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피드 클랩
2024-09-22
눈이 내리는 겨울입니다. 버스를 타다 깜빡 졸아버린 당신과 친구가 눈을 뜬 곳은 마지막 정차역입니다. 버스는 하루에 한 대만 지나간다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어두운 밤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설에 여러분은 마을 안으로 들어가 머물 곳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감독: 정희원
출연: 한영휘

….
일어나라는 외침이 들리고,
깜빡.
탐사자는 눈을 뜹니다.
오래 견디어왔던 추위가 느껴지고 눈앞에는 당황스러운 얼굴의 희원이 있습니다.
둘러보면 이곳은 불이 꺼진 버스 안입니다.




잘 잔 모양이네...
아무래도 종점에 도착했는데 둘 다 잠이 들었던 것 같아.
나도 눈을 떴더니 버스 기사조차 없어서...
버리듯이 두고 간 것 같은데.

..뭐? 종점?
기사님 너무한 거 아니야?




버스 기사가 언제 올지는 알 수 없고, 버스 안은 바깥보단 따뜻하겠지만 점점 추워지기까지 합니다.
천천히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버스 안은 불이 꺼진 채로 어둡습니다.
가로등 하나가 내는 빛만 버스를 밝힙니다.

무슨 일이람. (함께 두리번거리다가 한숨 내쉰다.)

누나도 많이 피곤했나. 우리 둘 다 진짜 세상 모르고 잤나봐..
(의식적으로 덜덜 떨면서 점점 추워지는 기색에 걸음 옮기고.) 여기서 자면 얼어죽을 것 같애.

버스 안에 오래 있다 보면 창에 슬슬 서리가 끼기 시작합니다.
안쪽은 바깥보다 따뜻하지만 이대로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바깥으로 내려오면 정류장이 보입니다.
정류장의 이름은 센티피드 폴 리버Centipede Fall river.
도로에 차는 다니지 않습니다.
시간은 아홉 시쯤이네요.

전봇대도 놓이지 않은 것이 불길해 휴대폰을 살펴보면 역시나 권외 표시가 뜹니다.
버스 정류장의 옆으로는 길이 보입니다.
시골 마을의 초입일까요? 살풍경한 마을 안쪽으로는 집 몇 채가 놓여있습니다만 빛이 나는 것 같진 않습니다.


(마을 방향을 향해 ㅍ"ㅍ 눈으로 보는 중)

그래도 마을 있으니까 들어가 보자!
뭐..여관이라도 있겠지!

(어색하게 제 미간 문지르고...) 응, 그 정도는 있어야겠지...
잘 둘러보면 불이 켜진 별장이 한 채 있습니다.
눈은 더욱 거세집니다.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나갈 곳은 있다니까.
(불 켜진 별장으로 걸음 옮긴다.)

(오들오들...떨다가 따라간다.)
집에 가까이 다다를 즈음, 순간 갑작스레 눈보라가 세게 몰아칩니다.
눈보라 사이로 뒤따라오던 정희원이 묻혀 보이지 않습니다.

누나?
누나?
어디 갔어???
짝 짝 짝.
뒤쪽에서 박수 소리가 세 번 들립니다.

흩어지는 눈 사이에서 손을 흔드는 그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무언가 기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땅이 가볍게 흔들리지만, 그런 기분이 무색하게도 눈보라는 거세져 착각인 듯합니다.


갑자기 휘몰아치네.
놀랐니?

이제 안 놓치게 손 잡고 가자!
(네 손 꽉~잡음)

으응. 그래.

(빛나는 별장 안으로!)
….
문을 두드리면 문 너머에서 꽤 건강해 보이는 노인이 나옵니다.
별장 옆 차고에는 트럭 한 대가 놓여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형편이 좋아 보입니다.
September 21, 2024 5:26PM노인:처음 보는 얼굴들일세. 무슨 일이여?

냅다 여기 떨어졌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혹시 여기 잘 수 있을만한 곳이 있을까요?!
September 21, 2024 5:27PM노인:아이고! 하도 외진 곳이라 마을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흔치 않은데.
여기서 묵어야겄네. 들어오게나.
방을 내어달라고 하면 인심 좋은 사람처럼 흔쾌히 문을 열어주며 들어오라고 합니다.
안쪽은 대여하는 리조트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들어가면 안경에 김 서린다.)

큼큼.



September 21, 2024 5:29PM노인:이쪽으로 오시게. 히터 틀어놔서 땃땃혀.
(소파 앞으로 안내하고, 따뜻한 차를 내어 준다.)

September 21, 2024 5:31PM노인:여기서 몸 좀 녹이고, 묵을 거면 저쪽 방이랑 저쪽 방으로 들어가면 되어야. (알아서 각방쓰면 된다.ㅇㅇ)
여기에 방문객은 또 오랜만이여. 어디에서 이렇게 왔는가?

완전 뚝 떨어져서 하나도 모르거든요.(후후 불어)
September 21, 2024 5:34PM노인:허이고~ 허옇고 훤칠하다 했더니 서울 아였구먼.
여기는 센티피드 폴 리버여. 원래 예전에 아이들 캠핑하러 종종 오는 곳이었는디, 싱크홀도 생기고 겨울이라고 발길이 뚝 끊겼지.


September 21, 2024 5:36PM노인:가끔 눈보라가 많이 치는 날이 있다네. 오늘이 그 날 같으니까 눈보라 그칠 때까지 얼마든지 머무르다 가시게나.
버스는 하루에 한 번 오니께 시간에 맞춰 돌아가거라잉.
마을은 어차피 거의 대여용 별장이라 맘대로 둘러봐도 되고~ 그런데 구덩이 근처에는 가지 말어. 빠져 죽은 사람도 있어야!
호수도 있는데 거기 얼음장이 깨질지도 모르니까 거기도 조심하고.

혹시 버스는 몇 시에 오나요?
September 21, 2024 5:39PM노인:고거는 시간표를 봐야지~
아무튼간 맘 편하게 있다가 느긋하게 돌아가세나. 노인네는 늙어갖고 벌써 졸려 잘란다.

