 정 신경 쓰이면 이 종이컵만 가지고 가줄래? (종이컵 세줄 건넨다.)
한영휘
(고개 끄덕이고 종이컵 가져간다.)
(조수석에서 물끄러미 희원 보는중..)
GM
차 안에서 희원을 기다리고 있으면 문득 마트 옆을 가로지르는 강이 눈에 들어옵니다.
멍! 저 옆에서 떠돌이 개가 강가를 향해 짖고 있습니다.
미지근한 바람이 불고 초목이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그런데… … …
-
교육 혹은 지능, 또는 자연판정
한영휘
cc<=70 지능 (아이디어)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2 > 92 > 실패
GM
근처의 갈대밭이나 잡초 등이 이상하게 웃자라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길목인데 이상하네요.
푸른 빛을 띤 식물들은 마치 시들어가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영휘의 발 옆으로 지네 한 마리가 기어갑니다.
아니… 자세히 보면 거미입니다.
그러나 몸이 이상하게 깁니다.
어쩐지 숨이 막힙니다.
-
이성 판정 0/1d4
한영휘
에러. 목표치는 1 이상입니다.
cc<=70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
정신력 판정
한영휘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6 > 66 > 보통 성공
-
마력 1, 이성 1 감소
system
[ 한영휘 ] MP : 12 → 11
[ 한영휘 ] SAN : 60 → 59
한영휘
아
와 거미!!
하
(지네인 줄 알았네..)
지네거미
꿈틀꿈틀...
한영휘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가볍게 휴지로 처리한다.)
지네거미
(영휘의 발로 기어간다.)
한영휘
아!
지네거미
껙
한영휘
으으으
(차 문 열고 밖에 털어버린다.)
다음엔 사람 차에 타지 마..
정희원
나 왔어. (지나가는 사이에 자신의 주머니로 지네거미가 들어간다.)
한영휘
쌤!!
정희원
(트렁크에 비품 싣는다.)
한영휘
주머니에 거미
주머니에 거미!
정희원
응?
한영휘
주머니에 거미 들어갔어요!!
정희원
(주머니 뒤적뒤적)
이거? (붙잡는다.)
생김새가 이상하네.
한영휘
으아아아악
(휴지 풀썩 덮어준다.)
무슨 지네 같이 생기지 않았어요?
어우..
정희원
기다려 봐. (휴지 치우고 모습을 살핀다.)
(두리번거리더니 강가를 바라본다.)
GM
강가에서 짖던 개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한영휘
(같이 강 바라봐)
정희원
확실히 이상하네.
(거미를 데리고 차에 탄다.)
한영휘
?
쌤?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정희원
응?
해부해 보려고.
한영휘
네!?!?
정희원
(컵홀더에 거미를 내려놓고 시동 건다.)
과학 선생님이니까.
한영휘
..
그..그렇긴 하죠
(거미랑 최대한 눈 안 마주침)
지네거미
빤이..
한영휘
(외면)
GM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새로운 밀대가 손에 감깁니다.
어떤 시선이 신경쓰이긴 하지만...
한영휘
...
GM
어제보단 심심하지 않아 빠르게 청소되는 기분입니다.
한영휘
(설마 여기까지 지네거미를 데려왔나?)
(옥상에도?지네거미가?)
정희원
(어깨 위에 올려두고 영휘를 지켜보고 있다.)
한영휘
..
걘 도망도 안 가네요?
(;)
정희원
그러게.
귀엽게.
한영휘
..
(귀엽게??)
정희원
거의 다 했네. 저기 모서리만 닦고 올라오렴.
한영휘
선생님은 취향이 독특하시네요.
네에~
정희원
그런가?
한영휘
(박박 밀대로 모서리 닦아나간다.)
보통 거미 귀엽다고 하는 사람은 잘 없거든요.
정희원
몰라주다니 안타깝네.
그러고 보니 내일 축제구나.
누구랑 같이 갈 예정 있니?
한영휘
귀엽나..?
(힐끔 본다..)
음..아뇨!
애들이랑 놀까 했는데 다 감기라.
지네거미
빤이...
한영휘
(귀..엽?)
정희원
여름 감기가 극성이네...
혼자라도 가지 그러니.
참고로 선생님은 내일 축제장 근처에서 순찰을 돌 거란다.
지네거미
뀨
한영휘
그러니까요..우리도 조심해야겠어요!
순찰이요?
(어느새 인가 거미는 외면)
지네거미
아
정희원
영휘는 건강해 보여서 큰 걱정 없는 걸. (작게 웃는다.)
한영휘
하긴 제가 워낙 건강하긴 하죠.
무슨 순찰을 도시는 거예요?
정희원
학생들 안전사고 없게 순찰 도는 거지 뭐.
한영휘
아아. 애들이 많이 노니까..
아마 다른 반 애들이랑 갈 수도 있겠어요.
쌤은 못 놀고 순찰이시라니 심심하겠다.
정희원
후후... 괜찮아. 이것도 돈 받고 하는 일인데 뭘.
그래. 조심히 놀고.
(청소를 마치면 밀대 달라는 듯 손 건넨다.)
한영휘
(뽀득뽀득 쓸고 난 밀대 겨우 돌려준다.)
GM
물걸레질이 끝난 수영장은 점점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듯 합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마무리한 후 귀가합니다.
4.
╔═════ ∘◦ ⛧ミ ◦∘ ══════╗
‖ 등불 너머의 당신 ‖
╚═════ ∘◦ ミ⛧ ◦∘ ═════╝
-
“선배! 들었어요?”
“어? 또 뭘?”
“부장 말이에요, 어제부터 집에 안 들어왔대요.”
GM
수영장 청소에 어울리게 된 지 어느새 4일 째.
오늘은 마을에서 축제가 있는 날입니다.
오전 수업부터 점심시간, 오후까지 학교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누구와 함께 축제를 가네 마네 하는 이야기로 들썩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희원이 담당하는 수업입니다.
한영휘
(한참 축제 얘기를 하다가 희원이 들어오면 수업 듣는다.)
(항상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다..)
GM
수업이 막 시작하고, 반 친구들이 어김없이 수근수근 떠드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
듣기 판정
한영휘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4 > 34 > 어려운 성공
-
1d2 (1D2) > 2
“... 진짜? 뭐 잘못 들은 거 아냐?”
“아니, 진짜. 진로상담할때 확실히 J대 나왔다고 했단 말야, 희원 선생님. 그런데 우리 사촌 오빠가 그 선생님이랑 비슷한 나이에 같은 과 나왔는데, 그런 사람 없었다고 했는걸.”
“뭐 입학 년도가 다르거나 그런 거 아냐? 자기 학교 사람을 어떻게 다 기억해.”
“아니, 진짜로. 궁금해져서 쭉 알아봤단 말야. 그 대학 안 나온건 확실하다던데.”
“... 앗. 혹시 학력위조…”
한영휘
‘학력위조..?’
GM
책과 노트북을 챙겨온 희원은 소란스러운 반 상태를 보고는,
아무도 오늘은 공부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노트북을 펼칩니다.
정희원
오늘은 수업하지 말고 영화 볼까?
한영휘
와 네!!!!
-
"네!!!!!"
GM
몇 명의 아이들이 시끌벅적 떠들며 고른 영화는 수수께끼의 괴물이 지구를 침공한 뒤를 그린 아포칼립스 영화입니다.
완전히 무너진 문명과 질서, 타인의 안위를 걱정할 여유마저 닳아가는 세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매일같이 인간을 잡아먹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동생을 지키기 위해 쉘터를 만들려 합니다.
영화는 나쁘지 않은 완성도입니다만, 영화를 제대로 시청하는 학생들은 반 정도로 남은 반은 역시나 오늘 있을 축제에 대해 떠들고 있습니다.
제일 화면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은 학생들보다도 희원 같네요.
어쩐지 애매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스크린을 보고 있습니다.
한영휘
(영화를 보다가, 어쩐지 애매한 표정에 희원에게 눈을 돌린다.)
(심리학 판정 가능한가요?)
-
가보자고
한영휘
cc<=50 심리학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5 > 85 > 실패
-
읽기 어려운 표정이군요...
GM
영화의 끝보다도 앞서 수업시간의 끝이 다가오면, 희원은 영화를 끈 채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한영휘
‘어렵다..’
정희원
축제라고 너무 사고치지는 말고.
선생님들도 순찰하며 돌아다닐테니까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아.
한영휘
네에~
정희원
그리고 3학년 B선배랑 연락이 되는 사람이 있으면 교무실로 오렴.
GM
그러면,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
“누구야?”
“우리 부 부장이야. 어제부터 안 들어왔대.”
“가출인가…?”
“입시 스트레스일지도…”
GM
곧 방과 후가 옵니다.
오늘의 수영장 청소는 휴식이었죠.
학교를 나서는 길, 주차장을 가로질러 걷고 있으면 “희원 선생님!” 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한영휘
(힐긋 시선을 돌린다.)
GM
앞 반의 기술가정을 담당하는 선생님입니다.
쭈뼛거리며 희원에게 말을 걸고 있네요.
기술가정 선생님
오늘 순찰, 2인 1조로 돌아야 한다던데요. 괜찮으시다면 저랑…
정희원
아, 그래요? 그렇다면...
GM
그러고보니 저 선생님, 희원에게 관심이 있다고 요새 한창 소문이 돌고 있었죠.
한영휘
(이열ㅋㅋ)
GM
잘 되어가는 걸까…
어쩐지 공기가 물을 먹은 듯 무겁습니다.
하늘은 뿌옇습니다.
비가 오진 않을까 걱정이네요.
한영휘
아. 오늘 비 오는 거 아냐?
(찝찝한 느낌에 발걸음을 빨리했다.)
GM
축제는 오후 6시 이후 시작되며, 영휘의 집 근처에서 열리고 있어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
그 전까지 자유행동을 해도 괜찮습니다.
한영휘
(집에서 작은 우산 챙겨 나와서 주변 산책한다.)
(단톡으로 축제 갈 친구들한테 연락하면서 거리 걸어)
김세윤
[아 나는 여친이랑 가려고...]
한영휘
[너한테 안 물어봄]
김세윤
[응...ㅠㅠ]
GM
해가 길어진 덕에 아직 날은 어둡지 않습니다.
여러 점포가 문을 열고 장사에 한창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음식 냄새가 느껴지고, 미니 바이킹이나 회전컵이 돕니다.
아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도 설치되어 있네요.
풍선 사격과 뽑기, 물풍선 건지기 등의 게임도 보입니다.
한영휘
오 대박
~~
GM
본 적이 있는 듯한 같은 학교 학생들도 저마다 무리지어 축제 회장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곁으로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
“나 아까 과학 쌤 봤어.”
“으아, 안 마주치고 싶다.”
한영휘
(순찰 중이시구나)
(기가 쌤도 같이 있겠지?)
(놀고 싶어진 마음에 친구무리 골라 잡아서 낀다.)
-
앗! 말 많이 섞어본 친구들이 무리지어 있네!
GM
다가가려는 순간 누군가가 영휘를 부릅니다.
한영휘
응?
(뒤를 돌아본다.)
점쟁이
학생.
GM
낡은 테이블에 카드나 큰 수정구슬을 놓아두고 로브를 쓴 사람 한 명이 앉아있습니다.
한영휘
네?
점쟁이
당신의 앞날에 구름이 껴 있군요…
(이리 오라며 손짓한다.)
한영휘
구름?비가 온다는 소리인가요?
(이끌려서 그 쪽으로 간다.)
점쟁이
(...) 학생 근처의 기운이 상당히 흐트러져 있어요.
좋지 않아요. 이대로는 당신까지 휘말려 표적이 되어버립니다…
한영휘
무슨 표적이 되는데요?
(어리둥절)
점쟁이
(자기 할말만 함) 이질적인 무언가가 당신의 선에 끼어들어 있어요. 어서 거리를 둬야 해요.
(그러고는 타로카드를 한장 집어 보여준다.)
한영휘
…?
(타로카드 확인한다.)
GM
그는 검은 개가 그려진 타로카드를 보여줍니다.
점쟁이
검은 개를 조심해요.
한영휘
(개?)
네. 개조심할게요.
(고개 꾸벅이고는 도로 친구들에게 달려간다!)
GM
다시 축제 회장을 달립니다.
멀리서 방송이 들려오네요.
방송
<이후 30분부터 광장에서 공연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 회장 내에 소매치기범이 출몰한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므로 발견시 바로 신고해주세요. 장사 허가를 받지 않은 무단 점포 또한 운영위원회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안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한영휘
(소매치기가 검은 개인건가?)
(아무튼 친구들과 여러 놀이기구를 타기로 한다.)
(신난다~~)
GM
친구들과 회전컵을 탑니다.
빙글빙글빙글빙글...
너무 세게 돌린 나머지 내릴 즈음엔 귀가 멍멍합니다.
한영휘
어우..
(징징 울리는 귀를 잡고 비틀거린다.)
이거 미니라고 얕볼게 아닌데?
(그러면서도 바이킹으로 곧잘 향한다.)
GM
축제를 위해 설치한 바이킹은...
놀이동산에 있는 것보단 작고 잘 올라가지도 않는 것 같지만, 있는 게 어디에요!
안전장치가 조금 헐거워서 아찔함이 더해지긴 하네요.
바람을 느끼며 탑승합니다.
슬슬 직장인들의 퇴근시간 또한 겹쳐오는 듯 사람이 점점 늘어납니다.
한영휘
(시원한 바람 느끼면서 아래를 바라본다.)
GM
아찔~
우려와는 다르게 무난하게 재밌는 어트랙션이었습니다.
다시 친구들과 함께 회장을 걷습니다.
한영휘
(회장 걸으면서 주위 두리번 거린다.)
(또 즐길 게 있을까?)
GM
저 앞에서 걸어오는 다른 학교의 학생 무리를 피하기 위해 생과일 주스를 파는 부스 옆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려 하면…
툭.
옷자락이 상자 하나에 걸리고 안에 들어있던 오렌지가 우르르 쏟아집니다.
한영휘
으아악
-
“꺄악!”
“아니, 뭐 하는거야!”
GM
바로 이런저런 소리가 날아듭니다.
한영휘
아, 죄송합니다.
(오렌지 주워담는다. 요즘 일진이 사납다니까..)
GM
고개를 숙여 과일들을 되돌려두면…
응? 옆에 검은 장지갑이 떨어져 있습니다.
한영휘
응?
(장지갑을 줍는다.)
GM
그것을 줍자,
-
“앗! 내 지갑!”
“겨우 찾았다… 너 뭐야?! 네가 그 소매치기야?!”
GM
라며 사나운 노성이 꽂힙니다.
한영휘
?
GM
지갑의 주인인 것 같아요.
지갑을 주워든 영휘를 소매치기범이라 착각하고 있습니다.
한영휘
주워서 돌려드리려는 건데요.
-
“뭐야?”
“소매치기? 누가?”
“잠깐만, 여기 밀치지 마세요!”
한영휘
(황당한 눈으로 지갑 건네준다.)
GM
순식간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고, 그를 만류하던 사람들도 그의 완고한 태도에 이내 영휘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한영휘
하…
GM
지갑의 주인은 당신이 건네는 지갑을 낚아채지만,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합니다.