(희원 힐끔)

(눈 마주침)


씻고 자면 딱일 것 같아... 너는?

배고파서 그런가..


누나 먼저 씻어.

뭐... 요리라도 해줄까?

정말?

)

September 21, 2024 5:44PM노인:어야!

그럼 요리해주라! 도울게!
같이 뭐라도 먹자.

먹고 싶은 거 있어?





응
(고민)
국밥 먹고 싶어!
너무 추웠잖아.

국밥을 만들만한 재료가 있으려나...
일단 그릇은 있네. (라고 말하며 찬장에서 뚝배기를 꺼낸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레토르트 육수가 있으니 흉내는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나 여기 육수 있는데?
(레토르트 육수 가져옴)

45
기준치: | 45/22/9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채들을 찾아서 꺼낸다.)
보글보글...


(옆에서 킁킁 냄새 맡는 중)

(국자로 떠서 내밀어준다.)

(한 입에 먹는다.)
아뜨뜨


맛있어!

(마저 끓이고 뚝배기 식탁에 세팅한다.)

먹자~~

맛있게 먹어. 난 씻으러 갈게.

누나는 안 먹어?

음... 응. 별로 배고프지 않아.

누나는 진짜 많이 안 먹어서 처음에 깜짝 놀랐다니까.

... (어색하게 웃다가 걸음 뗀다.)
잘 먹고 푹 쉬어.

응. 잘 먹을게 누나! 고마워!

(먼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레토르트라 특히나 MSG맛이 일품인 뜨거운 국밥입니다.
다 먹어갈 때 즈음부터 졸려오기 시작합니다.
영휘도 먹고 씻고 잠들면 딱이겠군요.

(식곤증이 온 건가. 다 먹으니까 졸리다..)
(깔끔하게 설거지 해놓고 씻는다.)
졸음이...
미친듯이 몰려옵니다...
그래도 씻고 나오면 멀쩡히 영휘의 객실 내부를 둘러볼 정도의 정신은 있습니다.

단순 침실인 것 같습니다.

아~피곤해!


(포근하다..)
(금세 잠에 든다..)
신생아
그대로 쿨쿨따합니다.
…….
눈을 뜨면 어두운 곳 안에 몸이 구겨져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정신이 들고 머리가 무겁습니다.
주변을 마구 더듬거나 만진다면 바닥의 촉감으로 보아 나무 안 같습니다.
게다가 정신 사납게 흔들립니다.
정신 차리면 발밑으로도, 틈으로도 물이 차 들어오고 있습니다.
차가운 물이 빠른 속도로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뭐, 뭐야?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이 물속에 던져진 것 같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상황 파악하기도 전에 와닿는 물을 멈춘다.)


(밖으로 나와 헤엄친다.)
상자에서 나오면 호수의 안쪽입니다.
밖으로 나오려면 얼음이 가로막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건강하다.)

추웡
순간 깡 소리와 함께 얼음이 깨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수월히 나갈 수 있겠군요.

후....
젠장. 이게 뭐지?
(당장 주위 둘러봐)
고요했던 세상에 순식간에 바깥의 소리가 들어옵니다.
희원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보고 있습니다.
하늘을 보면 아직 밤,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박혀있고 칼처럼 차가운 바람이 몸을 에워쌉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누나.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괜찮아?

아니. 그보다..
어떻게 된 거야?

마침 주인께서 현관에서 들어오시길래 여쭤 봤는데, 네가 갑작스레 집에 갔다고 그러시지 뭐야.
이상하잖아, 그래서 주인이 온 방향을 밟아 와봤더니...
...

집에 갔다니. 대체 이게 무슨..
그 할아버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 이상해. 얘기해 보러 가야겠어.


호수 너머로 보이는 아직 불이 켜진 별장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그때 트럭에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립니다.
눈이 쌓이기 전에 트럭이 빠른 속도로 마을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언뜻 비치는 유리창에 비친 노인의 얼굴이 공포로 물들어 있습니다.

(노인의 얼굴 빤히 바라보고는)
이런 일을 저질러 놓고 도망이라니...

눈보라를 타고 쫓을 수는 없어?
죽여버려야겠어.

한 번 해볼게.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유영하듯 파도 일으킨다.)
보드를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풀썩 파도 위로 타서 흘러간다.) 잠시만 있어!
안개가 시야를 방해합니다.
트럭의 바퀴 자국이 금세 눈보라에 묻혀 지워져 있습니다.

더 쫓기는 힘들겠군요...



누나?

못 쫓을 것 같으니까 우선 몸부터 다시 녹이자. (덜덜덜)


여전히 어두운 밤, 이 별장은 혼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희원과 영휘가 머물던 방, 주인이 머물던 방과 거실이 있습니다.
이 쯤 시간을 확인하면 자정입니다.



(이 아득바득 갈며 몸 녹인다.)

버스기사도 그렇고 주인도 그렇고 왜 이러는 거야?
사람을 만만하게 보는 거야?
누군지나 알고...(부들부들 떨면서 불평한다.)

주인은 진짜 제정신 아닌거고..
잘못 늦게 깨어났으면 죽을 뻔 했어.
대체 왜 이러는 거지?

내일 버스를 타러 가기 전까지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어...



이상할 만큼 기묘하잔항.
에취!
기묘하잖아.

... ... 짐작이 가는 것은 있어.
물론 색채에 관련된 일은 아니겠지만.

그게 뭔데?



센티피드가 지나간 구덩이의 흔적일지도 몰라.

(진지)

...
영휘 너 대학을 무슨 전형으로 갔다고 했었지?


지네라는 뜻이야.

지네?!;;

그래, 지네.
싱크홀 크기의 지름을 가진 지네가 이 마을에 있을지도 몰라.

아니.. 그렇다 쳐도,
그게 왜 우리를 몰아넣을 이유가 되는 건데?

여긴 마을에서 유일하게 불 켜진 별장이잖아.
그 노인 말고는 남아있는 사람이 없었을 거야.
줄 먹이가 부족해져서 우리를 여기 두고 떠난 거야.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한 가설이야.
아닐 수도 있으니까 너무 기겁하지 말아. (시퍼래진 안색 본다.)