반복되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낄 무렵.
정희원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죠?
GM
익숙한 목소리가 날아듭니다.
희원입니다.
영휘의 뒤에서 나타나 영휘를 보호하려는 듯 화난 통행객을 가로막고 섭니다.
-
"당신 누구야. 이 사람이랑 말하고 있잖아."
정희원
제 학생입니다.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네요. 뭔가를 훔칠 아이가 아니에요.
GM
희원은 일단 그를 진정시키고, 뒤를 돌아 영휘와 눈을 마주칩니다.
그 얼굴에서 의심의 빛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영휘
(약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어깨 으쓱인다.)
정희원
(다시 돌아본다.)
GM
희원은 통행객에게 영휘의 무고를 주장하며, 의심스럽다면 거리의 CCTV를 확인해보겠냐고 묻습니다.
이 쯤 되면 주변의 분위기는 다시 일변해 대개 통행객을 향해 가벼운 힐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의 기세는 금세 꺾이고 맙니다.
그리고 그 때, 회장 내 방송이 다시 울립니다.
방송
<방금 회장 내 소매치기범을 경찰에 인도하였습니다. 도난품으로 파란색 동전 지갑과 갈색 핸드백이 들어와 있으며, 도주 중 분실한 도난품도 있다고 하니 분실물이 발견되는 경우 운영 본부로 신고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물건을 도난당하신 분들은 본부에 찾아와 주시길 바랍니다…>
GM
주변은 이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집니다.
한영휘
(한숨)
-
"아이고..."
"내가 오해를 했네. 미안해요."
GM
지갑의 주인은 민망한 듯 먼저 자리에서 달아나고, 다른 통행객들도 흩어집니다.
한영휘
대답도 안 듣고 가시네..
(피로한듯 한숨 쉬었다가 희원 돌아본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정희원
(오렌지를 줍는다.)
아니야. 마침 지나가는 길이어서 다행이네.
한영휘
(나머지 오렌지도 같이 줍고는 가판대에 올려 둔다.)
이번에는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정희원
(작게 웃는다.) 네가 창문은 깨도 지갑을 훔칠 학생은 아니잖니.
주스 한 잔 사줄까? 놀랐을 텐데.
한영휘
하하. 괜찮아요. 애도 아니고. 애들 찾으러 가봐야 해서.
정희원
오렌지 주스 두 잔 주세요. (주문한다.)
한영휘
제 말 듣고 있는 거죠?
정희원
응? 갈 거니?
한영휘
주문했으면 있어야죠.
(옆에 선다.)
정희원
아하하. 그래.
기가 선생님 몫도 사가야 하나...
인파에 휩쓸려서 떨어졌거든.
한영휘
쌤은 안 드세요?
정희원
응?
두 잔 시켰으니 걱정 말아.
한영휘
아~
기가 쌤 것도 사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정희원
그럴까~ 어디 계신지 모르겠어서 말이야.
오렌지 주스 한 잔 더 주세요. (일단 주문한다.)
한영휘
통화해보시는 건 어때요?
정희원
그게, 번호를 몰라서...
한영휘
헐
아니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거나~
(바이킹 가리킨다.)
정희원
(바이킹 바라보더니 조금 주춤한다.)
아니야, 순찰할 겸 좀 더 샅샅이 돌아다녀 보지 뭐.
(받은 오렌지주스 한 잔 건넨다.)
한영휘
무서우세요?
감사합니다~~
(오렌지 주스 쫍 마신다.)
정희원
멀미가 날 것 같아서...
한영휘
아아…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죠!
정희원
곧 광장에서 공연이 있대. 보러 가보렴.
한영휘
좋아요. 저도 기가 쌤 보면 연락 드릴게요!
GM
마침 친구들 무리가 돌아옵니다.
-
"뭐 하고 있었어?"
한영휘
아 말도 마 (구구절절)
-
"한참 찾았잖아!"
한영휘
(구구절절 있었던 일 말함)
-
"어우"
"야 근데 손에 그거 뭐냐?"
"너만 마셔?"
한영휘
아. 쌤이 도와주시고 나서 사줬어.
-
"뭐야? 쌤! 저도 주스 사주세요!"
정희원
아하하.
(곤란하게 웃으며) 오렌지 주스 4잔 더 부탁드려요.
한영휘
와~ 쌤 통 크다!
정희원
너희들이 알아서 픽업해가렴.
-
"과학 짱!!!!"
한영휘
짱!
정희원
그래, 사주는 대신 기말 90점 이상 맞아야 한다.
한영휘
(조용)
-
"..."
"아 쌤! 저희 못 믿으세요?"
정희원
ㅇ_ㅇ
한영휘
ㅇ.ㅇ
-
"넵. 공부할게요."
한영휘
(웃음)
정희원
후후. 그래.
재밌게 놀아~ (손 흔들며 간다.)
한영휘
네 쌤~~내일 봐요(손 흔든다.)
GM
또 타이밍 좋게 저 멀리서 기술가정 선생님이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한영휘
(오~)
둘이 좀 잘 어울리지 않냐?
GM
뻘뻘거리며 달려오는 기술가정 선생님의 손에도 과일 주스가 들려있네요.
한영휘
(ㅋㅋ)
GM
둘은 곤란한 듯 웃다가 자리를 떠납니다.
한영휘
청춘이다 청춘이야~
-
"난 그것보다 러브라이브의 니시키노 마키와 야자와 니코의 커플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한영휘
알았어 오타쿠야
-
"오렌지 맛 쥑이네"
"야! 이따 저기서 레몬 탕후루도 먹으러 가자!"
한영휘
맛잘알이네
가자!
-
"야야. 저기선 컵 마라탕도 판대."
한영휘
와 진짜 별걸 다 파네?
컵 마라탕 먹고 탕후루 가자~
-
"레알"
한영휘
선배 마라탕 사주세요!
-
"뭐? 탕후루도?"
"아 마라탕 먼저라고 ㅋㅋ"
한영휘
그럼 내가 형식이 맘에 탕탕 후루후루
(장난치면서 간다.)
GM
잔뜩 먹고, 중앙 광장에서 공연도 보고, 마저 놀이기구도 즐기고 나오면...
축제 끝무렵입니다.
희원과 헤어진 후로 어쩐지 공기는 쭉 무겁고 불쾌했습니다.
축축한 공기와 습한 기운. 미지근한 바람…
그리고,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툭 떨어집니다.
툭, 툭, 툭, 쏴아…
한영휘
이거지(작은 우산 펼친다.)
GM
빗방울은 점점 빠르게 떨어지더니 이내 거센 비가 됩니다.
축제 회장의 사람들은 빠르게 부스를 접고, 사람들은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우산을 사거나 집으로 귀가합니다.
-
"아씨! 엄마가 오늘 빨래 걷어놓으라고 했는데 ㅈ댔다!! 나 먼저 간다!"
"야 한영휘! 너만 우산 쓰냐!"
"야 나도 저기 오는 버스 타고 간다! 빠이!"
한영휘
들어와 들어와
아 다들 급하네 (ㅋㅋ)
그래 나중에 보자~(손 흔들어준다.)
-
"아 니 어깨 넓어서 저 우산으로 안 가려진다고 ㅋㅋ"
한영휘
형이 좀 어깨가 넓긴 해(ㅋㅋ)
-
"재수업는색히"
"그래 낼봐~"
한영휘
(손 흔들흔들) 잘 가 ~~
GM
영휘 또한 우산을 펼치고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달립니다.
시민 공원 근처를 지나면 빗소리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
“저 사람 괜찮은거야? 쓰러질 거 같던데…”
“구급차 불러드릴 걸 그랬나…?”
GM
소리를 듣고 자연스레 공원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람 하나가 등나무 벤치 아래에 앉아있습니다.