뭐..우린 S급 헌터니까.
지네를 그렇게 무서워할 필요는..없겠지..
..날 호수에 빠뜨린 걸 보면..
혹시 저 호수에 뭔가 있었던 걸까?

...그러게, 그 부분은 이상한 걸...
지네는 물이 약점인데 말이야.

(화색)
흠흠.


생각해보면 아무리 대여용 별장으로 쓴다지만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도 이상하고.
진짜 변이된 괴물종이 있을 지도 몰라.

옷장에 옷이 많던데, 난 옷 좀 갈아입을게. 너도 조금 더 단단히 챙겨서 나와.

응. 좀 더 채비하고 조사해보자.
..그 할배가 말해서 믿음은 안 가지만, 시간표도 봐야겠지..
(중얼거리며 옷장 연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원하는 옷을 찾아 입을 수 있습니다.

(두터운 옷 여러 개를 입고 나온다.)
누나?
그 순간 문 쪽에서 나무를 부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무문 사이로 삐져나온 도끼날이 보입니다.
도끼날이 빠져나갔다가 다시 찍힙니다.
틈 사이로 희번득한 벌레? 사람? 의 얼굴이 보입니다.

표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언가와 봉합된 얼굴은 눈만 희번득하게 빛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희원은?어디에 있지?)


(도끼날에 찍힌 자국을 가리킨다.)
가리키려고 하면 다시금 도끼날이 문에 찍힙니다.
곧 무참하게 문이 박살이 납니다.

희원은 행동하지 않고 눈이 풀린 채로 무언가 보고 있습니다.
문을 박살내고 들어온 그는 곧장 희원에게로 달려듭니다.
그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등에 무언가 관통합니다.
커다란 벌레의 다리입니다.
파열음과 함께 당신의 눈앞에서 피가 터져나갑니다.

기준치: | 69/34/13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문틈 너머로 거대한 지네가 보입니다.
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지네에게서 나는 목소리 같습니다.
하고 길게 늘어지는 목소리는 마치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희원 뒤로 숨었다.)
뭐지? 저 괴물은 지네의 편이 아닌 걸까?

(숨겨주다가...)
잠깐,
...지네도 우리 편이 아닌 것 같은데.

지네의 다리가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옵니다.
도망가려고 하면 뒷문이 보입니다.

도망가자!!
뒷문을 향해 달립니다.
그러나 머리 바로 뒤에서 물을 찰싹 가르고, 공기마저 가르는 섬뜩한 소리가 들립니다.
지네의 다리가 도망가는 영휘를 붙잡으려다...
그만 놓치는 바람에 영휘의 목덜미를 긁습니다.


어디로 도망가나요?

(뒷문으로 마저 달려가다 정희원이 있는 곳 확인한다.)
누나..!?


(ㅌㅌ)


(숲이었다)
숲에 도착합니다.
같이 도망친 사람이 히죽 웃고 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흰색 코트 위로, 히죽 웃는 입 위로...
그 위 부터는 두 갈래로 갈라진 사람이 영휘의 손을 잡습니다.
알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요?

...,
????
두 갈래로 갈라진 머리는 나무의 뿌리처럼 서로를 엉기고 영휘 쪽으로 향하려 합니다.

(손을 뿌리치고 도망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30/15/6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간신히 도망칩니다.
... 뭐였던 걸까요?

(흰색 코트?)
(누나?)
누나?
(떨리는 손으로 뒤 돌아본다.)
희원이 없습니다.
도망치다 놓친 것 같습니다.

그 위로는 말라붙은 사람의 상반신이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길 낙엽을 파헤치면 죽은 벌레들 사이로 인간의 뼈가 보입니다.
스슥 거리는 소리에 옆을 돌아보면 한쪽 눈이 없는 벌레가 나무를 기어가고 있습니다.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본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알 수 없는 점액질들이 가득합니다.
...여기서 뭘 어떡하죠?

..(누나는 어딜간 거지?)
(그 흰색 코트는..누나였나?)
..
이제 뭘 어떡하지.
(주저앉아서 한숨 쉰다.)


하아..




..일단 밖으로 나가볼까.
희원이 누나도 찾아야하고.
(숲을 걷습니다.)
겨울 숲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을이 보입니다.

저 쪽에 마을이...!

라고 생각하며 한 걸음 더 내딛는 순간 누군가가 팔을 낚아챕니다.
뒤를 돌아보면 다급한 얼굴의 희원이 있습니다.

그는 다짜고짜 당신의 팔을 잡고 뒤로 내보냅니다.

그제서야 당신 앞에 가시처럼 길게 솟아오른 날카로운 나뭇가지가 보입니다.
분명 저 앞에 있었는데, 더 앞으로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기준치: | 69/34/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가 왜 이 앞으로..
(나뭇가지를 피하고 그 너머를 본다.)
(마을이 있나?)
마을은 보이지 않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의 손에 가지런히 난 검은색 상처가 보입니다.


상처는 왜 이렇게 났어?




..진짜 센티피드가 있을 줄이야..
근데 저 괴물들은 뭐지?


글쎄. 숲에 있었는데..
왜 안 따라왔는지 잘 모르겠어.

고마워. (손 주머니에 넣는다.)

(걱정하는 눈치로 손 바라본다.)

괜찮아.
그럼 우선 숲에서 나가자. 위험해.

(숨긴 손 힐끔)


다른 곳이 안전할 지 모르겠어.
구덩이도 지네가 나올 것 같고..
하지만 나가려면 일단 가야겟지.
(숨 골라쉬고는 숲을 빠져나간다.)

(목덜미 봄)
영휘야.



씻으라구?

응.
씻겨줘?

누나가 씻겨줄 수 있어?

(눈을 모은다.)
(네 뒷목에 눈을 바른다.)


참아
(찹찹찹찹)
(...그리고 손수건으로 닦아낸다.)






그래도 잘 참을 수 있지?

응. 아마 아까..
지네한테 긁힌 것 같아.

그래도 별다른 이상반응은 없는 걸 보면 치명적인 독은 아닐 것 같네.

...
그건 다행이지만..
이상하게 봉합된 인간들 봤어?

아까 너랑 손 잡고 간 녀석 말곤 모르겠어.

만약 감염류라면 걱정인데..
얼른 가보자.
은제 형 데리고 올걸..

나... 화학 연구원이야.
(뭔가의 어필 함..)

아니. 누나가 못 미덥다는 건 아니고..
(ㅎㅎ..)
알지?

뭘?

구덩이로 가볼까!

영휘야. 왜 그런 반응인 거야?



구덩이는 텅 빈 구덩이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무저갱.
구덩이 앞에 반파된 건물 한 채가 있습니다.
반파된 건물은 알 수 없는 검고 녹색인 점액질과 피로 가득합니다.
복도가 길게 이어집니다.
마치 기숙사처럼 이어진 건물이네요.

뭔가 증거가 남아있을까?

냄새가 나.
부서지지 않은 방문 한 쪽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킁킁 맡아본다.)
(코 막음)
....사람?
사람이에요?
그 소리를 따라가면 한 사람이 고개를 손에 묻고 흐느끼고 있습니다.

말을 걸면 그가 고개를 들어 올립니다만,
그 얼굴은 만질만질해 눈과 코, 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들리는 울음소리는 어디서 들리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급하게 뒤로 물러난다.)
난장판이 된 방 안에서 계속해서 흐느끼는 소리를 내다가 눈이 마주쳤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흐물거리는 몸으로 당신들 쪽으로 걸어옵니다.

8:07PM앨리슨:흑...흐윽...아아아...
그는 장벽을 흐물거리는 손으로 만지고 헤쳐나오려 합니다.
8:09PM앨리슨:
기준치: | 25/12/5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하지만 통하지 않습니다.


그치만 뭔가 찝찝한데..
한 번 제압해볼까.
(장벽으로 앨리슨을 감싼다. 동그란 구체로 띄워 올린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런 처지임에도 여전히 얼굴 없이 흐느껴 울고 있습니다.

난장판이 된 방입니다.
무언가 연구라도 하고 있었던 걸까요?
피와 점액질로 가득 차 있으며 물어 뜯긴 채로 썩어가는 시신들이 있습니다.

기준치: | 68/34/13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를 틀어막는다.)
(인상을 쓰고 난장판이 된 방 조사한다.)


뭐 있어 누나?

아니, 없어.
죄다 시체네.
다른 방으로 가보자.
(익숙한 듯 먼저 나아간다.)

(가둬놓은 그를 바라보다 다른 방으로 향한다.)

사육장처럼 보입니다.
유리가 깨져버린 사육장 옆에 검은색 노트가 놓여있습니다.
열어보면 사육일지 같습니다.

사육장은 절지동물을 키우던 곳인 것 같습니다.
여러 사육품이 가득합니다.
방울이나 다 뜯어진 지네 먹이가 있네요.

(박수 소리 세 번?)





그럴 지네... (중얼거리면서 마저 살핀다.)





지네가 있는 건 그렇다 쳐도,
사람들이 왜 저 모양 저 꼴인지..
무섭네.
(다른 방으로 발길 돌려)


응!

(빤히)

나 겁 없어!


...(뒷목 쓰다듬음)
얼른 조사하자!!!

지네 껍질이 우수수 쌓여있습니다.
나오면 보이는 반쯤 부서진 팻말에는 토튼 연구소라고 적혀있네요.
안쪽에 있는 스크랩북에는 마을에 관련된 신문 기사 등이 모여있습니다.
우와, 어지간히 마을에 대해 애정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진짜로 위험한 마을이었잖아..
그 할배는 왜 계속 여길 지키고 있었던 걸까.

이것만으로는 모르겠는걸.
흐음, 지네를 감당하지 못해서 매장하려고 했다고...?
바보 같네.

그치..
지네는..땅 잘파지..?

호수에 빠트렸으면 쉬웠을 텐데...


...고소하다는 뜻 아닌 거 알지?

누나가 빠졌으면 지금쯤..
(벌써 슬픈 표정)

상상만으로 슬퍼지는 거니?

누나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슬프잖아..

감수성이 풍부하구나.

기억의 빈 부분들에 누나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소중한 사람이었던 건 알 수 있잖아.


리온이 누나의 고향같은 곳에 가기도 했었고..
체육대회나. 유쾌한 일들도 나름 들었다구.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왜 그런 일들을 하겠어?

미안, 실감이 안 나서 괜히 낯을 가리게 되는 것 같아.
머릿속엔 온갖 두꺼운 책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는데, 그 사이에 난 빈 공간이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기분이야.
(고개를 젓고는 방에서 나온다.) 마저 둘러보자.

나도 실감이 안 나는 건 마찬가지니까.
심지어 난 두 생에서 누나를 봤다고 하는데. 기억 나는 건 없으니까 좀 답답해~
하지만 기억을 교환하던 때의 감정은.. 그냥 다른 사람을 믿고 싶고, 기쁜 감정이었으니까..
그렇게 누나를 대하는 거야!
(따라 나온다.)
두 사람이 다시 복도로 나오면, 괴물은 어느샌가 장벽을 뚫고 사라져 있습니다.
흐느끼던 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누나. 쫓아가보자.
...
대답이 없습니다.
대답이 늦어 돌아보면, 희원이 커다란 식도를 들고 영휘를 향해 휘두릅니다.

?!???
누나 미쳤어?!
(급하게 뒤로 물러나며 소리친다.)
식칼을 휘두르는 그의 얼굴은 웃는 것 같기도, 냉담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영휘가 물러나면 아랑곳 않고 연격해옵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너만 아니었어도 세계는 지금 쯤 완전히 무너져 내렸을 텐데!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 전해 들은 이야기를 멋대로 해석하는 거 같은데,
희원씨!
정신차려!
(끌어올려낸 물벼락을 네 앞으로 끼얹어 밀어낸다.)
철썩!
물이 한바탕 튀고 나면,
그의 손에는 식도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제 얼굴 마른 세수하며 닦아낸다.)
뭐, 뭐야..?

뭔가 있었어...?
놀랐잖아.