어쩐지 익숙한 뒷모습.
희원입니다.
한영휘
?!
GM
그는 멀리서도 알 수 있을 만큼 불안한 기색으로 혼자 앉아 몸을 웅크리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네요.
한영휘
(얼른 달려가서 우산을 씌워준다.)
쌤 여기서 혼자 뭐해요!
GM
그는 호흡이 힘든 듯 가쁘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몸이 물을 뒤집어 쓴 듯 비로 완전히 젖어있습니다.
상당히 불안해보입니다.
한영휘
(많이 심각해보이는데..?)
(우산 아래 몸을 일으켜 부축한다.)
선생님. 제 말 들리세요??
정희원
(네가 와도 시선이 움직이질 않다가 부축하는 손길에 놀란 듯 숨을 헉 들이킨다.)
아, 한영휘.
한영휘
네. 저예요.
왜 여기서 이러고 계세요?..
정희원
... (우산을 한 번 올려다보고 제 팔을 문질러 물기를 털어낸다. 여전히 떨리는 가는 숨.)
갑자기 비가 와서...
한영휘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면서 부축한 채로 발걸음 옮긴다.)
집 어디예요? 바래다 드릴게요.
정희원
... 집...
아, 차를... 이 다섯 블록 앞 주차장에 주차해뒀을 거야.
한영휘
네. 그럼 우선 거기로 갈까요?(주차장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정희원
... 그래... (간신히 정신줄을 붙잡고 걷는 듯하다. 눈도 못 마주치고.)
수건...
물기를 닦을 게 없을까.
한영휘
지금 수건은 없는데..
저희 집에서 몸 닦으실래요? 가는 길이에요.
정희원
응. 부탁할게...
한영휘
(몇 블록 떨어진 곳의 아파트로 들어간다.)
(빈 집 이리저리 둘러보다) 소파에 앉으세요. (수건 가져옴)
정희원
(건물 안으로 들어와 빗소리가 잦아들면 천천히 진정하듯 집 안을 눈으로 훑어본다.)
그럼 실례할게. (현관에 가만히 서있다 조심스레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온다.)
한영휘
씻으셔도 돼요. (화장실 가리키고는 수건 건네준다.)
정희원
(수건 받고는) 괜찮아. 샤워는 내 집으로 가서 할게.
고마워. (셔츠를 꺼내 물기를 짜고, 수건으로 젖은 머리의 물기를 닦기 시작한다.)
말하지 않았던 것 같네.
선생님은 물을 무서워하거든.
한영휘
..(시선 둘 곳이 애매해 창 밖보다가, 그 말 들으면 납득 되는 듯 고개 끄덕인다.)
누구나 무서워하는 게 있죠~
정희원
정말, 갑자기 소나기가 올 줄은 몰랐어...
(바짓단도 쭉 눌러 물기를 짜내고, 수건을 머리에 올려놓고 선풍기 앞으로 가서는 네 쪽 바라보며 묻는다.) 이거 틀어도 될까?
한영휘
저도 지네가 무서워요.
당연히 되죠. 기가 쌤은 놀라서 놓치신 거예요?
정희원
아니. 영휘 너랑 헤어지고 나서 3학년의 B선배랑 만났어. 함께 얘기하다가 기가쌤이 집으로 바래다 준다고 해서 헤어졌단다.
(선풍기를 틀고 옷을 말리기 시작한다.)
지네를 무서워 하는구나... 어쩐지 저번의 그 거미도 계속 피하는 것 같더라니.
한영휘
B선배라면.. 혹시 그, 사라졌다던 그 분인가요?
(머쓱)네.
정희원
응. 다시 돌아와서 기가 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하더라고. 돌아와서 다행이지...
한영휘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고개 끄덕인다.)
광장에서 하는 공연 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정희원
그러게, 날씨가 맞춰주지를 않는구나.
부모님은 몇 시에 돌아오시니?
한영휘
부모님은 저녁이나 밤에 들어오세요.
아직 좀 멀었네요. (시계 확인하고, 여전히 비가 많이 내리는 창 밖 본다.)
정희원
... 그럼 돌아오시기 전까지 말리고 나가야 겠구나. 신세를 지려니 미안한 걸.
한영휘
이런 걸로 신세까지야. 제가 오라고 한 건데요 뭘.
비가 오기만 해도 무서우신 거예요?
정희원
착하네.
(고개 젓는다.) 비 때문에 젖는 게 무서워.
그래서 선생님은 씻는 데에도 한세월이 걸리거든...
트라우마 때문에 이래저래 불편하게 살지.
한영휘
아아. 비 예보는 없었으니까.. 진짜 깜짝 놀라셨겠어요.
(힐끔) 내일 물 청소는 괜찮겠어요?
정희원
(수건을 어깨에 두른다. 이제서야 젖은 생쥐 꼴이 민망한 걸.)
그건 영휘에게 전부 맡길 생각이었지. (작게 웃는다.)
한영휘
나참.(황당해하며 웃고는) 그럼 됐네요~
정희원
후후.
영휘는 물 좋아하지? (그러면서 슬금슬금 집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한영휘
네. 전 물 짱 좋아하죠. 얼른 수영장 청소 끝내고 수영하고 싶네요.
(뽈뽈 돌아다니는 뒷모습 바라본다.)
(생활감 있는 집 안은 방 네 개, 거실과 주방이 연결되는 구조.)
정희원
내가 체육 선생님이었으면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었겠지~ (네 방문 앞에 서서 기웃기웃)
한영휘
그러네요. 쌤은 볼 수가 없네. (힐끔 옆에 가서 서고는)
제 방인 거 어떻게 알았어요?
정희원
음...
내 빅데이터를 통해서?
한영휘
쌤 인공지능이에요?
정희원
그렇다면? (얄궂게 웃는다.)
한영휘
그래서 물 들어가면 안 되는군요.
그렇다면…!
별로 달라지는 건 없겠네요.
정희원
아하하. 그게 뭐야.
지금 나랑 닿으면 감전될지도 몰라. (장난스레 두 손 든다.)
한영휘
하하하. (웃음 터뜨린다.)
그럼 도망가야지 (제 방문 열어서 안으로 들어간다. 축구공이며 각종 구기 종목들이 가득하고, 게임기도 많은 방.)
정희원
엇, 도망가네?
(따라 들어가 방 내부 구경한다.)
흠...
잠시 가정방문이 있겠습니다.
게임기가 이렇게나 많아? (뒤적뒤적)
한영휘
네 닌텐도랑 플스랑 vr이랑 ..
요즘은 자주 안 하지만요.
정희원
요즘 아이들 중에서는 드문걸.
그럼 공부는?
(책장 뒤적여본다.)
한영휘
(만화책이 있다.)
정희원
(문제집이나 성적표를 찾아본다.)
한영휘
(거의 없다.)
(문제집 하나가 있는데 한 10페이지 풀었다.)
정희원
(쫘르륵 펼쳐보고 경악한다.)
영휘야.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한영휘
몰라요. 몰라
정희원
선생님이 영휘 학생 성적이 너무 안좋아서 가정방문을 했어요.
모쪼록 가정에서 지도 부탁드립니다.
(게임기 통통 두드린다.)
한영휘
큼.큼.
엄마아빠는 아직 안 계셔서. 어쩔 수 없네요.
뭐~전 운동 잘하니까 괜찮지 않을까요?하하
정희원
그래도, 나중에 1지망 안 붙으면 어쩌려고.
한영휘
글쎄요..아직 별 생각이 안 들어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그런가?
정희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더니)
그럼 하고 싶은 일부터 어서 찾아보렴.
목표가 있어야 삶에 후회가 없는 법이야.