...?
(한숨 쉬면서 제 이마 짚는다.) 하아..,...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 다시 들어.) 모르겠어. 누나가 나를 공격하는 환각이 보였어.

그렇구나. 우선 좀 말려주겠니. (불편한 듯 끙 소리를 냈다.)

(제 손 뻗어서 쭉 수분 뽑아낸다.)
이런 일 생길 줄 알았으면, 얼리는 것 말고 뜨겁게 만드는 것도 연습해 놓을 걸..

지금 겪는 상황이 현실이 아닌 것 같을 때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뜨겁게는 왜 못 하니?

매커니즘 이해도 정확히 못했고..
하핫..



(먼저 저벅저벅 나간다.)

(뻘쭘하게 따라 나간다.)


(정류장 쪽으로 걷습니다.)
..어디부터가 덫이었을지.
정류장을 향해 걷습니다.
...
정류장이 이렇게 멀었던가?
걸어도 걸어도 정류장이 나오지 않습니다.

돌아가자.

응.
근데 누나 이상하지 않아?
결계라도 쳐진 것처럼.
(별장으로 향하며 말을 건다.)

환각 증세 때문이 아닐까.





진짜. 지네 있는 것만 해도 막막한데 정말~!


지네는 최악이야!



지네는 지네고 우리는 우리잖아.
지네도 이해해줘.

기준치: | 50/25/10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종적인 관점으로?







실은...
네가 지네를 너무 싫어하는 것 같길래 지네친화적인 관점을 갖게 되면 어떨까 싶어서 말해보려고 했는데
딱히 나도 설득력 있는 말을 못 하겠네

사실..
피해를 입지 않았어도.
지네를 별로 안 좋아하긴 해.

솔직히 귀엽지 않니.



다리 완전 많고.





더듬이도 움직여.


3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질질 끌고 가는 발소리를 듣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핏자국이 길게 이어집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핏자국이 별장으로 이어집니다.

또 뭔가 보이는 거야?

별장으로 이어지는 핏자국이..
누나는 안 보여?
(눈 비빈다.)
환각인가. 이것도..


ㄴㄴ



...
어때?

여전히 보입니다.



다시 정신을 집중해볼게.
기준치: | 50/25/10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제 안 보입니다,

역시 없지?
안심하고 가도 되는 거지?

(눈 계속 비빔)
가자!

그래.

안 되지. 눈은 소중하니까.
(손 떼고 별장 둘러본다.)
2층이 있는 별장은 어둡고 낡아서 아무리 봐도 사람이 사는 것 같진 않습니다.
밤이 지나기 전까진 여기서 머물러도 될 것 같습니다.
당장 언제 위험한 사람이 쳐들어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문은 빗장 형식으로 잠그게 되어 있습니다.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나무 소리가 들려옵니다.
불이 들어오지 않아 매우 어둡습니다.


(꺼놨던 휴대폰의 후레쉬를 켠다.)

방, 거실, 계단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촛대와 초가 있습니다. 또한 휴대용 라디에이터와 난로가 있습니다.





(얼른 켠다.)


라이터 있어?

어쩐지 중세시대로 돌아간 기분이야.
(라이터를 건넨다.)

good

조금 둘러보자.


음...?

응?

(인상 쓰면서 뭐에 기시감 느끼는 지 짚어보는 중...)

하핫.
(방 먼저 살펴본다.)

제일 젊은 자식으로 보이는 사람의 손 위에 작은 지네 한 마리가 보입니다.
옆에는 뜯어진 편지 봉투 몇 장이 보입니다.


날짜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읽으려고 하면, 누군가가 자신의 뒤에서 손을 뻗어, 편지를 쥔 채 보여줍니다.
이내 누군가가 다음 내용을 낭독해줍니다.



뭘 읽고 있어? (편지 뺏어 든다.)

아. 여기 편지가 있길래.

멜리아가 이 집의 가족 구성원 중 엄마였나 보네.

아까 사육일지는 얘가 쓴 걸까?
(젊은 자식 가리킴)

여기 있는 지네는 정말 작네.


그렇게 말하는 희원의 목 위로 작은 지네 한 마리가 기어갑니다.

뺨까지 타고 올라갑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떼줘!!

(뺨에 향하던 시선이 내려간다.)
네 옷 속으로 들어갔어.

안 돼!!!
희원의 뺨에는 없습니다.

(네 몸을 노려본다.)

(지네의 감촉이 느껴지나??)
멀쩡합니다.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덜덜 떨며 종아리 내려본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냥 붙잡힌 것 같습니다.



누나도 환각보는 것 같은데?!








보..보여줘

(주먹)

잡아서 보여줘
(실눈 뜨고 있음)




환각인가 하고..
아냐 보여
보여
나 시력 2.7이야

좋겠다.

헤헤

(손 펼쳐서 한 바퀴 돌린다.)
안 보여?

안 보이는데...

그럼 환각인가? (손 내려놓는다.)

다행이다...
(웃음..)

(민망...)
올라가자.

(계단으로 향한다.)

역겨운 진액이 계단마다 묻어있습니다.
마치 공처럼 모여서 하늘 위로 오르려는 듯 계단을 막습니다.
계단을 보면 지네가 한 마리 빙그르르 굴러 당신의 발치로 떨어집니다.

기준치: | 67/33/13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으아아아아아아악!!!
환..
환각이겠지?
기준치: | 50/25/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도망쳐

어디가?

누나 저기 지네!
안 보여?



내가 치울게.

그..
그럼 부탁 좀 할게
아..아니야 나도 도움이!
희원은 계단 위의 지네들을 무심하게 손으로 치워내다가...
미끄러져서 그대로 계단을 타고 넘어집니다.

(얼른 가서 받쳐준다.)

고마워, 하마터면 뼈 부러질 뻔했네.

다.다행이다..
(지네는 다 치워졌나?힐끔 위 본다.)
여전히 데굴데굴 구르고 있습니다.







(실눈 뜨고 올라간다..)
데굴데굴

구르던 지네들이 영휘의 다리로 찰싹 날아들어 붙습니다.

(찰싹 희원에게 업혀 피한다.)









이렇게까지 지네 껍데기를 무서워할 줄은 몰랐네..

지네잖아


그래?
(슬쩍 다시 실눈 뜨고 본다.)

우글우글

기준치: | 50/25/10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ㅠㅠ)

(영휘 업은 채 올라간다.)




헉헉..
(세 칸 올라왔음)



(ㅠㅠ)





다 올라왔습니다.

계단으로 올라가면 당장 방 몇개가 반깁니다.
입장하면 웃음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전히 보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제 안 보입니다.
웃음소리도 환청이었습니다.

누나 이제 안 보여!

(털썩)


됐어.......

핫
미안해!
(희원 부축해줌)
자~
가볼까!



괜찮대도...

업은 것 같지도 않아!
(주위 두리번)


(복도 살펴봄)

복도에 특별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끼익하는 소리가 소름이 끼치게 방에 울립니다.
명패가 하나 달려있습니다.
읽어보면 유진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책장이 연결된 책상, 침대.. 등 일반인이 썼을 듯한 방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만 먼지가 쌓여서 오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만은 알 수 있습니다.
책장에는 꽂혀있는 게 별로 없어서 쉽게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열쇠를 챙기고 책장 살펴본다.)

노트가 몇 개 있습니다만 확인해도 별 건 보이지 않습니다.
두꺼운 앨범은 지네와 한 사람의 사진이 보입니다. 지네는 장을 넘길수록 점점 거대해지고 사육사는 행복한 것처럼 웃고 있습니다.
지네를 손 위에 올려둔 사람과 같은 사람인 것을 알아챕니다.


지네가 정말 크게 자라네.

(지네는 자세히 안 봤음)
이게 그때 그 지네만큼 자라서..
(몸서리!)

날 떨어트리지 않도록 조심해.

그럴리는 없죠
(침실 둘러본다. 더 볼만한 게 없나?)

핑크색 호피무늬 퍼자켓도 있는듯



퍼자켓이다!
누나 춥다며.
입을래?


(어깨 으쓱이고는 밖으로 나와 서재로 향한다.)

책이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마치 사람이 읽는 속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멍하니 책을 바라본다.)


(손 털어)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내려온다.)

책 안 보여?
(책상 위의 책 가리킨다.)


환각인가..
..
(그래도 한 번 다시 실눈으로 봄)
책이 여전히 저절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영휘 등에서 내려와서)



(머쓱하게 뒷목 긁적이고 돌아나온다.)
(창고로 향해)
문을 열면 끔찍한 기억이 지나갑니다.
주변에 있는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고, 비명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검은 하늘에 날아다니는 헬기와 비행물체들이 서로 부딪힙니다.
그 아비규환 속에서 당신의 은인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반갑지 않은 환각입니다.

(이건 말로만 들었던..)
(눈 앞을 손짓으로 치워내고 다시 창고를 둘러본다.
창고 안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텅 빈 방일 뿐입니다.


텅빈 방이네.
(멍한 눈 하고 돌아선다.)

괜찮아?

이상한 환각을 봐서..
잠시.

문제 없는 거 맞지?

(여상하게 웃어보이고는 잠긴 방으로 걸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부 치우고 떠난 듯 선반 하나와 지네 사육장 하나만 남아있습니다.
선반 위에는 유리병이 잔뜩 헝클어져 있습니다.
그 중 각각 액체가 들어 있는 약병 두 개가 보입니다.

1인분이라고 적혀있네요.

(누나의 해석을 바라는 눈)

(가라앉았던 얼굴이 화색한다.)
지네 독의 해독제와 혈청이야.


선반 위에 신경질적으로 구겨진 종이 하나가 버려져 있으며 나머지는 다 챙기고 떠나간 듯 텅 비어 있습니다.
HO 구겨진 종이 전달


....
유진이의 엄마가 많이 슬펐나봐.


이 다음에 대체 멜리아 씨가 무슨 짓을 했을 지는..
감도 안 오는걸.

(묘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인다.)
그 순간, 밑층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
.........
모르겠어


순간 침묵이 감돕니다.
밑층에서 음산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커다란 철이 질질 끌리는 소리와 함께 그것은 계단 위로 올라옵니다.



(문을 도로 잠궈 놓는다.)
방 문에는 잠금장치가 없습니다.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방에 흩어져 숨습니다.
철 끌리는 소리와 저벅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그 소리는 반대편 복도 끝까지 가는가 싶더니....
다시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있는 방 문 앞에서 멈춥니다.


(선반 뒤에서 숨 죽이고 희원 바라본다.)

(그러고는 입모양으로 뭔가 말한다.)
(간-것-같-아-.)

(고개 끄덕이고 여전히 상황 살핀다.)
희원이 조심스레 문을 엽니다.
... 그런데, 발걸음은 분명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가?

그런 생각이 드는 동시에, 좁게 열린 문 틈 사이로 거대한 칼날이 끼어듭니다.
무시무시한 칼날은 희원의 몸을 관통합니다.
그대로 문이 활짝 열립니다.

벌레 가죽을 뒤집어 쓴 것 같은 고깃덩이가 방 문 너머에 있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칼날에 꽂힌 희원의 몸을 내동댕이치면, 온 방에 핏자국이...
아니요, 아닙니다.
희원은 열린 문 뒤에 숨어 있습니다.
희원은 경악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고깃덩이 괴물이 방 안으로 들어오면, 희원은 그대로 문에 몸을 부딪힙니다.
희원이 휘청거리며 나동그라지는 괴물과 대치합니다.



이능력 특기 추가해도 됨!!

기준치: | 70/35/1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행깎합니다)

3:34PM크리쳐:구룩...
영휘의 물줄기가 명중합니다.
희원은 다시 놀란 듯이 영휘를 바라봅니다.
저쪽도 환각을 본 모양이죠?


누나도 환각을 봤구나.
(저도 놀란 듯 식은땀 닦아낸다.)
응. 살아있어!

(유리 조각을 들고 괴물을 경계하다가 입 연다.) 내게 생각이 있어.


구덩이로 유인해서 빠트리면 못 나올 것 같아.