한영휘
흐음~
좋아요.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쌤은 쌤 되는 게 목표였어요?
정희원
어떤 때에는 그랬을지도 모르지.
잘 모르겠어. 그래도 지금은 만족해.
영휘는... 사람 살리는 일은 어때?
한영휘
목표가 되게 많으셨나봐요.
사람 살리는 일? 소방관 같은 거요?
정희원
후후.
응. 그런 거...
(방을 적당히 보고는 다시 거실로 간다.) 하지만 그런 직업은 위험하니까,
좀 더 안전한 직업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한영휘
흠~몸만 쓰는 것보다 재밌을 지도요.
난 물이 좋은데! 바다 안전요원 같은 거 할래요.
정희원
그것도 멋지네.
바다도 좋아하니?
한영휘
네. 당연하죠.
여름 되면 매일 바다 가는데~이번에도 가려고요.
정희원
...
좋아하는 것에 배신당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네.
(적당히 옷이 마르면 수건을 집어 다시 건넨다.)
잘 썼어.
한영휘
그건 무슨 뜻이에요?(갸우뚱 고개 기울였다가 수건 받아든다.)
정희원
아무 것도 아니야.
슬슬 날도 어둡고, 빗발도 약해진 것 같으니 선생님은 이만 가볼게.
한영휘
네. 우산 빌려드릴까요?
정희원
그래줄 수 있겠니?
한영휘
(현관으로 나가서, 제일 크고 검은 장우산 네게 건넨다.)
정희원
와, 무겁네. (작게 웃는다.)
(받아들고 현관문을 연다.)
그럼 푹 쉬고, 내일 만나자.
한영휘
이거면 젖을 일은 없겠죠?(쾌활하게 웃고.)
내일 봐요. 쌤
정희원
한 방울도 안 튀겠는걸.
고마워, 한영휘.
GM
희원은 평소보다 훨씬 친근감이 깃든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고, 영휘의 집에서 떠납니다.
희원이 떠나고 얼마 안 되어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한영휘
(부모님이 오면 평소처럼 반긴다. 어쩐지 희원을 집에 들였던 일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GM
비가 와서 공기는 조금 갑갑할지언정,
평소대로 부모님이 차려주신 맛있는 집밥을 먹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즐거운 자유시간을 가진 뒤 잠자리에 듭니다.
문득 오늘 학교에서 봤던 영화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이런 화목한 일상이 한 순간에 깨진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런 비일상은 영휘에게 전혀 와닿지 않겠죠.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잠에 듭니다.
5.
╔═════ ∘◦ ⛧ミ ◦∘ ══════╗
‖ 강 아래에서 ‖
╚═════ ∘◦ ミ⛧ ◦∘ ═════╝
GM
축제가 끝난 다음 날. 학교의 공기는 불온합니다.
오전 1교시가 되어도 선생님은 교실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2교시가 되어서야 옆 반 담임선생님이 급하게 들어와 이번 수업은 자습이라 말하고 바쁘게 떠납니다.
학생들이 내내 소곤거리고 있습니다. 어제 축제가 끝난 뒤 사고가 있었다는 내용같네요.
선생님 한 명이 크게 다쳤다고요.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담임 선생님이 반으로 들어섭니다.
교탁을 탁 치고 학생들이 전부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하면 다시 입을 엽니다.
-
“오늘은 단축 수업이다.”
“얼마나 들었을진 모르겠지만, 앞 반 기술가정 선생님이 근처 강에서 빠진 채 발견되셨다.”
“아직 회복이 다 되진 않아서 당분간 병원에 입원해 계실거야.”
“이곳저곳 괜히 들릴 생각 하지 말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도록. 이상.”
한영휘
..?!
GM
바로, 수업이 종료됩니다.
평소보다 빠른 하교를 반가워하는 학생도, 불길한 소식에 무서워하는 학생도 보이네요.
분위기를 보아하니 오늘은 부활동 또한 없는 것 같습니다.
-
어디로 갈까요?
한영휘
…(청소 마지막 날에 이런 일이..)
(선생님은 오늘따라 왜 안 보이시는 걸까? 우선은 교무실로 향한다.)
GM
교무실에 도착하면, 마침 희원과 마주합니다.
정희원
아, 영휘야.
잠시만. (제 자리로 부리나케 간다.)
(이내 어제 빌린 우산을 들고 온다.) 어제는 잘 썼어. 고마워.
한영휘
(우산을 받아들고) 네. 잘 들어가셨어요?
정희원
응. 덕분에...
이야기는 들었니? 오늘은 정말 정신이 없네.
한영휘
네. 기가 쌤한테 그런 일이 생겼을 줄은…
B선배는 괜찮대요? 같이 있었잖아요.
정희원
(고개를 젓는다.) 연락이 안 돼.
병원에서 기가 선생님이 의식이 돌아와서 말씀하시기론...
강가에서 B에게 달려드는 큰 개를 막으려고 나섰다가 다리 너머로 떨어지셨다고 하더구나.
B는 바로 그 자리에서 도망쳤던 것 같다고 하시네...
한영휘
‘큰 개…’
정희원
B도 걱정이고, 혹시 사고가 더 생길 수도 있으니 그 주변은 교직원들이 수색해 보려고 해.
영휘 너도 강 주변을 지날 때는 조심하렴.
한영휘
큰 개라니, 진짜 큰 일 날 뻔 했네요. (어쩐지 점쟁이의 말이 떠올라 찝찝하다.)
흠..그래도 청소는 마무리 해야겠죠?
정희원
아니. (고개 젓는다.)
전달 사항대로 바로 귀가하렴. 학교도 곧 문을 닫을 거야.
청소는 다음 주에 다시 하는 걸로 하자. (네 어깨를 두들기고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간다.)
한영휘
음..마지막 날인데 좀 아쉽네요. (볼 긁적이고는 고개 꾸벅 인사한다.)
‘분위기가 이러니까 어쩔 수 없지.’
다음 주로 미뤄진 김에 김세윤 부를까.
하..됐다.
(그냥 귀가한다.)
GM
평소보다 이른 하교길은 낯선 느낌입니다.
가벼운 일탈을 하는 것 같은 기분.
착실히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대놓고 놀러가자며 떠드는 학생들 또한 보입니다.
돌연 누군가가 눈 앞을 달려갑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축제를 즐겼던 친구 중 한명입니다.
다급한 얼굴입니다.
-
"한영휘!!!"
"저기!"
한영휘
?왜?
-
"저 쪽으로 학생이 떠내려가는 걸 봤어!"
"가자! 도와줘야 돼!"
한영휘
뭐!?
GM
그는 정말 필사적으로 외칩니다.
한영휘
(그대로 친구와 함께 달려간다.)
GM
흐르는 물가를 계속 달립니다.
달리고, 달려서, 주택가에서 벗어나 물이 고이는 지점으로 옵니다.
다리에 올라 아래를 살펴보면…
정말 저 멀리 누군가가 둥둥 떠 있습니다.
교복을 입고 있는것도 같은데, 얼굴이 물 속에 잠겨있어 누구인지는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한영휘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고는, 아래로 뛰어간다.)
GM
휴대폰 신호는 잡히지 않으며 지나다니는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
“안 되겠어. 들어가서 꺼내 오자!”
GM
하지만 이 강가는 정말 깊다고 들었는데…?
그는 정말 옷가지를 하나 강가에 던져버리고 발을 난간에 걸칩니다.
한영휘
야. 강가 여기 진짜 깊어!
땅에서 들어가는 게 나을걸?!
GM
영휘가 만류해도 그는 멈출 기세가 아니며,
정신을 차려보면 오히려 영휘를 붙잡고 있습니다.
-
“도와줘. 빨리.”
한영휘
아니, 밑에서 들어가자고!
-
“들어가서 구해오자.”
"이리로 와."
한영휘
그러니까 가까운 밑에서 들어가자니까?
GM
코 끝에 기묘한 악취가 스칩니다.
한영휘
..?
GM
그의 검은 눈이 번들거리며 빛납니다.
그의 손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근력 판정입니다.
한영휘
cc<=70 근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1 > 61 > 보통 성공
GM
그는 영휘의 손을 놓치고 그대로 강에 빠집니다.
한영휘
하….
-
사람이 강에 빠지는 것을 목격했으므로 이성 체크. (0/1)
한영휘
cc<=69 이성체크 (1D100<=6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보통 성공
GM
그가 빠진 강가 주변으로 먹물이 퍼지듯 검은 무언가가 뻗어나갑니다.
수면이 검은 광택으로 일렁이고, 수많은 녹색 눈들이 생겨났다 사라집니다.
-
다시 이성 체크. (1D2/1D6)
한영휘
cc<=69 이성체크 (1D100<=6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보통 성공
1d2 (1D2) > 2
GM
등 뒤에서 “한영휘!” 하고 다급히 외치는 희원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가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을 본 순간, 몸에서 힘이 빠집니다.
한영휘
이게 대체…
GM
낙하합니다.
풍덩!
수면과 전신이 부딪히는 강렬한 충격.
-
HP를 2점 감소합니다.
GM
몸이 수면 아래로 빠져듭니다.
system
[ 한영휘 ] HP : 13 → 11
GM
물 속은 기묘할 정도로 어둡습니다.
주변이 가스로 뒤덮인 것만 같아요.
하늘처럼 흘러가는 색채는 마치 우주를 연상시키지만,
부유감도 자유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투명한 물결이 영휘의 다리를 붙잡고 점점 안개 한가운데로 끌어당깁니다.
-
패널티 다이스를 붙인 민첩 판정 혹은 수영 판정입니다.
한영휘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 > 1 > 대성공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
색채에게 붙잡혀 특성치 착취 및 정신 공격을 받습니다.
HP 4+1D3점 감소
한영휘
1d3 (1D3) > 2
system
[ 한영휘 ] HP : 11 → 5
-
정신력 판정
한영휘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보통 성공
GM
색채에게 끌어당겨져 몸이 어딘가에 닿습니다.
영휘의 시야에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보석입니다.
영휘의 손 근처에서 빙빙 돌고 있습니다.
한영휘
….(정신이 몽롱한 사이, 무언가 닿으면 보석을 움켜쥔다.)
GM
영휘가 그것을 손에 쥔다면, 순식간에 수 많은 시선이 영휘에게 꽂혀듭니다.
머리 깊숙한 곳을 찔러드는 시선.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누군가가 영휘를 붙잡습니다.
녹색 시선을 헤치고 드러난 다른 얼굴.
그대로 영휘를 끌어당겨 품에 안습니다.
그는 영휘를 부축해 단숨에 수면을 향해 도약합니다.
낮은 진동이 귓가에서 울립니다.
한영휘
…’선생님?’
-
희원은 영휘의 시야를 가리려는 듯 손으로 눈을 감싸고 있지만 원한다면 눈을 뜰 수도 있습니다.
한영휘
…….,..(눈꺼풀을 움찔 거리면서 그 사이를 바라본다.)
-
수면 아래에서는 수정을 잃어 쇼고스에 대한 명령권을 잃은 색채가 쇼고스에게 잡아먹히는 중입니다.
GM
저 바닥에서 악취와 검은 광택을 내는 진흙이 점점 더 크게 몸집을 불리며 안개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그것은 포식에 집중하고 있어 이 쪽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습니다.
만약 눈길을 돌린다 한들 수정을 쥐고 있는 영휘가 있으므로 그는 두 사람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습니다.
첨벙!
귓가에서 물소리가 들립니다.
희원과 영휘는 무사히 근처의 뭍까지 헤엄쳐 나옵니다.
정희원
헉... (젖은 얼굴을 문질러 털어내고 숨을 고른다.)
한영휘
….,헉, 헉…(숨을 몰아쉬면서 희원을 바라본다.)
정희원
(바쁘게 네 상태를 살핀다.) 괜찮니?
한영휘
…..이, 이게 무슨 일이죠?
정희원
(급한 불을 끄고 나니 뒤늦게 공포증으로 인해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강 안에 무언가 있던 것 같아. 네가 홀린 듯이 다리 앞에서 서 있길래 확신했지.
역시 단순한 사고가 아니였어...
한영휘
…….(고개 끄덕인다.) ..강 안도 그렇고. 제 친구 못 보셨어요? ..아니면, 처음부터 환각이었던건지..
(혼란스러운 듯 이마 짚는다.)
정희원
(고개를 젓는다.)
너 혼자였어.
아마 환각이 아니었을까...
어제 기가 선생님이 강에 빠졌던 것도 어쩌면 B의 모습을 한 환각 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
한영휘
…(충격적인 사실에 황망한 표정으로 입 벌린다.)
…….대체 뭐였을까요…
(제 손 안에 여전히 보석이 있나?)
정희원
(네가 손을 확인하면 밝은 광채를 내뿜는 보석이 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영휘야.
한영휘
..네.
정희원
그 보석, 내게 줄 수 있겠니?
한영휘
..연구하시게요?
정희원
...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연다.)
쭉 찾고 있던 거야.
한영휘
…..
정희원
이상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선생님에게 중요한 물건이라...
한영휘
선생님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일이에요?
정희원
그렇게 볼 수 있지.
한영휘
그럼, 하나만 더요.
이걸 얻고 나면 떠나실 거예요?
정희원
...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한영휘
…..
선생님은 이걸 위해 여기로 오신 건가요.
원래 선생님은 뭐하시던 분이세요?
정희원
설명하기 복잡한 걸.
이게 목적인 건 아니었어.
한영휘
…그럼요?
정희원
내가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지.
한영휘
….?
정희원
그런데 그 수정이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그것만 있으면, 선생님의 고향은.
GM
그 순간, 멀리서 사람 여럿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영휘
…
우선 자리를 옮기죠!
GM
외치는 소리.
-
“희원 선생님! B를 찾았어요! 지금 병원에… 어!?”
한영휘
(희원을 데리고 뛰어간다.)
정희원
앗, 잠깐...!
한영휘
(뛰어가면서 묻는다.) 아직 묻고 싶은 게 많단 말이에요!
GM
다른 선생님과 경찰 몇이 달려오다가 의아한 소리를 냅니다.
-
"뭐 해?! 괜찮은 거냐?!"
한영휘
네! 괜찮아요!
(달려가면서 묻는다.) 쌤은 사람 맞아요?
정희원
잠깐, 기다려... (이끌려 달리다가 네 손을 뿌리친다.)
한영휘
(손 놓아준다.)
정희원
... (가쁘게 호흡하며)
우선 쉬고 싶어.
학교에서 다시 이야기하자.
한영휘
..뭐. 급한 게 아니었다면..
좋아요.
(머쓱하게 돌아간다. 주머니에 수정 쥔 채였다.)
정희원
... (네 손에 들려있을 수정을 가만 서서 본다.)
그래. 푹 쉬어.
...월요일에 보자.
GM
•❅──────✧❅✦❅✧──────❅•
주말은 평소처럼 지나갑니다.
기이한 일을 겪고 살짝 체력이 부족한 주말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다시 월요일.
아침이 되어 눈을 뜹니다.
평소처럼 몸을 일으키려 하면… 어라?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침대를 짚은 팔이 쭉 미끄러져 아래로 구릅니다.
온 몸에서 열이 오르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찰은 받았을 텐데 회복이 다 안 된걸까요?