(괴물들??)
(괴물 본다.)
3:39PM크리쳐:구루룩. (고깃덩이 같은 우락부락한 몸이다.)

뛸까?


누나가 유인하면 내가 수압으로 빠뜨릴게. 눈밭이라서 될 것 같아.

우선 나가야겠지...
(괴물을 제치고 문 밖으로 달려나간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3:46PM크리쳐:(거대한 칼날이 가로막는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기준치: | 45/22/9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오히려 그와 가까워진 희원의 몸을 칼날이 스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3:49PM크리쳐:
기준치: | 30/15/6 |
굴림: | 47 |
판정결과: | 실패 |
영휘가 쏘아 맞힌 물줄기가 괴물이 두르고 있던 벌레 가죽을 벗겨냅니다.
크리쳐는 고통스러운 듯 주저앉아 몸부림치며 구룩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점점 엉킨 몸의 조직들이 풀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움직임이 멎습니다.

(벌레 가죽이 벗겨진 괴물의 최후를 바라본다.)
대체..

하아. (움직임이 멎으면 한 시름 놓는다.)

베인 곳 소독하자.

...응.


그래도 걱정인 걸.
아프다.

기준치: | 30/15/6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그냥 지혈효과만 있는 듯)

...(제 팔 살살 돌리고는) 그나저나 코트가 찢어져서 갈아입어야 할 것 같아. 잠깐 기다려.
(침실로 감...)

(침실 앞에서 기다림)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군요.
무시무시한 칼을 든 괴물까지 나타났지만 어찌저찌 해치웠고,
해독제도 구했으니 한 시름 놓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근방은 전부 보았던가...
희원을 기다리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방 안이 아닌 뒤에서 희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뒤를 훽 돌아봐)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뒤돌아보는 순간 그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선을 돌리면...
낡은 천장에서 지네가 매달려 삐그덕 소리를 내면서 희원의 목소리를 따라 하고 있습니다.

희원의 얼굴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환각이다
환각이야..
지네는 희원의 목소리로 따라 웃습니다.

지붕 위에서 껍질이 투둑 떨어집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지네는 멀쩡한 지네로 보입니다.
더이상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내 갈아입은 희원이 방에서 나옵니다.


누나 얼굴을 한 지네가..(;;)

또 괴물이 오겠어.



그래도 괴물은
지네는 아니라서 다행이야

그런 말을 하면...
꼭 지네 괴물이 나올 것 같잖니?

설마~


.........................................




아무튼 여기서 하루 보내도 될 것 같다.
내일은 어디 가보지?

일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볼까?

침대도 있고.
난로 가져올게.

그래.
(약병 꺼내놓고 기다린다.)

누나
같이 자면 안 될까?
나는 밑에서 잘게

....
(불편한데...)
(그렇게 무섭나...)





지네 또 나오면 어떡해..

하긴, 지네는...
마음대로 사람을 물어버린다고도 하니까.

정말 위험하고 무서운 생물이야..

내가 의자에서 자도 되는데.

그건 상관없어..
그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아..
문제는 나 혼자 지네를 마주하는 일이야..



(귀찮아졌네....)
그래.
(의자 끌고 와서 앉는다.)

(따끈따끈)








지네 너무 많이 봤더니 진이 다 빠졌어.


힘들었겠다


흠.
고생 많았어 누나..





침대 안 쓸 거면 역시 내가 쓸래.

응. 누워서 자.





(불편해 보여서...)
(그리고 침대 옆 바닥에 앉아서 침대에 머리 베고 잔다.)
ZZZ...
사용하지 않아 먼지와 물자국이 생긴 창문이지만,
동이 트면 햇빛이 드리워 영휘의 잠을 깨웁니다.

안 일어나나요?

(zzz)
그래.. 자라




(얼굴에 이불자국 생긴 채로 방 밖으로 나가서 창 밖 보고, 1층 수색하러 간다.)

(자다가 기지개 켠다.)
하아암.
좋은 아침.
?
(내가 왜 침대에?)

(두리번두리번)
없당..

보글보글...
라면 냄새가 납니다.

(후다닥 부엌으로 달려옴)





나눠 먹자.

누나 먼저 덜어
(찬장에서 그릇 가져옴)

(한 젓가락 덜어간다.)

아니 누나 먹을 거 다!

이게 다야.
추워서 입맛이 없어.
조금만 먹을게.

(헐)
응..
다 먹었어


(사라진 냄비)


(국물까지 다 삼키고 내려놓는다.)

어라?


정말... 잘 먹는구나...


후식이 있어?



(잘 먹는다.)
포카칩인데도?



용케도 그걸 챙기고 안 먹고 있었네..


그렇구나.
(스트레칭 쭉쭉 한다.)





(약병힐끔)
그 해독제를 쓰면 우리 중 한 명 환각이 풀리려나?

안 그래도 먹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

혈청은 예방약 같은 거지?


그럼 내가 해독제를 먹을게!
아무래도 내가 난리쳐서 누나를 공격하는 게
더 위험하잖아.



자, 그냥 복용하면 돼. (해독제 약병을 건넨다.)
그때 지진 같은 진동이 울립니다.

(민망한 듯 웃으며 약병 들었을 때, 진동 듣는다.)
뭐지..?
...
'센티피드'?
170개는 되는 다리에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신체를 얼기설기 달은 채로 지네가 잠금장치가 무색하게 문을 뚫고 들어오더니 주변을 둘러봅니다.

'센티피드'?

영휘와 눈을 마주치면 지네는 빠른 속도로 몸통을 부딪쳐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몸에 집이 흔들립니다.
바닥이 크게 흔들리고 지네가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흔들면 집이 기울어집니다.

지금이야! (지네의 등을 밟고 올라가서 문 위쪽에 생긴 공간을 가리킨다.)

(후덜덜 떨리는 다리,)
(최대한 지네 전체 보지 않으려 하며 물을 타고, 희원이 가리킨 공간으로 올라간다.)

희원은 영휘의 손을 잡고 바깥으로 달립니다.
지네는 예전 자기가 살던 집을 몸에 끼고는, 마치 달팽이 같은 모습으로 탐사자 일행을 향해 기어 오기 시작합니다.