어쨌든 이런 상태로 오늘 학교에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출근하기 직전, 영휘가 구르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방에 들어옵니다.
부모님은 다시 영휘를 부축해 침대에 눕힙니다.
한영휘
윽…
GM
오늘 학교는 쉬는 게 좋겠다며 서둘러 물수건을 가져옵니다.
물에 잠기듯 수마에 빠져듭니다.
•❅──────✧❅✦❅✧──────❅•
직후, 영휘는 꿈을 꿉니다.
당신에게 병문안을 온 희원의 꿈입니다.
꿈에서도 당신은 여전히 아픈 탓에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합니다.
분명 한낮일텐데도 창밖은 어둡고 공기는 탁합니다.
얼마 전 교실에서 봤던 영화 속 풍경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영휘의 방 벽지 위로 갈라진 콘크리트 벽이 흐릿하게 겹쳐집니다.
시선은 천장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습니다.
한영휘
….’기분 나쁜 꿈이네.’
GM
당신의 침대 곁에 희원이 앉습니다.
희원의 긴 머리가 팔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납니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꿈 속의 희원
여길 떠나기로 했어.
도망이라고 생각해도 별 수 없지.
있지, 난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여기에만 있으면 분명 나도 일찍 죽어버리겠지.
...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
GM
여전히 몸은 무겁고, 입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희원은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대화를 계속합니다.
꿈 속의 희원
사실, 함께 떠나기로 한 원정대가 있는데...
그들은 이 세계를 되살릴 방법을 찾을 거야. 그럼 너도 살 수 있을지 모르지.
난 잘 모르겠어. 정말 해낼 수 있을지...
...내가 도망친다는 건 비밀이야. 어차피 넌 말도 못 하겠지만.
GM
희원이 손을 뻗어 영휘의 이마 근처를 몇 번 만집니다.
정희원
잘 있어.
한영휘
…..
GM
희원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강 판정
한영휘
cc<=60 건강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GM
희원은 그대로 몸을 돌려 병실에서 떠납니다.
당신의 시야 밖으로, 세계 밖으로. 당신이 잡을 수 없는 곳까지.
•❅──────✧❅✦❅✧──────❅•
6.
╔═════ ∘◦ ⛧ミ ◦∘ ══════╗
‖ 마지막 여름에게 ‖
╚═════ ∘◦ ミ⛧ ◦∘ ═════╝
GM
긴 꿈에서 깨면, 정말 오래도 잤는지 어느 새 아침입니다.
몸이 개운합니다.
체온을 재 보면 열은 전부 날아가 있습니다.
마치 꿈 속 희원이 손짓과 함께 열을 전부 가져간 것만 같아요.
-
떨어진 체력을 전부 회복합니다.
system
[ 한영휘 ] HP : 5 → 8
[ 한영휘 ] HP : 8 → 13
GM
방에 두었던 수정은 이미 없습니다.
한영휘
….
뭐야. 급한 일 맞았잖아.
(날짜를 확인한다.)
GM
하루 자고 일어난 후의 화요일입니다.
희원과 마지막으로 만난 건 지난 주 금요일입니다.
한영휘
…(어쩐지 떠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
(학생답게 등교한다.)
GM
몸이 전부 회복되었으므로 이제 학교에 갈 준비를 합니다.
교복을 입고, 익숙한 가방을 듭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면 평소와 같은 여름 하늘이 보입니다.
꿈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물감을 머금은 듯한 생생한 푸른 색.
푸른 강가와 강에 뛰어들던 희원의 얼굴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물이 불편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희원은 괜찮았던걸까…
학교에 등교합니다.
뒤로는 언제나와 같은 무료한 수업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희원의 수업이 시작되려 하면…
…
아무도 교실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그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듯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수업중인데도 매점으로 향하는 학생 또한 보입니다.
한영휘
…?
GM
의아함을 느껴 교무실로 향하거나 옆 자리 학생에게 희원에 대해 묻는다면, 희원은 영휘가 결석한 날 학교를 퇴직했다고 전해줍니다.
한영휘
….
GM
고향에 큰 일이 생겨 바로 돌아가봐야 한다고요.
변변찮은 송별회조차 하지 못하고 그 날로 학생들과 인사를 마친 후 떠났다고 말합니다.
… …
… 그 순간,
교복 주머니에서 희미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한영휘
(교복 주머니를 확인한다.)
GM
확인해보면 희원의 로켓 펜던트입니다.
이게 왜 여기에?
강에서 영휘를 끌어낼 때 휘말려 이 안에 들어가버린 걸까요?
로켓 펜던트를 손에 쥡니다. 머리에서 자연스레 어느 장소가 떠오릅니다.
한영휘
…이게 왜 여기 있지?(펜던트를 열어본다.)
GM
희원의 가족사진입니다.
어쩌면.
어쩌면 아직 거기에 있지 않을까?
지금 뛰어나가면 잡을 수 있는게 아닐까?
-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영휘
..(떠오른 장소는 어디지?)
(옥상으로 향한다.)
GM
마음을 먹는다면, 바로 발을 움직입니다.
땅을 박차고 뛰어나옵니다.
복도를 달립니다.
계단을 성큼 뛰어 오르면,
-
민첩 판정
한영휘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5 > 75 > 실패
GM
뛰어오르고 난 후의 반동에 그만 새로 바꾸기 위해 세워둔 새 유리창에 몸을 부딪힙니다.
-
HP -1
system
[ 한영휘 ] HP : 13 → 12
GM
쨍그랑!
기시감이 느껴지는 경쾌한 파열음.
김세윤
으악!
GM
곁에서 지나가던 김세윤이 놀라 영휘와 유리를 번갈아봅니다.
이거 어쩔거냐는 표정.
한영휘
미안!
(달린다.)
GM
그러나… 바로 다시 발을 움직입니다.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김세윤
잠깐!
이대로 가는거야!? 야!
한영휘
누구나 한 번쯤 달려야 할 때가 오잖아!
그리고 넌 양심 있으면 알아서 치워!
(달려간다.)
GM
뒤에서 노성이 들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달립니다.
-
“야! 김세윤! 너 이거 깼어!? 이리 와!”
GM
지나가던 선생님이 높이는 목소리 또한 들립니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 말대로에요.
어쨌건 한 번은 달려야 할 때가 있는 겁니다.
-
“부장! 돌아왔군요!”
“정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대회가 곧인데.”
“아, 정말,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왜 그랬는지 어째 나도 잘 기억이 안 나…”
GM
옥상 문을 열면 드리우는 쨍쨍한 햇빛.
푸른 하늘,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
몸은 가볍고 머리는 상쾌합니다.
가벼운 전능감이 온 몸으로 뻗어나갑니다.
눈부신 시야에 익숙해질 때 즈음, 그 곳에는… 희원이 있습니다.
그는 아직 영휘를 눈치채지 못하고, 펜스 앞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곁에는 작은 짐 가방.
한영휘
선생님!
정희원
...!
GM
희원이 놀라서 뒤를 돌아봅니다.
정희원
수업 시간인데 왜 여기로 온 거야?
한영휘
인사하려고요. 전해드릴 것도 있고.
앓아눕느라 작별인사를 못 드렸잖아요. 선생님.
(펜던트 목걸이를 건넨다.)
정희원
아, 그걸 왜 네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펜던트 받는다.)
한영휘
글쎄요? 강에서 들어온 건지. 제 주머니에 있더라고요.
정희원
... (펜던트 안을 확인하고는 조금 가라앉은 얼굴이 된다.)
어제 네가 나오질 않아서,
대답을 못 하고 갈 뻔했구나.
떠나기 전에 몇가지 대답해 줄게.
궁금한 게 뭐였어...?
한영휘
….뭐.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았는데.