대체 저게 무슨...


(죽어라 뛴다.)

(함께 달린다.)
호수로 가자. 지네는 물이 약점이니까.

지네의 울음소리에 반응한 다른 지네들도 마을에서 나와 우글우글 건물들과 나무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마을의 대장인 센티피드의 말을 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을 잡자고요.
크리쳐들마저 곳곳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크리쳐들과 벌레, 그리고 “센티피드”는 얼어붙은 호수 위로 빠른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지면이 요동칩니다.
마치 달리는 열차.
하늘에선 마치 나팔소리 같은 진동음이 울립니다.
이대로라면 정말 죽을지도 몰라,
그럴 때 목소리가 들리고,
어떤 풍경이 지나갑니다.
그건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환청인지 진실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그것은 생생합니다.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가 겹쳐지며 들리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얼어붙지 않은 호수 위에 탐사자는 서 있습니다.
호수 위에서 배를 타고 웃는 사람들.
그리고 아주 작은 지네.
그 목소리가 들리며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계속 달려오던 지네는 돌연 멈춥니다.
마치 목소리를 조용히 그리는 것 같습니다.
지네가 행동을 멈추면 다른 괴물들도 행동을 정지합니다.

(달음박질 치던 다리가 멈춘다.)
(마냥 두렵기만 한 지네가 멈춘 것을 돌아봤다.)
또한 방심할 틈도 없이, 영휘의 눈에도 익숙한 풍경이 지나갑니다.
희망을 가졌던 날, 바람이 이루어진 날,
가족과 보냈던 행복한 시간들,
또는 후회하거나 괴로워했던 일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자신에게서 잊혀지고 말았던 몇가지 기억들까지.
지네도 비슷한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서 그리워했던 것을.
아주 오래 그려왔을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풍경이 생생하게 보일 정도로 미칠 때까지.

센티피드.
..(이 곳에서 수장시키면 그만인 괴물이었을 텐데..)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줄곧 제 손에 쥐고 있던 해독제를 삼킨다.)
해독제를 삼키면 서서히 따뜻했던 풍경은 지워집니다.
새하얀 풍경과 얼음 호수, 그리고 앞에는 얌전히 멈춰 있는 센티피드.
센티피드의 이름을 부르면 지네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생리적인 두려움에 마른 침 삼키면서도 시선 마주한다.)
...네 주인은 여기서 죽었어.
(짝,짝,짝.)
센티피드.
유진은 여기에 있어.
그 말과 박수 소리 세번에 센티피드는 굳어버린 듯 멈췄다가.
언제 난폭하게 달려왔냐는 듯이 얌전하게 기어와 스스로, 고요하게 얼음 호수로 빠집니다.
얼음 호수는 그대로 갈라지며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퉁, 퉁 소리를 내며 두꺼웠던 수면이 깨져가며 균열을 남깁니다.
쿵 소리와 함께 지네는 물 밑으로 가라앉고,
환각에 정신이 팔린 지네와 괴물들도 깨지는 발밑을 보다가… 풍덩 빠집니다.
호수가 크게 요동칩니다.
지네가 가라앉으며 독이 퍼져나옵니다.
마지막 환각과 환청 속에서 KPC가 손을 붙잡고 달립니다.
깨져 날리는 얼음 파편으로 순간 두 사람의 시야가 겹쳐집니다.
얼음 호수 위에서 사람이 노는 모습, 마을이 번영했던 순간들이 막연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보여.

이제야 같은 걸 보네.

...어쩐지 기시감도 느껴지는 걸.
또 이런 일이 있었던가?
(깨지는 파편 사이로 달린다.)

환각과 환청 속에서, 이 마을을 벗어나 달립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 속, 부서지는 안개와 눈보라 속을 헤칩니다.
빛 하나 없는데도 주변이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눈이 걷혀갑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도 풍경도 언제 있었냐는 듯…. 조용히 아무것도 침범하지 않는 현실이 보입니다.
누군가가 그리움에 묻혀 가던 순간 그 테의 바깥에서, 잡아주는 손에 기대어 사람들은 분명. 같은 것을 보며 어둠을 벗어납니다.
두 사람은 정류장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얼마 안 가 버스가 도착해 두 사람을 태웁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신호가 돌아오자 밀려 있던 알림음이 주머니 속에서 울리기 시작합니다.
센티피드 폴 리버는 점차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이제 집에 갈 수 있겠어...

그래도 재밌었다.


리온이 누나한테는 비밀이다





그나저나 나도 어서 해독해야겠어.
네 머리에 지네가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

환각이라 다행이다~
(제 머리 쓰다듬어)
바스락...

탈피한 지네 껍질이 만져집니다.

(탈탈탈 털어)


지네 무서워
~!!!

하아, 앉아서 잤더니 피곤해.
해독제 제조는 은제한테 맡기고 자야겠다.







..
........................

농담이야. 내가 옮겼어.

응응.



그나저나 기억났어.




(흠흠.)

센티피드랑 있을 때,
누나랑 같이 있었던 몇 가지 풍경을 봤어.
하핫.



왜 그런 걸 떠올린 거야?



다행이야.
조금이라도 기억할 수 있어서.

(머리카락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꼬며 창 밖 본다.)
뭐... 나도 이젠 정말 네가 조카처럼 보이기 시작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완전 어려보이는구나~

그 전까진 옆집 애 맡아서 키우는 기분이었어.
키운다는 말은 좀 아닌가... 아무튼.

난 계속 누나가 누나 같아~
예전에도 그랬겠지?
(웃으며 의자에 머리 기댄다.)

너 같은 동생이 없었더라면 분명 삭막한 삶이었겠지 싶어...

뿌듯한걸.

(작게 하품하고)
조금 잘게. 도착하면 깨워 줘. 또 같이 자면 안 된다?

푹 자.

그렇게 두 사람은 집으로 향합니다.

이성 회복 1D10
손에 넣은 지네 독의 혈청으로 반드시 환각에서 벗어납니다. 센티피드 폴 리버는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도시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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