굳이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냥 쌤이 어딜 가던, 뭘 선택했건 응원할게요.
그냥 작별인사 하러 왔어요.
정희원
... 그렇구나.
고마워. 영휘야.
실은... 내가 여기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은 모두에게서 지우고 가려고 했거든.
좋지 않은 경험도 했고, 또...
내가 이 세계를 어지르고 가는 셈이 되었으니까.
(네 이마에 검지손가락을 얹는다.) 넌 어떻게 하고 싶니?
한영휘
그런 짓은 하지마세요.
선생님한테 좋지 않은 일이라도..
저한테는 추억이었으니까. 간직하게 두세요.
그걸로 만족하니까요.
정희원
(손가락을 내려둔다.) ...응. 알겠어.
그럼 내가 한가지 물어봐도 될까?
한영휘
(고개 끄덕인다.)
정희원
너라면 자신을 배신한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니?
한영휘
(한참 고민하다)음..
평생 못하죠.
그렇지만 좋아하던 사람이면 쳐내진 못하겠더라고요. 하하.
정희원
... (펜던트를 만지작거린다.)
(이내 결심한 듯 다시 고개를 든다.)
그래.
하고 싶은 일도 웬만큼 했고...
이젠 여행도 끝내야겠지.
대답해줘서 고마워.
한영휘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가는 거예요?
정희원
응.
(네 머리에 한 번 손을 올린다.)
건강해야 해.
마지막이니 비밀 하나 알려줄게.
(손을 내리고 한 발자국 앞으로 걷는다.)
(네 귓가에 고개를 붙이고, 중요한 일인 양 입을 떼면...)
유리창 깬 거 영휘 네가 아니란 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다시 고개를 떨어트리고 웃는다.)
한영휘
……!?!
헐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억울한 듯 소리치다가 이내 허탈한 듯 웃어버린다.)
정희원
아하하... 미안.
정겨운 얼굴이라.
GM
그는 영휘를 바라봅니다.
선생님의 얼굴이 아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얼굴.
시선 끝에는 당신이 담겨 있습니다.
한영휘
….
’어디선가 봤던가.’
GM
그리고 짐가방을 챙겨 뒤를 돕니다.
희원이 펜스 너머로 몸을 기울입니다.
거센 바람이 한 번 불고,
희원은 사라집니다.
한영휘
….!(반사적으로 펜스를 잡고 쭉 몸을 빼 너머를 바라본다. 당연하게도 학교 앞의 풍경만이 펼쳐졌다.)
GM
바로 앞 교정의 나무에서 흰 비둘기들이 떼로 날아갑니다.
한영휘
….
안녕. 누나, ..아니, 선생님.
(빈 교정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시선을 하늘로 옮긴다.)
GM
•❅──────✧❅✦❅✧──────❅•
그로부터 며칠 뒤.
영휘가 마음 한 켠에서 예감했던 대로 희원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모두에게서 잊혀집니다.
이제 그 누구도 이 학교에서 수업을 가르쳤던 희원에 대해서 떠올려내지 못합니다.
희원의 자리를 메꾸고 들어온 선생님은 완전히 낯선 다른 인물입니다.
학생 몇을 뽑아 마지막 남았던 수영장 물 청소를 부탁합니다.
-
행운 판정
한영휘
cc<=42 행운 (1D100<=4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9 > 19 > 어려운 성공
-
물청소 하고싶나요?
한영휘
(네)
-
럭키!
GM
수영장 청소에 동원된 아이들은 저마다 야유를 보내거나 작은 소리로 불만을 내뱉습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물청소만 하면 되는데 뭐가 불만이냐며 학생들의 머리에 가볍게 출석부를 가져다 댑니다.
그러고보면 지난 1주일, 앞서 수영장 청소를 했던 영휘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요?
그 사실을 물어 확인하려다, 입을 다뭅니다.
-
“물 나온다!”
GM
끼익, 수도를 돌리는 소리.
머지 않아 호스 끝에서 힘차게 물이 터져나옵니다.
호스를 쥔 아이들은 꺄악거리며 비어있는 풀장의 타일 위를 위험하게 달리거나 밀대를 밀기 시작합니다.
푸른 하늘로 깨끗한 물방울이 튀고, 작은 무지개가 그려집니다.
물을 보면 문득 강가에 낙하했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강 밑에서 목격했던 끔찍하고 기분나쁜 것들은 아직 남아있을까요?
그것들을 떠올리면 다시, 어쩐지 불안한 기분.
햇빛이 뜨겁습니다.
어딘가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
“영휘야.”
GM
바람과 함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 곳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땅을 박차고 달려나가던 그 날.
손을 뻗어 상대를 붙잡은 한 순간. 낯익은 얼굴, 목소리. 웃음소리.
밝은 함성이 오고갑니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영휘
……..
(아쉽고 후련한 기분을 뒤로하고 밀대로 물청소를 이어간다. 이제는 정말 마무리다.)
-
"한영휘! 비품실에서 좀 더 긴 호스좀 가져다 주라!"
한영휘
그래~
(비품실로 향한다.)
GM
자리를 뒤로 하고 영휘는 몸을 돌려 교사를 걷습니다.
탁, 탁, 탁. 발소리가 들립니다.
점점 가까워집니다.
스쳐 지나가나 했으나 정확히 당신의 뒤에서 멈춥니다.
누군가 당신의 어깨를 두들깁니다.
한영휘
(뒤를 돌아본다.)
누구?
GM
다음 순간, 익숙한 머리칼, 귀에 익은 목소리.
당신에게 한결같이 달려오기 위해 거칠어진 호흡.
??
저기!
이거, 네 휴대폰 아니니?
떨어트렸어.
한영휘
….?!?
GM
시간은 물과 같아.
잡을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지.
서투르게 발을 떼면 순식간에 휩쓸려 흘러갈 뿐.
그러니 당신은 지면을 박차고, 자신의 길을 따라 달립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남은 인생이 모조리 바뀌는 그 순간.
마치 운명처럼.
✧˚˖𓍢ִִ໋🌊🦈˚˖𓍢ִ✧˚.𓍢ִִ໋. ˚◞♡ ⃗ 🎐 *ೃ༄
ENDING 3
「리버사이드에서 달려나가」
✧˚˖𓍢ִִ໋🌊🦈˚˖𓍢ִ✧˚.𓍢ִִ໋. ˚◞♡ ⃗ 🎐 *ೃ༄
한영휘
(ㅇㅁㅇ)
후일담
•❅──────✧❅✦❅✧──────❅•
GM
희원의 세계는 마침내 다 모인 고대종의 수정을 이용해 재건이 시작됩니다.
무사히 돌아온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살아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몸 어딘가가 기이하게 변질되었거나 혼자 나이를 너무나 많이 먹어버리거나 다양한 후유증을 앓는 등,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희원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이 일에 몸을 던졌던 수 많은 사람들은 후원을 받아, 얼마든지 원하는 식으로 신분을 바꾸거나 지원을 받아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희원은 신분을 완전히 감춘 뒤 먼 곳으로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희원은 원정대 사이에서 이탈자라는 타이틀로 불리고 있었고, 자신 또한 그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지난 주 겨우 운행을 시작한 정기 선박을 타고 먼 대륙으로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바라보면, 햇빛 한 줄기가 이 쪽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면 언젠가의 하늘이 떠오릅니다.
희원은 밖으로 나섭니다.
이 시각이라면 이미 배가 출항했겠죠.
그렇다면… 가야 할 곳은 한 곳밖에 남지 않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이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기술에 손을 댄 대가도, 분명 언젠가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이 아닙니다.
저 멀리 영휘가 입원한 시민 병원의 간판이 보입니다.
하나, 둘, 걸음이 빨라집니다.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